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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초등학생을 꾀어낸 뒤 차량에서 성폭행한 50대가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범행 후 사과를 한다며 피해자 집 안방까지 들어가는 2차 가해도 저질렀습니다.
수사받는 내내 초등학생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가해자는 결국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는데요.
실제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나이를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지 환 기자!
[기자]
강원 취재본부입니다.
[앵커]
일단 내용부터 좀 보죠.
언제 발생한 사건입니까?
[기자]
지난해 10월 말입니다.
가해자는 52살 안 모 씨인데요.
SNS 쪽지를 이용해 초등학교 6학년 A 양에게 연락했습니다.
그 뒤 안 씨는 터미널 근처에서 A 양을 자신의 차에 태웠고, 인적 없는 곳으로 가서 성폭행했습니다.
피해자 A 양은 안 씨가 이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건 이후 A 양 가족이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는데,
붙잡힌 안 씨는 다름 아닌 강원지역 모 자치단체 시청 직원이었습니다.
공무직 직원이라 지방공무원법이 아닌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신분인데, 수년 넘게 재직 중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가해자가 사건 이후 피해자 집을 무단으로 침입했다고요.
이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미성년자 성범죄, 그리고 SNS를 매개로 한 성범죄 사건의 특징이기도 한데요.
일단 피해자가 어린 초등학생인 만큼, 피해 사실을 빠르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습니다.
경찰 신고가 늦어져 사건 발생 두 달 후에야 수사가 시작됐는데요.
사실 피해자 A 양은 가해자 안 씨가 누구인지, 몇 살인지, 어디에 사는지 정확하게 전혀 몰랐습니다.
경찰이 수사를 진행해 안 씨를 특정한 뒤 소환 조사를 통보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그 기간 불구속 상태였던 안 씨가 무작정 A 양 집에 찾아갔습니다.
지난 2월이었는데요.
사과를 한다며, 합의 때문에 A 양 할머니가 계시던 집 대문과 현관을 지나 안방까지 들어갔습니다.
사전에 만날 약속이 없던 상황에서 가해자가 대뜸 안방까지 찾아오니 얼마나 놀랐을까요.
명백한 2차 가해인데요.
A 양 할머니가 신고해 안 씨는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수사 경찰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경찰 관계자 : 피의자가 누군지 모르잖아요. 수사를 하다가 우리가 특정을 한 거예요. 나중에 (피의자가) 사죄를 한다고 하면서 (피해자 집에) 찾아간 거예요. (전혀 그쪽이랑 연락 없이요? 피해자 쪽이랑?) 네.]
[앵커]
그렇군요. 지금은 안 씨가 구속돼 있죠? 혐의는 인정했나요?
[기자]
사실 그 점이 저희가 이 사건을 취재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데요.
구속돼 재판이 진행 중인 안 씨에게 붙은 혐의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과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그리고 주거침입입니다.
그런데 안 씨는 경찰과 검찰 수사 내내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어린 건 알았지만 초등학생인건 몰랐다."는 건데요.
사실 A양 SNS 등에는 초등학생임을 알 수 있는 여러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였죠. 첫 재판이 열렸는데요.
변호사의 조언이 있었는지, 안 씨는 그간 인정하지 않던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와 주거 침입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성폭행 장면을 촬영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했다는 건 A 양 진술뿐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인데,
'텔레그램 N번 방'사건 이후 아동 성 착취물 제작과 배포와 관련해 양형이 굉장히 엄해졌죠.
이에 대한 공방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나이를 알지 못했다" 이런 변명을 많이 하나 봐요. 이게 통하나요?
[기자]
미성년자 성폭행 과정에서 강압이나 폭행 등이 없다면 일단 의제 강간죄가 적용됩니다.
2020년 형법 개정으로 기존 13세 미만에만 적용되던 것이 13세에서 16세까지도 19세 이상 성인이 가해자면 적용되는 것으로 강화됐는데요.
물론 이 또한 고의성 범죄입니다.
즉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거나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이러다 보니 실제 법정에서 미성년자 성범죄를 저지른 피고인들은 피해자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화장을 짙게 했다, 키가 크다. 혹은 의상이나 발육 상태 등을 거론하는 등 변명도 제각각인데요.
지난달 강원도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수차례 성범죄를 저지르다 붙잡힌 20~30대들이 있습니다.
교육청 직원과 회사원, 대학생 등이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나이를 몰랐다는 진술을 폈습니다.
결국, 법정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 나이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데요.
피해자의 외모나 생김새, 대화 내용, 만난 경위 등 여러 간접 증거로 유무죄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반드시 근절해야 하지만 더욱 늘고 있는 아동·청소년 성범죄 속에서 어른들의 비겁한 변명도 많아지고 있는 건데요.
이를 가릴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강원취재본부에서 YTN 지환입니다.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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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꾀어낸 뒤 차량에서 성폭행한 50대가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범행 후 사과를 한다며 피해자 집 안방까지 들어가는 2차 가해도 저질렀습니다.
수사받는 내내 초등학생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가해자는 결국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는데요.
실제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나이를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취재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지 환 기자!
[기자]
강원 취재본부입니다.
[앵커]
일단 내용부터 좀 보죠.
언제 발생한 사건입니까?
[기자]
지난해 10월 말입니다.
가해자는 52살 안 모 씨인데요.
SNS 쪽지를 이용해 초등학교 6학년 A 양에게 연락했습니다.
그 뒤 안 씨는 터미널 근처에서 A 양을 자신의 차에 태웠고, 인적 없는 곳으로 가서 성폭행했습니다.
피해자 A 양은 안 씨가 이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건 이후 A 양 가족이 경찰에 사건을 신고했는데,
붙잡힌 안 씨는 다름 아닌 강원지역 모 자치단체 시청 직원이었습니다.
공무직 직원이라 지방공무원법이 아닌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신분인데, 수년 넘게 재직 중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가해자가 사건 이후 피해자 집을 무단으로 침입했다고요.
이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미성년자 성범죄, 그리고 SNS를 매개로 한 성범죄 사건의 특징이기도 한데요.
일단 피해자가 어린 초등학생인 만큼, 피해 사실을 빠르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습니다.
경찰 신고가 늦어져 사건 발생 두 달 후에야 수사가 시작됐는데요.
사실 피해자 A 양은 가해자 안 씨가 누구인지, 몇 살인지, 어디에 사는지 정확하게 전혀 몰랐습니다.
경찰이 수사를 진행해 안 씨를 특정한 뒤 소환 조사를 통보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그 기간 불구속 상태였던 안 씨가 무작정 A 양 집에 찾아갔습니다.
지난 2월이었는데요.
사과를 한다며, 합의 때문에 A 양 할머니가 계시던 집 대문과 현관을 지나 안방까지 들어갔습니다.
사전에 만날 약속이 없던 상황에서 가해자가 대뜸 안방까지 찾아오니 얼마나 놀랐을까요.
명백한 2차 가해인데요.
A 양 할머니가 신고해 안 씨는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수사 경찰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경찰 관계자 : 피의자가 누군지 모르잖아요. 수사를 하다가 우리가 특정을 한 거예요. 나중에 (피의자가) 사죄를 한다고 하면서 (피해자 집에) 찾아간 거예요. (전혀 그쪽이랑 연락 없이요? 피해자 쪽이랑?) 네.]
[앵커]
그렇군요. 지금은 안 씨가 구속돼 있죠? 혐의는 인정했나요?
[기자]
사실 그 점이 저희가 이 사건을 취재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데요.
구속돼 재판이 진행 중인 안 씨에게 붙은 혐의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과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 그리고 주거침입입니다.
그런데 안 씨는 경찰과 검찰 수사 내내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어린 건 알았지만 초등학생인건 몰랐다."는 건데요.
사실 A양 SNS 등에는 초등학생임을 알 수 있는 여러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였죠. 첫 재판이 열렸는데요.
변호사의 조언이 있었는지, 안 씨는 그간 인정하지 않던 미성년자 의제 강간 혐의와 주거 침입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성폭행 장면을 촬영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했다는 건 A 양 진술뿐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인데,
'텔레그램 N번 방'사건 이후 아동 성 착취물 제작과 배포와 관련해 양형이 굉장히 엄해졌죠.
이에 대한 공방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나이를 알지 못했다" 이런 변명을 많이 하나 봐요. 이게 통하나요?
[기자]
미성년자 성폭행 과정에서 강압이나 폭행 등이 없다면 일단 의제 강간죄가 적용됩니다.
2020년 형법 개정으로 기존 13세 미만에만 적용되던 것이 13세에서 16세까지도 19세 이상 성인이 가해자면 적용되는 것으로 강화됐는데요.
물론 이 또한 고의성 범죄입니다.
즉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거나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이러다 보니 실제 법정에서 미성년자 성범죄를 저지른 피고인들은 피해자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화장을 짙게 했다, 키가 크다. 혹은 의상이나 발육 상태 등을 거론하는 등 변명도 제각각인데요.
지난달 강원도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수차례 성범죄를 저지르다 붙잡힌 20~30대들이 있습니다.
교육청 직원과 회사원, 대학생 등이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나이를 몰랐다는 진술을 폈습니다.
결국, 법정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 나이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데요.
피해자의 외모나 생김새, 대화 내용, 만난 경위 등 여러 간접 증거로 유무죄를 판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반드시 근절해야 하지만 더욱 늘고 있는 아동·청소년 성범죄 속에서 어른들의 비겁한 변명도 많아지고 있는 건데요.
이를 가릴 수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강원취재본부에서 YTN 지환입니다.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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