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에서 동해까지 번진 산불...해안가도 피해 막심

내륙에서 동해까지 번진 산불...해안가도 피해 막심

2025.04.01. 오후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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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 건너 한 집…산불에 폭격 맞은 듯 피해
’따개비 마을’은 거의 전체가 사라져…주민 대피
해안 인근 펜션촌 건물 수십 채도 불길이 덮쳐
출하 하루 앞둔 육상 양식장도 피해…복구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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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청송을 넘어 삽시간에 영덕 동해안까지 번졌습니다.

어촌 마을과 선박은 물론 육상 양식장 등이 큰 피해를 봤습니다.

오태인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푸른 동해안과 맞닿은 항구 마을.

폭격을 맞은 듯 마을 곳곳이 폐허가 됐습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피해를 봤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갯바위와 방파제도 검게 그을려 산불이 바다에 닿은 것을 짐작게 합니다.

빠르게 번진 불을 피해 겨우 몸만 피한 주민은 앞으로 살아갈 날이 걱정입니다.

[김숙자 / 경북 영덕 노물항 주민 : 살 길이 너무 막막하잖아. 돈만 있으면 정부에서 이렇게 혜택을 안 줘도 내 나름대로 막 이렇게 정리를 해서 집을 짓고 싶은데 당장 그럴 처지가 못 된다니까…]

규모가 더 작은 다른 마을은 전체가 불에 탔습니다.

고즈넉한 풍경은 사라지고 마을은 텅텅 비어 적막이 감돕니다.

집이 따개비처럼 모여 있어 따개비 마을이라고 이름 붙은 아름다운 어촌 마을은 성한 집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화마가 할퀴었습니다.

해안가에서 1㎞ 정도 떨어진 펜션촌도 불길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수십 채 펜션 건물이 종잇장처럼 구겨지거나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손님을 받을 수 없어 당장 생계가 걱정입니다.

[홍계형 / 경북 영덕 펜션 운영 : 예약은 취소를 다 시켰고요. 그리고 기존에 계시던 분 중에 이제 그때 잠시 나갔던 분들하고도 이제 그 부분들 보상 부분도 협의하고 있고…]

비닐 지붕이 다 녹아 뼈대만 앙상한 시설물은 지난주만 해도 육상 양식장이었습니다.

자식처럼 키우던 강도다리는 사라졌고 시커먼 불 흔적만 남았습니다.

제철을 맞아 출하를 하루 앞두고 피해를 봤습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복구는 엄두도 안 납니다.

[임승태 / 경북 영덕 육상 양식장 운영 : 복구하려고 해도 어떻게 복구를 해야 할지 지금 막막하고 앞으로 고기를 키워 나가면서 저희가 또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요.]

초속 25m 강풍을 타고 경북 의성에서 시작해 동해안까지 번진 경북 북부 산불.

영덕군은 주택 천3백여 채와 숙박과 음식점 100곳, 어선 19척, 양식장과 수산물 가공 공장 6곳이 피해가 났다고 잠정 집계했습니다.

화마가 할퀴고 간 영덕 해안 마을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생계까지 걱정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YTN 오태인입니다.


YTN 오태인 (otae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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