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불 장기화 우려...강풍·낙엽층에 진화 난항
전체메뉴

지리산 산불 장기화 우려...강풍·낙엽층에 진화 난항

2025.03.29. 오후 7:5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이하린 앵커
■ 출연 :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산청·하동 산불 9일째인 오늘 지리산을 사수하기 위한 진화작업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건조한 날씨와 강풍 그리고 1m 에 이르는 두터운 낙엽층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환경연구부장과 함께 산불 상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지리산 상황부터 보겠습니다. 그곳 지역의 주불 진화율 99%라고 하기는 하는데 지금 상황 어떻습니까?

[이병두]
여전히 99%를 보이고 있는데요. 계곡의 낙엽이 많이 쌓인 곳에서 지금 불길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그럼 왜 이렇게 끄기가 힘드냐라고 말씀을, 지적을 하시는데요. 일단 여기에는 낙엽층이 1m 이상 쌓여 있고 그리고 또 빽빽하게 나무들이 구성이 돼서 진화헬기에서 계속 물을 뿌려도 잘 스며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낙엽층이 워낙 두껍기 때문에 윗부분만 적시고 밑에 쪽은 충분히 물이 들어가지 않고요. 그러면 지상 진화대원들이 접근해서 마지막으로 잔불을 다 정리해 줘야 하는데 여기가 접근로에서, 그러니까 숲의 길이죠. 접근로에서 굉장히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있고 해발 고도가 942m가 넘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진화대원 중에서도 체력이 아주 강한 진화대원들을 골라서 여기에 투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보내드리는 저 화면이 낙엽을 긁어내는 화면이잖아요. 사실 낙엽층이 저렇게 1m면 4살 어린아이의 평균 키 정도인데 이만큼 쌓였다는 걸 아는 국민들이 많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불이 꺼진 것 같아도 저 속에 숨어있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죠?

[이병두]
맞습니다. 지금 자료화면을 보시면 계속 긁어내도 낙엽이 끝없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정도까지 쌓이다 보니까 위에서 진화헬기로 물을 뿌려도 밑으로 충분히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그 밑에서 불이 숨어 있다가 다시 또 올라오고 올라오고 이런 것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앵커]
불이 숨어 있다가 바람이라도 불면 더 크게 번질 수 있다, 이런 우려가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이렇게 어두워진 야간 작업은 어떻게 진행될지 이 부분도 걱정입니다.

[이병두]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것처럼 산불 특수진화대가 투입돼서 저렇게 방화선을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요.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 또 다행스러운 것은 호스를 1km 이상 연결해서 저 지역에 지금 지상에서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려웠던 작업인데 지금은 물을 사용해서 조금씩 조금씩 불길을 잡고 있습니다.

[앵커]
저렇게 손으로 하나하나 낙엽을 긁어내는 작업이 얼마나 힘들까 싶은데 또 지리산 숲의 구조가 사다리형 연료 구조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사다리형이라는 게 어떤 유형이죠?

[이병두]
그러니까 지표면에서 나무 위까지 연료가 많은 편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는데요. 저기에 보시면 지표층에는 1m 이상의 낙엽들이 쌓여 있고 또 바로 위에는 대나무랄까요, 조릿대가 보이잖아요. 조릿대가 또 중간에 있고 또 나무 윗 부분에는 소나무와 같은 솔잎이 있고. 그러다 보니까 지표층 그다음에 중간층, 윗부분까지 연료가 사다리처럼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사다리 연료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이건 한번 불이 붙으면 쭉 연료가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그만큼 화염의 높이가 많이 높게 올라갈 수가 있죠.

[앵커]
그러니까 사다리형처럼 이렇게 구조를 따라서 불길이 번지는 지금 그런 형태라고 지적해 주셨는데요. 지금 지리산 이야기를 해 봤는데 굉장히 큰 피해를 본 경북 의성 쪽으로 가보면 주불을 잡았다고 했지만 또 오늘 다시 재발화했다고 했잖아요. 그곳은 지금 상황이 어떤 거예요?

[이병두]
맞습니다. 주불 진화를 했는데 왜 자꾸 헬기가 들어가서 불을 끄냐, 이렇게 궁금해하실 거예요. 그런데 주불 진화의 개념은 산불의 외곽 경계를 다 꺼서 이제는 안에 있는 산불이 밖으로 못 나갈 정도로 됐다는 게 주불 진화의 개념입니다. 그러면 안에는 불이 있을 수가 있겠죠. 그래서 그 불을 잡기 위해서 조그마한 연기라도 보이면 거기에 가서 다시 물을 뿌리고 또 진화대원들이 들어가서 다 흙으로 덮거나 완벽하게 진화하는 작업을 앞으로 아마 일주일 정도 더 진행할 것 같습니다.

[앵커]
보통 주불을 껐다고 하면 불이 다 꺼졌다고 생각을 하니까 이 주불이라는 용어 자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런 지적도 있더라고요.

[이병두]
그래서 그냥 쉽게 생각하시면 주불은 큰불이 다 꺼졌다. 하지만 그 안에 잔불들이 남아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래서 주불 진화가 왜 중요하냐면 이제는 산불이 더 외곽으로 확산이 안 된다. 하지만 안에는 불이 있다는 그런 개념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주불 진화도 힘들지만 이제부터 더 힘듭니다. 그러니까 잔불을 아주 지리한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조그마한 연기라도 관측이 되면 그 불이 커지기 전에 가서 또 물을 붓고 끄고 이러한 작업을 최소한 일주일 동안은 수행해야 할 겁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잔불 진화작업은 사람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해야 한다 이렇게 봐도 되겠습니까?

[이병두]
맞습니다. 그래서 잔불 진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드론을 띄우기도 합니다. 그래서 드론을 띄워서 전체적인 것을 쭉 찍어서 매핑을 하게 되면 어디에 불씨가 남아 있는지가 나오거든요. 그러면 그 불씨를 찾아가서 직접 끌 수가 있는 거죠. [앵커] 경북지역의 경우에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불이 번지는 속도가 더 빨랐다,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 경북지역의 경우도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리산의 경우처럼 이렇게 낙엽층이 많이 쌓였다. 비슷한 원인으로 봐야 할까요?

[이병두]
맞습니다. 이번 산불 같은 경우는 시간당 8.2km였는데 저희가 산불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보다도 훨씬 더,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까 기존까지는 시간당 5.2km가 관측된 바가 있는데, 분석된 바가 있는데 이번 산불 같은 경우는 그것보다 훨씬 더 빨랐고요. 그다음에 경북 의성 산불 같은 경우는 강한 바람을 타고 또 한꺼번에 많은 연료들이 타다 보니까 화염기둥, 불기둥이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그 불기둥을 타고 높이 불씨들이 올라갔고 그 불씨가 또 서풍을 타고 막 날아갔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산불이 쓱 지나가는 것보다도 날아갔기 때문에 속도가 엄청 빨랐습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보여드리는 화면이 이렇게 도로를 타고 대피하는 분이 제보자의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신 경우 거든요. 이렇게 도로 양쪽으로 불길이 솟구치는데 대피하면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싶은데 지금 이 과정에서 참변을 당하신 분도 있잖아요. 이렇게 도로대피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매뉴얼이 있을까요?

[이병두]
일단은 도로 양쪽이 불길에 휩싸였다는 것은 그 지역을 지나가서는 안 됩니다. 왜 안 되냐 하면 저희가 국내 사례도 이미 발생을 했지만 해외에서도 산불 때문에 돌아가신 분들의 사례를 많이 분석해 보면 주로 양쪽에 휩싸인 불길을 도로를 통과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주변의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 있고 그다음에 도로도 어느 정도는 온도가 올라간 상태거든요. 그리고 불씨들은 날아오고요. 그러다 보면 대부분의 메커니즘이 차가 달리다가 타이어가 먼저 불이 붙고 그러면서 차가 전소되는 이런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물론 어쩔 수 없이 통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멈추지 않고 그냥 쭉 가셔야 하고요.

[앵커]
선택지가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병두]
선택지가 없는 경우에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뒤로 가는 선택지가 있거나 아니면 그래도 차를 버리고 안전한 곳으로 움직일 수가 있다면 일단 안전공간에서 좀 있다가, 그러니까 주변의 논이나 밭, 아니면 산에서 좀 먼 곳에 있다가 나중에 불길이 지나가고 난 다음에 온도가 좀 떨어진 다음에 지나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앵커]
이번에 인명피해가 유난히 컸던 이유가 아무래도 그 지역에 노년층 인구가 많았기 때문이잖아요. 그리고 불의 속도는 빨랐고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할지 이 부분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병두]
대피체계에 대해서는 한번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우리가 느낀 건 뭐였냐면 산불로 인해서 그동안 사상자가 별로 없었어요. 왜 없었냐면 산불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는 거고 피할 시간이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까지는 사상자가 없었는데 이번 산불로 인해서 그러한 가정도 다 끝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눈에 보이는 순간 이미 산불이 나에게 다가왔거든요. 그만큼 빨리 확산됐거든요. 그러면 산불의 확산 속도 그렇게 빠른 초고속 산불에 대해서 우리가 대피할 시간이 있느냐. 그러니까 문자를 보내고 또 담당 공무원들, 진화대원들이 집에 가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올 시간이 있느냐라고 했을 때는 없다고 판단이 되거든요. 그러면 이 경우에는 어떻게 대피를 시켜야 하느냐 했을 때 결국은 마을주민들이 서로 힘을 합해서 청년분들이 어르신들을 도와주고 그다음에 공동으로 힘을 합하는 그런 방법밖에 없거든요. 담당 공무원이 가기 전에 이미 늦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이제 진지하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정기적으로 훈련을 하고, 그러니까 마을 공동체가 산불 대피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작업이 지금부터는 시작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이번에 불을 끄기가 어려웠느냐, 다양한 원인들이 분석되고 있는데 소나무가 너무 많았다, 침엽수 비중이 너무 높았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사실 평소에 소나무가 나쁜 나무가 아니잖아요. 소나무는 좋은 수종으로 사실 관리되고 있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요?

[이병두]
맞습니다. 소나무는 사실 산불이 언급될 때마다 주범으로 언급이 돼서 저도 마음이 좀 아픈데 소나무는 어차피 우리나라에 잘 적응하는 식물이죠. 그래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식물이고 우리 민족과 함께 자라온 식물인데 단일 수종으로 우리나라에서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수종을 차지하고 있죠. 그다음에 어떤 분들은 소나무를 조림해서 문제였다고 하는데 대부분의 소나무는 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겁니다. 우리나라에 맞는 수종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발생했고요. 그중에서 단 6%만이 송이나 이런 생산을 위해서 심었던 겁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소나무숲은 자연적으로 자라났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요. 그런데 다만 소나무는 죄가 없고 불을 낸 것은 사람이 냈는데 그 소나무가 욕을 얻어먹고 있는데 소나무의 특성이 송진을 보유하고 있어서, 정유성분이죠. 한번 불이 붙으면 더 오래 타고 더 강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나무잎에 비해서 1.4배 더 뜨겁고 2.4배 더 오래 탑니다.

[앵커]
그러면 수종 자체는 원래는 문제가 없었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숲 수종관리 못지않게 우리 이번에 임도가 없었다, 임도가 너무 부족했다라고 하는데 소방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길이 너무 짧았다는 거잖아요. 왜 이렇게 대비가 안 되어 있었던 걸까요?

[이병두]
일단 산에 임도를 놓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찬반 의견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산에 길을 놓는 게 산을 파괴하는 거 아니냐는 그런 이야기도 있었고요. 또 실질적으로 임도를 놔봐야 산불 진화에 효과가 별로 없다라고 주장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앵커]
그것은 왜 그런가요?

[이병두]
그것에 대해서는 저도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집이 있는데 소방차가 못 들어와요. 그러면 그런 집에 사는데 불안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내 집이 불에 타더라도 선택권이 있는 경우, 그러니까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는 경우하고 아예 처음부터 소방차가 들어올 수 없는 경우 하고는 굉장히 차이가 크잖아요. 그래서 진화차량도 마찬가지입니다. 산림에 진화차량이 들어가게 되면 물을 공급할 수가 있거든요. 물을 충분히 공급할 수가 있죠. 많은 양을 공급할 수 있는데 진화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면 사람의 힘만으로 꺼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의 힘만으로 끄는 거하고 진화차량의 도움을 받아서 끄는 것하고는 그냥 비교를 안 해도 자명한 일이죠.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찬반 논란이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도 명확하게 이해를 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앵커]
이제 불이 꺼져가니까 사람들은 이 원인이 사실 성묘객의 실화에서 시작됐잖아요. 그래서 처벌에 대한 관심도 굉장히 높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되고 있죠?

[이병두]
일단 법적인 처벌은 실화로 불을 내면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이거는 형사적인 것이고요. 민사적인 당사자가 됩니다. 불을 내서 다른 사람들의 재산이 손실이 됐잖아요. 그러면 그 손실이 된 사람이 이 불을 낸 원인자에게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러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삼척에서 산불이 났을 때 불을 낸 사람에게 산림청에서는 불에 의해서 산림청이 애써 가꿔온 나무들이 불에 탔기 때문에 그 금액만큼 청구해서 최종적으로 그 금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례들은 앞으로 가면 갈수록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벌금형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처벌도 중요하지만 이재민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도 중요할 텐데 집이 전소된 분들의 속상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전소되지 않았더라도 재 같은 것들이 있어서 건강에 좋지 않을 수가 있잖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조언하시겠습니까?

[이병두]
일단 산림이 타고 또 집들이 타고 그러면 그 지역에는 매캐한 연기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매캐한 연기는 굉장히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호흡기질환을 발생시키기도 하고요. 그다음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우리가 기준치보다 수십 배가 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이 꺼졌다고 해서 곧바로 가시기보다는 건강을 위해서는 그래도 연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더 이상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조건에서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 환경연구부장과 함께 분석해 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이병두 (kimka@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