[취재N팩트] 9살 아동 가방에 가둔 새엄마, 살인 혐의로 심판 받는다

[취재N팩트] 9살 아동 가방에 가둔 새엄마, 살인 혐의로 심판 받는다

2020.06.30.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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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숨 안 쉬어진다고 호소했지만 무시"
"드라이어로 바람 넣고 가방 위에 올라가 뛰어"
"울음과 움직임 줄었는데도 방치해 고의적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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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살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40대 새엄마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범행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살인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문석 기자!

경찰에서는 아동학대 치사 혐의, 그러니까 고의성은 없었지만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검찰에서는 새엄마가 고의적으로 살인행위를 했다고 판단했군요?

[기자]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어제(29일), 숨진 아동의 40대 새엄마를 살인죄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살인에 고의성이 있다고 본 겁니다.

워낙 가슴 아픈 사건이어서 많은 분이 내용을 알고 있을 텐데요.

검찰 공소 내용에는 더 충격적인 사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가 조그만 가방에 갇혀 숨이 안 쉬어진다고 여러 차례 울부짖었지만 풀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가방 안에 헤어드라이어로 바람을 넣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서, 아이가 든 가방 위에 올라가 여러 차례 뛰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밀폐된 작은 가방 안에서 7시간.

피해 아동의 울부짖음과 움직임이 줄었는데도 이를 방치한 점 등을 볼 때, 검찰은 고의적인 살인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앵커]
가방 위에서 뛰고, 드라이어로 바람까지 넣었다고요?

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까요.

새엄마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데 검찰시민위원회 심의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자마자 검찰은 아동학대 전담검사 등으로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대응했습니다.

피의자는 물론이고, 아동의 친아빠, 사건 목격자였던 피의자 친자녀들도 철저히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수사 과정에 피해 아동이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가 나왔는데요.

이를 포함해서 범행 도구 감정 등 여러 과학수사를 통해 추가 학대와 살인의 고의를 입증할 자료를 다수 확보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할지를 두고 끝까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지난 26일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어서 일반 시민들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심의에 참석한 10여 명의 시민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살인죄로 기소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검찰에 전달했습니다.

[앵커]
새엄마는 이제 법원의 심판을 앞두고 있고요.

숨진 아이의 친아빠 역시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지요?

[기자]
40대인 친아빠 역시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부터 새엄마와 함께 '훈계' 차원에서 아들을 때렸다는 진술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사망에 이르게 된 가방 학대 사건에는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결론 내렸습니다.

당시에 친아빠는 일을 위해 집을 비운 상황이었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 전에도, 새엄마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피해 아동의 머리를 요가 운동기구로 때려서 학대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앞으로 친아빠가 이런 폭행 행위를 보고도 방치했는지, 또 스스로 얼마나 아들에게 학대행위를 했는지 자세히 조사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충청취재본부에서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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