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50대 노동자 이튿날 숨진 채 발견...생일에 주검으로

추락한 50대 노동자 이튿날 숨진 채 발견...생일에 주검으로

2021.06.04. 오후 6:5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50대 노동자가 계단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사고 당시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 사실을 몰랐던 가족이 실종 신고까지 하며 애타게 찾아 나섰는데요.

결국, 이 노동자는 생일이던 이튿날 공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나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공사 현장 계단 아래 굴러떨어진 안전모가 있습니다.

안전 발판 위에서 작업하던 58살 백 모 씨가 작업하다가 계단 아래로 추락해 크게 다쳤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튿날 아침이 돼서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고 아파트 현장소장 : 통상적으로 단독 작업은 거의 배제하는 편이었습니다. 일부 어떤 분들이 독립적으로 일했던 분들이 계신 거 같은데, 하여튼 저희가 관리 소홀이었던 거 같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백 씨를 찾으려 실종신고까지 한 유족들은 허술한 경찰 대응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백 씨 휴대전화 위치 추적도 하고 가족들이 단서까지 제공하며 인근 공사장이라도 뒤져보기를 원했지만, 경찰은 여러 이유만 댈 뿐이었습니다.

[실종 수색 당시 경찰 관계자 : (혹시나 (공사) 현장에 다쳐서 있는 것이면 어떡해요?)" "근무가 끝나면 다 확인을 하고 자기들이 (공사장을) 잠가버려서 관리자라든가 없어요. 문이 다 잠겨서.]

경찰은 공사장 책임자 연락처마저 적혀 있지 않아 주변만 수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백 씨의 딸은 업체와 경찰 탓에 아버지가 치료를 받을 마지막 기회마저 놓쳤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백 모 씨 / 숨진 노동자 딸 : 누가 자기 발견해주기만을 기다리면서 그대로 돌아가셨을 수도 있잖아요. 제가 억울한 건 그거예요. 다칠 순 있으나, 발견해서 병원만 갔어도….]

혼자서 작업하다 다쳐 구조의 손길 한 번 닿아보지도 못한 채, 쓸쓸하게 숨진 백 씨,

안타깝게도 주검으로 발견됐던 날은 다름 아닌 백 씨의 59살 생일이었습니다.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