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걱정은 덜었지만...50㎝ 폭설에 피해 우려

[앵커]
강원 산간엔 50㎝에 이르는 많은 눈이 왔습니다.

잦은 산불은 물론 동해안 겨울 가뭄 걱정도 한시름 덜긴 했지만, 잇단 눈 소식에 피해도 우려됩니다.

지 환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진부령과 미시령으로 향하는 44번 국도.

길이 얼어붙었습니다.

휴게소 주차장에도 눈이 쌓였습니다.

가게 주인은 아침부터 트랙터를 직접 끌고 나왔습니다.

[심영배 / 국도 44호선 인근 상인 : 눈을 안 치우면 손님이, 차가 (휴게소에) 들어오지 않아요. 장사하려면 눈을 치워야 해요, (몇 시부터 나오셨어요?) 6시부터 나와서 지금까지 치우는 거예요.]

얕은 산 하나 넘어 일흔 가구가 모여 사는 산간 마을.

주민들은 온종일 눈 치우느라 분주하고, 노인정 앞길 제설엔 중장비가 투입됐습니다.

홀로 계신 어머니 걱정에 아침 해 뜨자마자 달려왔습니다.

[한준남 /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주민 : 어디를 다니려면, 마을회관이라도 가려면 못 다녀요. 내가 와서 눈을 치워줘야 해. 와서 치워야 어머니가 나온다고.]

대설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강원 산간 지역 눈은 좀처럼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이틀간 적설량이 많은 곳은 50㎝ 정도인데요.

산간이라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얼다 보니 주민들도 힘에 부친 상태입니다.]

3월 시작과 함께 강원 산간에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입산이 전면 통제된 설악산 계곡은 다시 한겨울로 돌아갔습니다.

눈·비 없이 메마른 날씨가 겨우내 이어진 동해안 지역.

쌓인 눈은 힘겹지만 산불 걱정을 덜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오모씨 / 설악산 인근 주민 : 메말라서 걱정 많이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눈이 많이 와서 아주 좋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고. 조금. 삽질하는 거 조금만 하면 되는데…]

백사장도, 선박 위에도 눈이 덮인 채, 거센 바람까지 겹친 바다는 높은 파도가 일며 모든 선박이 개점휴업 상태.

강원도는 3·1절 연휴 기간 도로 관리를 위해 제설제 7천 톤을 쏟아 부었습니다.

주 중반까지 잦은 폭설이 예고되면서,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촬영기자 : 성도현


YTN 지환 (haji@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