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배추가 더 많아요"...병충해 확산에 소비 위축 '이중고'

[앵커]
국내 최대 여름 배추 산지인 강원도 고랭지에서 배추 출하가 본격화됐습니다.

하지만 잦은 비로 병충해가 확산하는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가격까지 내려가 농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발 1,000m 강릉 안반데기 고랭지 배추밭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수확이 한창이지만 버려지는 배추가 훨씬 많습니다.

폭염에 이은 잦은 비로 석회 결핍증과 무름병 등이 확산하면서 상품성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배춧속을 보면 이렇게 무른 채 썩어가고 있습니다.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렵다 보니 아예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박인복 / 고랭지 배추 재배 농민 : 10포기에 한 포기를 건질까 말까 한 상황에서 작업해서 서울을 가는데, 인건비가 안 나와서 작업을 하다가 지금 중단하려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배추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소비처인 식당과 학교 수요가 급감하는 등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상품 기준 고랭지배추 도매가격은 10kg당 만 원 안팎으로 평년보다 30% 이상 떨어졌습니다.

강원도는 평년 배추 가격의 80%까지 차액을 보전해주고 소비 촉진 행사도 열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황동운 / 강원도 유통원예과 : 서울 수도권 거리두기에 소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상황이죠.]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배추 공급량이 줄면 가격이 급등할 수 있는 만큼 미리 비축한 배추 만여 톤으로 수급을 조절한다는 방침입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YTN 송세혁 (shsong@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