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까지 닥친 불길에 잠 못 이룬 주민들

코앞까지 닥친 불길에 잠 못 이룬 주민들

2021.02.23. 오전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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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안동 산불은 밤을 넘겨 21시간이나 이어졌습니다.

부근 주민들은 서둘러 대피했는데 혹시 불이 집으로 옮겨붙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을을 잇는 도로 주변이 온통 검게 변했습니다.

바닥에 깔린 잔디며 낭떠러지를 막는 난간까지 성한 곳이 없습니다.

불길은 담장 너머 주택까지 들어갔습니다.

도로 건너, 산을 태운 불길은 기어이 마당 안으로 날아왔습니다.

하나 가득 쌓아뒀던 땔감은 이렇게 숯으로 변했고, 집 외벽과 창틀도 불에 그을렸습니다.

마당이 불에 탄 주민은 불안함에 대피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김호진 / 경북 안동시 임동면 : 산에 불이 났다고 해서 피난 가려고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집으로 불이 옮겨붙었다고 해서 중간에 가다가 돌아왔는데…. 돌아와 보니 불이 붙어서 소방관 아저씨들하고 불을 껐는데….]

대피소로 몸을 피했던 주민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행여나 불길이 집을 통째로 집어삼킬까 봐 마음을 졸였습니다.

[주민 : 잠 못 잤지요. (새벽에) 집에 들어오긴 해도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목도 아프고 눈도 따갑고 정말 힘들었어요.]

불길은 경북소방학교 주변까지 온통 잿더미로 만들었지만, 다행히 건물을 덮치지는 못했습니다.

화재 당시 일하고 있던 직원 8명이 맨몸으로 시설을 지킨 도움이 컸습니다.

[김태우 / 경북소방학교 교수연구담당 : 임동면에서 불길이 올라왔을 때는 정말 불길이 엄청났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현장에서, 일선 소방서에서 현장 경험을 다 가지고 있는 소방관이기 때문에….]

21시간을 이어진 산불은 축구장 350개가 넘는 면적, 250ha를 태웠습니다.

그사이 주민 마음마저 새카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YTN 이윤재[lyj102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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