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틀려도 괜찮아요" 커피 내리는 치매 어르신

"주문 틀려도 괜찮아요" 커피 내리는 치매 어르신

2023.03.27. 오전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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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커피를 주문했더니 식혜가 나오고, 때로는 종업원이 주문 자체를 잊어버려도 당연한 카페가 있습니다.

경증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이 직접 커피를 만들어 파는 이른바 '기억 다방'인데요.

사회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은 인지 능력을 키우고, 지역 주민들의 치매 인식도 개선하는 새로운 캠페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치매 진단을 받은 77살 권일선 할머니.

오늘 하루 멋진 바리스타로 변신해 동네 주민들에게 직접 내린 커피를 대접합니다.

[권일선 / 대구 방촌동 : (연습을) 며칠 많이 했는데, 어제 체험해보니 처음에는 내가 할 수 있을까 했는데 해보니까 그런대로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즐겁고 좋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자체가 즐겁습니다.]

손님을 응대하는 강대균 할아버지도 지난 2018년부터 치매를 앓았습니다.

"주문하세요!" "커피 한 잔하고 호두과자 하나…."

[강대균 / 대구 율하동 : 실수할까 봐 걱정했는데, 선생님들이랑 연습도 많이 했고 이제는 자신 있습니다. 못해도 잘 봐주세요.]

'반짝 기억다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카페는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드는 일까지 모두 치매 어르신들이 도맡습니다.

주문한 것과 다른 음식이 나와도, 조금 늦게 나오더라도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게 기억다방의 첫 번째 원칙입니다.

다방을 찾은 주민들은 커피를 주문하기 전 치매에 관한 퀴즈를 풀면서 평소 갖고 있던 부정적인 인식도 바꿉니다.

[김선희 / 대구 지묘동 : 치매 어르신들이 몸 아픈 것처럼 아픈 것의 일종인데 그게 기억에 잠깐씩 오류가 날 수도 있고, 그 정도는 감안을 하고….]

초고령사회를 맞아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인성 치매 문제.

이런 캠페인을 통해 치매 환자라도 사회 구성원으로 잘 활동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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