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의료체계의 거장, 닥터 임사부...이번엔 '보건지소장'

응급 의료체계의 거장, 닥터 임사부...이번엔 '보건지소장'

2025.03.16. 오전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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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병원장, 서울아산병원 최초 응급의학과 교수
재능 기부 위해 연고 없는 전북 정읍에 정착
임 원장 "정읍시 장애인 발병률 낮추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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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중보건의 부족 현상이 심해지면서 보건복지부가 퇴직한 '시니어 의사'를 지역 보건소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미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가 있습니다.

화려한 도시 의사의 삶을 접고 시골 의사를 선택한 일명 '닥터 임사부'를, 윤지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전북 정읍시 고부면의 한 마을.

오전 9시,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이는 곳은 보건지소입니다.

2천7백 명이 살고 있지만, 병원도 약국도 하나 없는 이곳.

자주 몸이 아픈 평균 연령 75살의 어르신들은 오늘도 보건지소를 찾습니다.

[채숙자 / 전북 정읍시 고부면 : 약(구하려면) 당장 정읍으로 나가야 하고, 병원도 그렇고. 그런데 당장 병원도 안 나가도 되고 여기서 이렇게 생활(진료)하니까 좋죠.]

서울아산병원 최초의 응급의학과 교수이자 대한응급의학회 창립 멤버, 그리고 정읍아산병원장 생활을 마치고 작은 면의 보건지소장이 된 임경수 원장.

통상적으로 공보의가 진료를 보는 이 자리에 재능 기부를 하고자 자원해서 연고도 없는 정읍에 정착한 겁니다.

[임경수 / 전북 정읍시 고부보건지소장 : 우리 소장님 건강하셔야 한다. 저는 환자한테 건강하셔야 한다는 이야기만 해봤지, 그 소리를 들은 게 진짜 몇십 년 만에 처음이에요….]

임 원장의 목표는 정읍 지역의 장애인 발생률을 낮추는 것.

정읍은 인구의 40% 이상이 어르신인 초고령사회인데, 노인들이 고혈압 등의 치료를 등한시하면서 마비와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임경수 / 전북 정읍시 고부보건지소장 : 계속 약을 드셔야 하는데 뜨문뜨문 드시고…한 5년 하면 장애인 발생률을 1% 낮출 수 있을까?….]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의학적 재능을 기부하러 왔지만, 오히려 환자들에게 치유 받는 느낌이 든다고 하는 '닥터 임사부'.

농촌지역의 필수 의료 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는 지금,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에 건네는 따뜻한 손길을 만났습니다.

YTN 윤지아입니다.



YTN 윤지아 (yoonji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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