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8.2㎞ 확산 '괴물 산불'...'역대 최악'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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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8.2㎞ 확산 '괴물 산불'...'역대 최악' 피해

2025.03.28. 오전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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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태현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START]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그럼 산불 피해 상황,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과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제 애타게 기다리던 비가 내렸습니다. 어느 정도 진화에 도움이 됐다고 보세요?

[이병두]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충분한 양은 아니었습니다. 어젯밤에 저희 연구원들이 드론을 띄워봤더니 화염의 크기가 기존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니까 큰 화염이 없고 작은 화염들이 쭉 연결돼 있는 모습을 확인했고요. 다행히 비의 영향도 있었지만 그전부터 많이 노력을 해서 울주 산불하고 무주 산불은 주불 진화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앵커]
많은 도움이 되기는 했는데 비가 도움이 된 건 맞지만 불씨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병두]
불씨는 충분히 살아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많이 와봐야 5mm가 왔기 때문에 두꺼운 낙엽층 안으로 충분히 물이 스며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중의 일부는 나무 윗부분, 나뭇잎에서는 일부가 흡수되고 떨어지더라도 낙엽층이 두껍기 때문에 표면에만 살짝 뿌려진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에 숨어 있던 불이 언제든지 바람이 불고 산소가 다시 공급되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앵커]
의성지역 산불은 아직까지도 불길을 잡는 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렇게 진화작업이 더딘 이유가 뭡니까?

[이병두]
더딘 이유는 아무래도 너무 이미 화선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헬기를 오늘도 86대를 투입할 예정인데 많은 수의 헬기를 투입하더라도 화선 자체가 너무 커져 있기 때문에 진화율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고요. 그다음에 오늘 많이 집중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화선이 긴 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지금까지 지도를 보면 화선이 양쪽으로 길게 만들어져 있는데 이게 위아래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병두]
결국 바람의 방향과 얼마나 강한 바람이 들어오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계속 얘기하셨지만 주풍이 서풍이었거든요. 서풍하고 남서풍이었기 때문에 바다, 동쪽으로 빠르게 달려갔습니다. 도깨비불처럼 비화로 달려갔는데. 이제는 오늘부터 북서풍이 들어올 예정이거든요. 그러면 화선에서 남쪽면에 있는 화선, 위에 있는 화선이 아니라 밑에 있는 화선이 남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의 머리는 일반적으로 확산 속도가 빠른데요. 불머리가 남쪽 부분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오늘도 강풍이 예보되어 있으니까 바람 방향 계속 예의주시하면서 주의하셔야겠습니다. 특히 산불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우려되는 지역들이 많은데요. 산불 확산 속도가 시간당 8km 수준이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감이 잘 안 잡히는데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이병두]
산불연구를 계속해 왔는데요. 산불 연구를 하다 보면 정보를 수집할 수밖에 없는데 국내에서는 가장 빠른 산불이 시간당 5.2km였습니다. 속초에서 있었던 산불인데요. 그다음 산불이 시간당 4.3km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간당 8.2km여서 지금까지 관측된 산불 중에서 가장 빠른 산불이었고요. 이거는 성인이 달리기를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입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였습니다.

[앵커]
그래픽이 나오고 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강한 바람이 불면서 양쪽으로 굉장히 길게 화선이 퍼져 있는 모습을 그래픽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길어지다 보니까 인명피해도 많이 커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사망자가 28명으로 집계가 됐는데. 이렇게까지 인명피해가 커진 배경은 뭘로 보십니까?

[이병두]
방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빠른 속도였죠. 대피경보시스템이 작동하는 속도가 있을 것이고요. 그다음에 산불의 확산 속도가 있었을 텐데 이번에는 산불의 확산 속도가 너무나도 빨랐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속도였죠.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순식간에 산불의 영향권역이 커졌고 그러면서 수많은 마을들이 포위됐었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산불의 확산 속도가 대피 속도를 앞질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어제 나오셔서 어제 기준으로 오늘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셨는데 앞으로 고비가 여러 차례 남아 있지 않습니까? 어떤 점들이 따라줘야 할까요?

[이병두]
오늘에 달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어제 비가 와서 아까 말씀드렸듯이 화염의 크기가 많이 작아졌거든요. 불길의 화세가 많이 죽었는데 오늘 얼마나 집중적으로 끄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바람이 얼마나 도와주느냐에 따라서 오늘이 최대의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최대한 성과를 내면 장기화로 가지 않을 것이고 오늘 바람이 안 도와주고 여러 가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면 장기전을 준비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역시 기상 상황을 살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기상 상황이 제일 중요할 것 같은데요. 산불로 조금 전에 인적 피해를 말씀드렸는데 물적 피해를 추산하기가 어려울 정도예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추산될 것 같은데 문화유산 소실됐다, 이런 소식도 많이 들리더라고요. 그런데 방염포 덕에 이런 것들을 피한 것도 있다고 해요. 방염포가 뭡니까?

[이병두]
우리 커튼도 방염재질이 있고 아닌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커튼의 방염재질을 극도로 강화시킨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천을 목재 문화재 같은 데 뒤집어 씌우면 불티가 다가와도 붙지 않고 또 뜨거운 복사열이 다가오잖아요. 그게 다가와도 천을 넘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이번 같은 경우도 문화유산에 방염포를 씌워서 복사열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했습니다.

[앵커]
이런 방염포의 역할이 꽤 컸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런데 방염포를 그렇게 폭넓게 쓰지 못하는 이유는 뭔가요?

[이병두]
방염포가 아무래도 비싼 부분도 있지만 부피의 제한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문화재처럼 이번 같은 경우는 작은 정자였잖아요. 그걸 덮을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인데 마을 전체를 덮을 수도 없고 그런 규모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곳에 우선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문화유산에 있어서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하니까 더 이상의 큰 피해는 없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조금 전에 영상으로 보여드렸지만 진화대원들 피로도가 굉장할 것 같습니다. 계속 짚어주시는 부분이긴 하지만 대부분 60대분들이셔서 이 문제도 지적되고 있더라고요.

[이병두]
맞습니다. 이렇게 장기화가 되다 보니까 결국은 얼마나 체력이 강한 분들이 계시느냐가 큰 도움이 되는데요. 이 부분이 개선해야 될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금 산림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진화대는 공중진화대 이런 분들은 헬기를 타고 레펠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정예화된 집단이고요. 두 번째가 특수진화대. 이분들은 산의 주불까지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분들이고요. 그런데 대부분 전문예방진화대원들인데 이분들이 지방에서 일자리 사업으로 고용되신 분들입니다. 그리고 단기간 계약직입니다. 그러니까 봄철 계약하고 가을철 계약하고 이러다 보니까 사람도 바뀌고 그다음에 계약직이다 보니까 젊은 분들이 안 오시는 거죠. 그러다 보면 경험이 쌓이지 않고 축적이 안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정예화되기에 어려운 시스템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앵커]
어떤 식으로 개선해야 될까요?

[이병두]
일단 산불의 상시화, 연중화가 됐기 때문에 상시대응체제로 가야 됩니다. 지금 봄철에만 조심기간을 운영하고 가을철에 운영하다 보니까 이분들을 1년 내내 고용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고용이 안정되면 젊은 분들이 오실 수도 있고 또 건강한 분들이 오실 수도 있고 그리고 경험이 축적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산불 시스템의 상시화가 어찌 보면 진화대원의 정예화하고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산불로 인해서 대피체계 시스템에 대한 성격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령자분들 같은 경우 재난문자가 와도 거동이 어려운 분들은 피하시기가 어렵잖아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책을 마련해야 될까요?

[이병두]
이 부분도 다시 재점검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아까 말씀했듯이 예전에는 준비하세요, 곧 산불이 옵니다만 준비하세요, 그러다가 시간이 되면 대피하세요, 이렇게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시간이 없는 거죠. 너무 빨라져서 대피하세요가 되는 거죠. 그런데 어르신들 많잖아요.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 많고. 이런 분들은 재해약자라고 하는데 굉장히 많습니다. 노인요양시설에도 재해약자가 많고요. 예를 들어보면 하와이 산불 같은 경우는 23년에 102명이 사망했고 호주 산불 때는 173명이 사망했습니다. 이것들을 분석해서 나온 교훈점이 뭐냐 하면 결국은 조기경보를 해야 된다. 그다음에 두 번째 정말 중요한 게 이겁니다. 지역사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된다. 그러니까 시스템에 의지하지 말고 지역사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된다는 건데. 노인분들밖에 없잖아요. 그러면 지역사회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는 방법은 이장이나 청년회장이나 이렇게 몇몇을 중심으로 놓고 그분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시스템을 개편해야 된다. 그리고 평상시에 훈련을 해야 된다. 앞산이 산불이 났을 때 이렇게 가고, 뒷산이 산불 났을 때는 이렇게 가는 그 경로를 계속 현장에서 훈련을 통해서 해야만 체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정기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산불이 났는데 공무원이 가서 대피시키면 이미 늦습니다. 계속 말씀드렸듯이 산불이 너무 빠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 자체가, 마을 자체가 산불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적으로 개편을 해야 된다. 이런 게 필요합니다.

[앵커]
산불의 피해가 굉장히 커지고 있고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오늘이 고비라고 하셨으니까 어떻게 진화작업이 진행되는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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