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학대로 숨진 한 살배기...구속됐던 공범 경찰 실수로 풀려나

[앵커]
대전에서 한 살 된 아이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을 YTN이 연속해 보도해 드리고 있는데요.

친모에 이어 함께 살던 어른 두 명이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구속됐던 피의자가 경찰의 실수로 풀려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상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한 살배기 아이를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친모에 이어 공범 두 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구속됐던 공범 중 한 명이 검찰에 넘겨진 뒤 풀려났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원이 발부한 구속영장을 경찰이 집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때 유치 장소를 적어주는데.

경찰이 다른 경찰서 유치장에 피의자를 가두고 조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파악된 겁니다.

검찰은 사실상 불법 구금에 해당하고, 이런 상태에서 이뤄진 조사 내용은 증거 능력이 없을 수 있어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의자를 석방한 뒤 보완 조사를 해 재판 진행에 문제없도록 했고, 피의자를 다시 구속해달라고 촉구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불구속 상태로 첫 재판을 받게 된 피의자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다른 공범과 도주했다가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체포한 뒤 발부받은 구인 영장은 유치 장소가 한 곳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당직 판사가 바뀌었고, 유치 장소가 두 곳으로 나뉘어 영장이 발부됐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피의자가 다시 구속될 가능성에 대해 법조계 반응은 엇갈립니다.

[곽지현 / 변호사 : 중대한 사안인 데다가 도주를 한 전력도 있습니다. 또한, 여러 명의 공범 관계로 인해 불구속 수사 시 진술의 변경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어 구속 가능성은 크다고 보입니다.]

[전상욱 / 변호사 : 과거보다 좀 더 중대한 범죄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거나 할 경우만 예외적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건 같이 단순히 구금 장소가 변경됐다는 사정으로는 아마 법원에서 다시 구속을 허락할 가능성은 좀 희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해당 공범은 친모에게 '아이의 고집과 기를 꺾어야 한다'며 학대를 공모하고, 아이가 숨진 당일에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1일 공범 2명에 대한 첫 재판을 열고 사건 병합 여부와 불구속 피의자에 대한 구속 여부를 판단할 예정입니다.

YTN 이상곤입니다.


촬영기자 : 장영한
그래픽 : 김진호


YTN 이상곤 (sklee1@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