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막으려고 쌓은 제방...58만 명 찾는 '매미성'

태풍 ’매미’에 밭 잃은 땅 주인이 돌로 제방 쌓아
20~60kg 돌을 혼자서…20여 년 동안 쌓은 돌 2만 장
주말·휴일에 작업…중세 유럽 성 ’닮은꼴’

[앵커]
경남 거제에는 '매미성'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2003년 태풍 매미로 밭을 잃은 땅 주인이 태풍에 대비해 만든 제방이 성의 모습을 갖추면서 지역 관광 명소가 됐다고 하는데요.

어떤 곳인지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임형준 기자!

[기자]
네, 경남 거제시 '매미성'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매미성'이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제 뒤로 성처럼 생긴 구조물이 보이실 텐데요.

이른바 '매미성'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곳 땅 주인이 제방을 쌓은 게 시간이 지나며 성의 모습처럼 된 겁니다.

푸른 남해와 함께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하면서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문객 말 들어보겠습니다.

[한태완 / 서울 불광동 : 직접 와서 보니까 더 대단한 것 같아요. 언뜻 봐서는 조선시대에 지어졌겠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견고하고 잘 만들어져서 개인적으로 놀랐습니다.]

'매미성'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땅 주인인 백순삼 씨가 태풍 매미로 경작지 1,983㎡를 잃고 난 뒤 만들었습니다.

지난 2003년 11월쯤부터 경남 거창군에서 사 온 돌을 쌓아 제방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태풍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하나에 20~60kg 정도 되는 돌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옮겼는데요.

20여 년 동안 하나씩 쌓은 돌이 2만 장이 넘습니다.

당시 거제 조선 업체에 다니고 있던 백 씨는 주말과 휴일 등을 이용해 작업했습니다.

중세 유럽의 성을 떠올리게 하는 모양새를 갖추게 되자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매미성'을 찾은 방문객이 8만2천여 명이었는데, 지난해 58만7천 명가량으로 7배 넘게 늘었습니다.

'매미성'이 관광 명소가 되자 지자체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거제시는 야간 조명 설치와 주차 공간 추가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름 휴가를 떠나지 않은 분이 있다면 '매미성'처럼 이색 휴양지에서 더위를 쫓아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거제 '매미성'에서 YTN 임형준입니다.


VJ 문재현
영상편집 신수정
영상제공 거제시


YTN 임형준 (chopinlhj06@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