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낸 뒤 식당 가서 소주 마신 40대 ...법정 구속

교통사고를 낸 뒤 사고 수습 대신 근처 식당에 들어가 소주를 마신 40대가 음주 운전 유죄 선고와 함께 법정 구속됐습니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과 음주 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9살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9월 오전 7시 반쯤 승용차를 몰고 강원도 원주시의 편도 2차선 도로 비보호 좌회전 구간에서 좌회전하던 중 맞은편에서 직진하던 승용차와 충돌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직후 A 씨는 다소 엉뚱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경찰과 보험사가 출동하기 전 사고 현장 근처 식당에 들어가 소주를 꺼내 마신 겁니다.

음주 의심 신고에 따라 사고 1시간여 뒤에 이뤄진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 0.112%로 나타나 음주운전 혐의가 추가돼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재판에서 음주 운전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A 씨는 "공황장애 때문에 사고 후 소주를 마셨을 뿐이고, 일률적인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계산한 수치만 가지고 음주운전 여부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음주운전은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운전 당시 A 씨의 음주 수치를 계산했습니다.

알코올 체내 흡수율과 위드마크 상수 등을 고려하고, 알코올 도수까지 적용해 계산한 결과 사고 뒤 A 씨가 마신 소주로 인한 혈중 알코올 농도 최고치는 0.0668%.

즉, 운전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예상치는 0.112%에서 0.0668%를 뺀 0.0452%라고 재판부는 판단했습니다.

음주운전 단속 기준인 0.03% 이상이었습니다.

재판부는 "식당 CCTV에 촬영된 피고인 모습을 보면 사고 수습보다 음주가 더 시급할 만큼 공황장애가 심각하다고 볼 수 없다"며 "음주운전 사실을 감추기 위해 사고 후 의도적으로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피고인이 스스로 음주운전 상태임을 인식하지 않았다면 굳이 음주운전의 의심을 살 수 있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과거 두 차례의 음주운전 약식명령과 범행 후 죄질 불량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지환 (haji@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