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서 또 초등학생 집단 폭행..."잔혹성 커지고 죄책감은 줄어"

천안서 또 초등학생 집단 폭행..."잔혹성 커지고 죄책감은 줄어"

2023.12.14. 오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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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남 천안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해 경찰과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천안에서는 지난 10월에도 초·중학생 수십 명이 여학생 두 명을 집단 폭행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집단 폭행의 경우 폭력성은 커지고 죄책감은 줄어들기 때문에 더 중대한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학생이 여학생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니고, 다른 남학생이 다가와 발로 걷어찹니다.

두 여학생의 머리를 붙잡은 뒤 강하게 잡아당겨 몇 번이나 서로 부딪히게 합니다.

지난 9월 말, 충남 천안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 10여 명이 여학생 2명을 둘러싼 뒤 집단 폭행하는 장면입니다.

학교 안에 설치된 CCTV에는 긴 시간 이어진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피해 학생 중 1명의 학부모는 YTN에 집단 폭행을 당한 딸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할 정도로 고통스러워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학교에서 조사가 시작되자, 학생 중 한 명이 딸에게 '중학교 생활을 못 하게 만들어주겠다' 협박까지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통해 직접 폭력을 저지른 남학생 3명을 확인했다며, 모두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조사가 끝나는 대로 소년부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피해 학생 신고를 받고 사안을 조사해 온 교육 당국은 다음 주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입니다.

천안에서는 지난 10월에도 초·중학생 20여 명이 집단 폭행을 저질러 5명이 재판에 넘겨졌고 촉법소년 10여 명이 소년부 송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집단 폭행의 경우 폭력성은 증가하고 죄책감은 감소해 더 심각한 폭행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백성문 / 변호사 : 여러 명이 폭행을 하게 되면 군중 심리에다가, 나만 그러는 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하니까 죄책감이 많이 희석되는 경향이 있어서 집단 폭행이 많이 이뤄지고요.]

그러면서 단순히 엄벌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학교와 가정, 사회가 합심해 어린 나이부터 반복적인 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도경희

영상편집:서영미

그래픽:이원희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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