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소동' 출동했더니...앙상하고 멍든 아이 발견

'자살 소동' 출동했더니...앙상하고 멍든 아이 발견

2021.06.08. 오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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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A 양, 엄마와 외할머니에게 1년 6개월간 학대
어린이집 안 보내…병원·약국 방문 기록 전무
외할머니 구속·엄마 불구속 입건 후 검찰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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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술에 취한 5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며 집에서 소동을 벌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는데, 경찰이 오히려 여성을 아동 학대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방 안에 있던 앙상하고 멍든 5살 여자아이 때문인데요.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살 A 양 사진입니다.

영양 상태가 빈약한 듯 쇄골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머리카락은 아무렇게나 잘라 듬성듬성, 손목 발목은 물론 온몸이 빼빼 말랐습니다.

병원에서 잰 몸무게는 2살 아이 평균인 10kg, 온몸엔 긁힌 자국이 있었고 시퍼런 멍 자국도 선명합니다.

A 양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 3월 강원도 춘천 주택가에서 술 취한 50대 여성 자살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택가 방 안에 있던 A 양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A 양의 외모나 몸 상태가 정말 심상치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 : TV에 보면 아프리카 굶주린 애들 보면 뚜렷이 윤곽이 나타나잖아요. 뼈가 드러나고 이렇게. 암튼 누가 보더라도 영양 상태가 부실하다는 것을 백이면 백이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애가 많이 말라 있었거든요.]

자살 소동을 벌인 50대 여성은 다름 아닌 A 양의 외할머니, 54살 안 모 씨였습니다.

지난 2019년 말부터 외할머니 안 씨, 그리고 몇 년 전 이혼한 엄마 27살 이 모 씨와 함께 살던 A 양은 두 사람 모두에게 지속적인 학대를 당했습니다.

마귀가 들어왔으니 같이 죽자며 폭행이 이어졌고 흉기를 몸에 대거나 신경 안정제까지 먹이려 했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 이 씨 역시 툭하면 애를 밤늦도록 재우지 않고 저녁 한 끼만 먹인 적도 많았습니다.

행여 학대를 누가 알아차릴까 어린이집은 보내지 않았고, 병원이나 약국에 데려간 기록도 전혀 없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두 사람은 아이가 소변을 못 가리고 집 안을 자주 어질러 훈육 차원에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외할머니 안 씨를 구속했고 엄마 이 씨는 불구속 입건한 뒤 검찰로 넘겼습니다.

영양 부족과 결핍, 성장 부진 상태였던 A 양은 아동 보호 시설로 옮긴 뒤 건강을 많이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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