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위반 얼차려는 학대"...'훈련병 사망' 중대장 징역 5년

책으로 채운 완전군장 강요…규정 위반 훈련 확인
검찰 ’학대치사·직권남용 가혹 행위’ 혐의 적용
고의적인 ’학대’ 여부 놓고 법정 공방 진행
혐의 모두 ’유죄’ 판단…중대장 징역 5년 선고

[앵커]
지난해 5월 신병교육대 군기훈련, 이른바 '얼차려'를 받던 육군 훈련병이 탈진해 숨진 사건이 있었죠.

당시 부대 지휘관에 대한 1심 재판이 열려, 중대장에게 징역 5년, 부중대장에게 징역 3년이 각각 선고됐습니다.

지 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5월, 강원도 인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

군기훈련, '얼차려'를 받던 훈련병 6명 가운데 박 모 훈련병이 탈진해 쓰러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사인은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

확인 결과 규정을 위반한 훈련이 문제였습니다.

지휘관인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보급품도 미처 다 받지 못한 훈련병들의 군장을 수십 권 책으로 꽉 채우게 했습니다.

땡볕에 하면 안 되는 선착순 달리기와 팔굽혀 펴기 등도 진행했습니다.

[12사단 중대장 강 모 대위 (지난해 6월) : 혐의 인정하십니까? 유가족한테 연락 왜 하셨나요? 훈련병에게 하고 싶은 말 없으십니까?]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지휘관들에게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두 가지.

형법상 학대치사와 군 형법상 직권남용 가혹 행위 혐의입니다.

이 가운데 공방이 불거진 건 학대 여부였습니다.

검찰은 당시 기상조건과 훈련 방식, 피해자 신체조건을 종합해볼 때 고의적인 학대로 봤습니다.

반면 중대장 측은 규정에 어긋난 건 인정했지만, 훈련병들을 정신적·육체적으로 학대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혐의 모두를 유죄로 봤습니다.

다만 군부대 교육 중 발생한 사건이라는 걸 고려해 중대장 강 모 대위 징역 5년, 부중대장 남 모 중위 징역 3년으로, 검찰이 요청한 형량의 절반만 선고했습니다.

[고(故) 박 모 훈련병 어머니 : (형량을) 5년, 3년으로 한다면 누가 군대에 와서 자기 온몸을 다 바쳐 훈련을 받고 어떤 부모가 군대를 보낼 수 있겠습니까?]

가장 핵심 혐의였던 학대치사 역시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아무리 군대 훈련이라도 규정에 어긋나면 '학대와 가혹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는 판결인데, 피고인들과 검찰 모두 항소 이후 법정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지환입니다.

촬영기자: 성도현


YTN 지환 (haji@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