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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백윤식에게 나이는 '진정' 숫자에 불과하다. 스크린 속 중심보다 주변이 차츰 익숙할 나이, 그는 여전히 엔딩 크레딧 속 1번에 오르는 영원한 현역이다.
영화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 제작 AD406)에서도 다르지 않다. 백윤식은 70대의 나이로 스릴러 장르에서 주연으로 나섰다. 연쇄살인마로부터 동네를 지키는 '아리봉동의 히어로' 심덕수 역으로 말이다. 중장년 배우들을 찾아보기 힘든 최근 영화계 풍조와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더욱이 백윤식은 극 중 추격 과정에서 직접 스쿠터를 몰고 진흙밭을 구르는 액션을 대역없이 소화했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발자국을 남긴 셈.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백윤식은 자신 역시 "배우로서 이런 작품을 만나 무척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백윤식은 노장 투혼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처절한 액션 연기를 펼쳤다. 특히 극 중 납치 당한 205호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영화의 백미. 할리우드의 액션 배우 리암 리슨에 버금간다는 평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감사하다"라면서도 "전직 CSI 요원과 심덕수를 어떻게 비교하냐?"며 이내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이건 정신력을 기반으로 한 생존형 액션이다. 전작에서 선보인 일당백, 무림 고수의 액션과는 많이 다르지. 처음에는 맨날 쥐어 터지니까 '왜 이렇게 찌질이 같나'는 생각도 했지만(웃음) 시간이 갈수록 이런 의지력을 바탕으로 한 액션이 더 멋지더라. 역시 정신력이 더 무섭다."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백윤식. 도전을 즐기는 그에게도 액션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런데도 출연을 결정한 이유로 그는 시나리오의 힘을 꼽았다. 초반에 반신반의했던 마음이 제피가루 작가의 원작 웹툰을 보고 바뀌었다고.
"글이 우선이다. 영화도 내용이 재밌어야 사랑받거든. 결정에 앞서 원작인 제피가루 작가의 웹툰 전편을 챙겨봤다. 노인을 주제로 한 스릴러 소재가 특이했다고 할까. 종래 한국영화에서 손을 대지 않았던 분야라 아무래도 관심이 많이 가더라. 작품 후기까지 읽고 '이거 되겠다' 싶었지."
그래서인지 백윤식의 필모그래피 속엔 유독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명대사와 캐릭터가 많다.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부터 "너 그러다 피똥 싼다"까지. 작품마다 새롭고 인상 깊은 대사와 캐릭터를 만드는 그만의 비결, 원동력이 궁금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도 있듯, 정말 연기자라는 직업은 끝이 없다. 작품 공부하고 캐릭터 창조하는 과정 자체가 원동력이지. 기존 것을 소화해서 다음 캐릭터에 접목하면 새로운 모습이 나오고. 그래서 역할이 들어오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1970년 KBS 공채 탤런트 9기로 데뷔한 백윤식은 곧 연기인생 50년을 바라본다. 배우로 살아온 장고의 시간이 늘 즐겁기 만은 않았을 터. 슬럼프를 논하는 백윤식의 말 속, 연륜에서 나오는 오랜 지혜가 빛났다.
“슬럼프라... 글쎄, 나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작품과 연결이 안 되면 안 하는 거고, 하려고 또 맘 먹으면 계속하는 거지. 다만 주는 떡이라고 다 받아 먹으면 안된다. 배우도 쉴 때가 있고, 그럴 땐 민물 낚시 가서 술 한 잔 기울이며 잠시 여유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
48년 차 경력의 그는 연기를 위해 특별한 어떤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하나 하나, 캐릭터를 소화시키면서 순리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게 그의 비결 아닌 비결이라고.
"나에겐 특별한 연기 철학이 없다. 자연인처럼 배우도, 인생도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살아왔고 또 살고 싶다. 그러다보니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고 그 과정 자체가 오늘도 진행형인 나 백윤식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진행형, 'ing'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현재에 충실하며, 계속 노력할 뿐이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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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드시 잡는다'(감독 김홍선, 제작 AD406)에서도 다르지 않다. 백윤식은 70대의 나이로 스릴러 장르에서 주연으로 나섰다. 연쇄살인마로부터 동네를 지키는 '아리봉동의 히어로' 심덕수 역으로 말이다. 중장년 배우들을 찾아보기 힘든 최근 영화계 풍조와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더욱이 백윤식은 극 중 추격 과정에서 직접 스쿠터를 몰고 진흙밭을 구르는 액션을 대역없이 소화했다. 여러모로 의미있는 발자국을 남긴 셈.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백윤식은 자신 역시 "배우로서 이런 작품을 만나 무척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백윤식은 노장 투혼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처절한 액션 연기를 펼쳤다. 특히 극 중 납치 당한 205호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영화의 백미. 할리우드의 액션 배우 리암 리슨에 버금간다는 평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감사하다"라면서도 "전직 CSI 요원과 심덕수를 어떻게 비교하냐?"며 이내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이건 정신력을 기반으로 한 생존형 액션이다. 전작에서 선보인 일당백, 무림 고수의 액션과는 많이 다르지. 처음에는 맨날 쥐어 터지니까 '왜 이렇게 찌질이 같나'는 생각도 했지만(웃음) 시간이 갈수록 이런 의지력을 바탕으로 한 액션이 더 멋지더라. 역시 정신력이 더 무섭다."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안기는 백윤식. 도전을 즐기는 그에게도 액션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런데도 출연을 결정한 이유로 그는 시나리오의 힘을 꼽았다. 초반에 반신반의했던 마음이 제피가루 작가의 원작 웹툰을 보고 바뀌었다고.
"글이 우선이다. 영화도 내용이 재밌어야 사랑받거든. 결정에 앞서 원작인 제피가루 작가의 웹툰 전편을 챙겨봤다. 노인을 주제로 한 스릴러 소재가 특이했다고 할까. 종래 한국영화에서 손을 대지 않았던 분야라 아무래도 관심이 많이 가더라. 작품 후기까지 읽고 '이거 되겠다' 싶었지."
그래서인지 백윤식의 필모그래피 속엔 유독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명대사와 캐릭터가 많다.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부터 "너 그러다 피똥 싼다"까지. 작품마다 새롭고 인상 깊은 대사와 캐릭터를 만드는 그만의 비결, 원동력이 궁금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도 있듯, 정말 연기자라는 직업은 끝이 없다. 작품 공부하고 캐릭터 창조하는 과정 자체가 원동력이지. 기존 것을 소화해서 다음 캐릭터에 접목하면 새로운 모습이 나오고. 그래서 역할이 들어오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1970년 KBS 공채 탤런트 9기로 데뷔한 백윤식은 곧 연기인생 50년을 바라본다. 배우로 살아온 장고의 시간이 늘 즐겁기 만은 않았을 터. 슬럼프를 논하는 백윤식의 말 속, 연륜에서 나오는 오랜 지혜가 빛났다.
“슬럼프라... 글쎄, 나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작품과 연결이 안 되면 안 하는 거고, 하려고 또 맘 먹으면 계속하는 거지. 다만 주는 떡이라고 다 받아 먹으면 안된다. 배우도 쉴 때가 있고, 그럴 땐 민물 낚시 가서 술 한 잔 기울이며 잠시 여유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
48년 차 경력의 그는 연기를 위해 특별한 어떤 것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하나 하나, 캐릭터를 소화시키면서 순리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게 그의 비결 아닌 비결이라고.
"나에겐 특별한 연기 철학이 없다. 자연인처럼 배우도, 인생도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살아왔고 또 살고 싶다. 그러다보니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했고 그 과정 자체가 오늘도 진행형인 나 백윤식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진행형, 'ing'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현재에 충실하며, 계속 노력할 뿐이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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