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훼손 시신 유기' 피의자 구속영장 발부

'북한강 훼손 시신 유기' 피의자 구속영장 발부

2024.11.05.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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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 훼손 시신 유기’ 피의자 구속 영장 발부
검은 모자 쓰고 아무 말 없이 법정 입장
30대 후반 중령 진급 예정자…최근 전근 발령 받아
피해자는 같은 부대 군무원…10월 말 계약 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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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북한강에 유기한 현역 군 장교가 구속됐습니다.

우발적 범행이라 주장했지만, 은폐 과정은 치밀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지 환 기자!

피의자가 구속됐다고요?

[기자]
이른바 '북한강 훼손 시신 유기' 사건이죠.

피의자, 30대 후반 군 장교 양 모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오늘 오전 있었습니다.

법정 심문은 불과 10여 분만에 끝났는데요.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구속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그제(3일) 붙잡힌 양 씨는 압송 당시나 어제 경찰 조사 이동 과정에서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요.

오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검은색 모자와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사과는 물론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양 씨는 함께 근무하던 동료 군무원 33살 여성 A 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피의자는 말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죠?

[기자]
피의자 양 씨는 사관학교를 나온 뒤 경기도 과천에 있는 부대에 복무 중인 30대 후반 중령 진급 예정자였습니다.

10월 28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고요.

숨진 피해자는 같은 부대에 근무하던 임기제 군무원 33살 A 씨였습니다.

역시 10월 31일부로 계약이 만료됐습니다.

양 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종합해보면요.

전근과 계약 만료를 앞둔 이들은 열흘쯤 전인 지난달 25일 오후 3시 부대 주차장 양 씨의 차량 안에서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말다툼 이유에 대해서 경찰은 사생활과 유족 입장을 고려해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양 씨는 "말다툼 중 격분해 A 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발적으로 발생한 범행이라는 겁니다.

[앵커]
하지만 범행 뒤 은폐 과정은 상당히 치밀했다고요?

[기자]
A 씨를 살해한 양 씨는 차량 안에 시신을 옷으로 덮어 숨긴 뒤 일단 부대 근무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 본인이 미리 준비한 도구로 시신 훼손을 했고요.

시신 훼손을 한 장소 역시 미리 봐 둔 부대 인근 철거 예정 공사장이었습니다.

경찰이 공사장을 찾았을 때는 옹벽이나 바닥을 이미 철거한 상태라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에 본인이 10년 전 근무해 지리를 잘 알았던 강원도 화천 북한강 주변 곳곳에 시신을 유기했는데, 잘 떠오르지 않도록 주변 돌덩이를 함께 넣었습니다.

범행 후 서울에 돌아와서는 의심을 피하고자 피해자 휴대전화도 사용했습니다.

양 씨는 시신을 유기한 다음 날인 27일 A 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부대 측에 휴가 처리를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무단결근을 하면 범행이 탄로 날 것을 우려해 양 씨가 피해자 A 씨 행세를 한 건데요.

이후에도 피해자 휴대전화를 껐다 켜는 수법으로 생활 반응이 있는 것처럼 꾸몄고, 피해자 가족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사건이 알려지고 상당히 빨리 경찰이 범인을 검거했는데요? 신상 공개 가능성도 있죠?

[기자]
범행은 북한강에서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는 주민 신고가 나오면서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지난 토요일 처음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이 지문과 DNA를 긴급 분석해 피해자 신원을 확인한 건데요.

이후 휴대전화, CCTV를 분석과 주변 탐문을 거쳐 피의자를 빠르게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시신 발견 하루 만에 자택 주변을 배회하던 양 씨를 긴급 체포할 수 있었던 이유인데요.

하지만 시신 유기가 드러난 뒤 빨리 검거했다는 거지, 사실 살인 범죄 자체는 지난달 25일, 그러니까 열하루 전 발생했습니다.

시신이 우연히 수면 위로 떠오르며 수사가 급물살을 탄 건데요.

만약 시신이 나오지 않거나 북한강 상류에 있는 댐을 통해 유실됐다면 범행 자체가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일단 피의자 양 씨가 범행을 시인한 만큼 경찰은 앞으로 범행 동기와 피해자와의 관계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입니다.

또 A 씨 신상 공개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조만간 공개심의위원회를 열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강원취재본부에서 YTN 지환입니다.


촬영기자 : 성도현, 홍도영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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