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위험에 놓인 사찰...공사 중단 이유는?

산사태 위험에 놓인 사찰...공사 중단 이유는?

2022.03.26. 오전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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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과 맞닿은 뒷산 산사태 위험…정비 시급
골프장이 분진 피해 보상하겠다며 뒷산 정비 제안
골프장 시행사 바뀌며 뒷산 정비 공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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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빙기를 맞아 강원도에 있는 한 사찰이 산사태 위험에 처해있다는 제보가 YTN에 들어왔습니다.

인위적으로 사찰 뒷산을 깎아낸 뒤 오랜 기간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건데요.

어떤 이유인지, 홍성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홍천, 깊은 산 속에 자리한 사찰입니다.

맞닿은 뒷산이 포탄을 맞은 듯 깊게 파였습니다.

칼로 산을 잘라낸 것처럼 깎인 곳도 있습니다.

비라도 내리면 금세 무너질 듯 위태롭습니다.

사찰 뒤에 있는 이 산을 깎아 낸 지 벌써 1년 넘게 지났습니다.

낙석 발생은 물론 붕괴 우려까지 있지만, 이렇게 임시방편으로 천막을 덮어 놓은 게 전부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찰 인근에 들어서는 대규모 골프장.

재작년 공사 소음과 분진 피해가 심해지자 보상 차원에서 사찰 뒷산을 정비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공사는 철망을 치고 돌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너무 인위적인 모습에 사찰 측은 다시 정비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후 철망을 다시 걷어냈는데, 그사이 골프장 시행사, 즉 주인이 바뀝니다.

복구는 미뤄졌고 그사이, 스님 한 분이 낙석을 피하려다 넘어져 심하게 다치기도 했습니다.

[홍천 자명사 관계자 : 조금 건드리면 이게 다 무너지거든요. 저위에 큰 돌이 힘이 있겠느냐고요. 밑부분이 다 떨어지는데, 이번에 장마철만 되면 다 떨어지는 거라고요.]

특히 골프장 시행사가 바뀐 뒤 복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홍천 자명사 관계자 : 업체에서는 자기네가 인수하기 전 업체랑 (정비 공사를) 한 거기 때문에 자기네는 상관이 없다, 우리랑 상관이 없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반면 골프장 측은 사찰 측이 뒷산 복구 외에 공사 소음 발생으로 인한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어 복구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산사태와 낙석 우려가 큰 만큼 전문가 설계 이후 정식으로 공사를 다시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찰과 골프장 측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언제 공사가 시작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

양측이 대립하는 사이, 낙석 추락 사고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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