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죄가 없다"...산불은 '예고된 재난'

"소나무는 죄가 없다"...산불은 '예고된 재난'

2025.04.08. 오전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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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영남 지역 초대형 산불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강한 바람과 울창한 소나무 숲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에 있습니다.

[초대형 산불의 경고] 세 번째 보도, 지난해 기온과 강수량을 통해 근본 원인을 들여다봤습니다.

고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기상 위성이 촬영한 영상입니다.

지난달 22일 13시 10분.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강한 서풍으로 타고 동해로 뻗어 갑니다.

26일. 경북 동쪽 지역이 순식간에 연기에 휩싸입니다.

시속 8.2km에 이르렀던 강풍, 타기 쉬운 소나무 숲 등이 전례 없던 확산 속도의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소나무는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 국토를 푸르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개체 수가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니어서, 최근 산불이 대형화하는 원인으로 꼽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병두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환경연구부장 : 소나무는 죄가 없다. 왜 죄가 없느냐면 소나무 같은 경우는 굉장히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라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소나무가 먼저 들어오고 난 다음에 여러 가지 잘 자라서 낙엽도 떨어뜨리고 그러면 토양이 비옥해지지 않습니까?]

산불의 근본 원인은 소나무가 아니라 지구 온난화, 한반도에 찾아온 급격한 기후 변화입니다.

[이준이 /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 : 지구 온난화가 진행된다는 얘기는 단순히 지구의 온도가 증가한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폭염이나 집중호우나 폭설, 태풍, 가뭄, 산불 등 다양한 극한 현상들의 빈도와 강도가 더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는 기상 관측이래 가장 더워서 우리나라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2도 높았습니다.

기온이 1.5도 상승하면 산불 위험은 8.6%.

2도 오르면 13.5% 높아집니다.

강수량도 핵심 요인입니다.

봄 강수량이 100mm 미만, 건조한 상태에서는 산불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지역별로 극심한 편차를 보이면서 12월에서 2월까지 영남권 강수량은 13.8mm에 불과했습니다.

이렇게 이례적인 고온 건조한 날씨로 초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건, 전 지구적 현상입니다.

[권춘근 /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연구사 : 금년도 1월에 발생한 미국 LA 산불, 2월에 발생한 일본 이와테현 산불 등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공통점은 산불 발생 시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산불이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상시화하고 대형화하는 산불.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입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YTN 고한석 (hsg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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