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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토슈즈를 신은 4명의 여성이 카메라 앞에 섰다. 발레복이 아닌 편안한 레깅스 차림이다. 우아한 '포앵트' 동작으로 한 걸음 내딛나 싶더니 이내 그루브를 타기 시작한다. 경쾌한 리듬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흔드는 자태가 기괴하기보다는 신선하다. 고전 발레와 현대 힙합이 만나 탄생한 '힙레(hip-let)'의 이야기다.
세상에서 가장 멀게 보였던 두 장르의 만남이 세계를 홀리고 있다. 시카고 멀티컬처럴무용단(Chicago Multi-Cultural Dance Center)의 감독이자 발레 무용수 호머 한스 브라이언트가 만든 힙레가 그 주인공. 2016년 브라이언트가 SNS에 올린 힙레 연습 영상이 74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유명 팝가수 레이디 가가를 비롯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두 딸 역시 자유로움에 흠뻑 빠졌다.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장르지만,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1980년대 랩 음악에 맞춰 추는 발레, '랩 발레'를 기원으로 삼는다. 90년대까지 '힙합 - 랩 발레' 장르로 이어지다가 2009년에 와 비로소 '힙레'라는 정식 명칭을 얻었다.
탄생 10주년을 맞은 올해, 힙레의 전사들이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 2일 서울 홍대에서 열린 '2018 르꼬끄 부기나잇' 참석차 방한한 것. 힙레의 생동감을 최전선에서 전하는 4명의 시카고 오리지널 힙레 크루는 역동적인 퍼포먼스 후 만난 자리에서도 힙레의 매력을 설명하며 연신 즐거운 모습이었다.
이 독특한 무용이 지닌 매력으로 크게 3가지가 꼽힌다. 관능과 다양성, 자존감. 그 중에서도 단원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강점은 자존감이다. 누구나 있는 그대로 모습을 인정하는 포용력은 힙레의 기본 정신이기도 하다. 백인, 유럽 위주의 발레와 달리 인종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출 수 있다는 점은 힙레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다.
"힙레는 굉장히 자유롭고 통념을 깨는 무용입니다. 발레와 달리 외모로 누구를 평가하지 않죠. 고전 발레리나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그 누구도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무용이에요. 스스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마음가짐에서 자존감과 자주성이 생기는 겁니다."
단원들이 힙레에 빠지게 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가 발레는 고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발레를 즐길 수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브라이언트 감독의 신조에 단원들은 깊은 공감을 표했다.
"정해진 기술이나 동작보다 마음 편하게 춤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자신감을 얻습니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주기에 집중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죠."
힙레에 대해 배워보고자 동작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그러자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옆으로 걸어가는 '더 비비안'과 발레 토슈즈를 신고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따라추는 '더 문워크'를 가볍게 선보였다.
발레만큼 유연하지만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로운 몸짓이 눈을 사로잡았다. 단원들은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예쁜 몸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아직 국내에서 힙레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없다. 일단 현재로서는 브라이언트 감독의 동영상으로 기본 동작을 익히는 방법 뿐이다. 단원들은 아쉬움을 표하며 한국 무용 학교들과 협업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SNS로 힙레를 접하는 이들을 향해 준비 사항과 유용한 팁도 아끼지 않았다.
"시작 전 준비운동과 훈련법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 발목을 사용하는 동작들이 많고, 토슈즈를 신고 행하는 동작들이 많은 만큼 준비가 필요하죠. 힙레의 모든 동작들은 플랫 슈즈를 신고도 가능합니다. 장비보다도 열린 마음으로 임한다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어요."
전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힙레를 알리는 이들은 사람들이 그저 힙레를 추고 즐거움을 얻길 바랐다. "힙레는 세계적인 문화현상이에요. 여러분도 자신감과 영감을 얻고, 그 기쁨을 모두와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르꼬끄 부기나잇]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세상에서 가장 멀게 보였던 두 장르의 만남이 세계를 홀리고 있다. 시카고 멀티컬처럴무용단(Chicago Multi-Cultural Dance Center)의 감독이자 발레 무용수 호머 한스 브라이언트가 만든 힙레가 그 주인공. 2016년 브라이언트가 SNS에 올린 힙레 연습 영상이 74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화제가 됐다. 유명 팝가수 레이디 가가를 비롯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두 딸 역시 자유로움에 흠뻑 빠졌다.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장르지만,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1980년대 랩 음악에 맞춰 추는 발레, '랩 발레'를 기원으로 삼는다. 90년대까지 '힙합 - 랩 발레' 장르로 이어지다가 2009년에 와 비로소 '힙레'라는 정식 명칭을 얻었다.
탄생 10주년을 맞은 올해, 힙레의 전사들이 한국에 상륙했다. 지난 2일 서울 홍대에서 열린 '2018 르꼬끄 부기나잇' 참석차 방한한 것. 힙레의 생동감을 최전선에서 전하는 4명의 시카고 오리지널 힙레 크루는 역동적인 퍼포먼스 후 만난 자리에서도 힙레의 매력을 설명하며 연신 즐거운 모습이었다.
이 독특한 무용이 지닌 매력으로 크게 3가지가 꼽힌다. 관능과 다양성, 자존감. 그 중에서도 단원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강점은 자존감이다. 누구나 있는 그대로 모습을 인정하는 포용력은 힙레의 기본 정신이기도 하다. 백인, 유럽 위주의 발레와 달리 인종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출 수 있다는 점은 힙레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유다.
"힙레는 굉장히 자유롭고 통념을 깨는 무용입니다. 발레와 달리 외모로 누구를 평가하지 않죠. 고전 발레리나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그 누구도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무용이에요. 스스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마음가짐에서 자존감과 자주성이 생기는 겁니다."
단원들이 힙레에 빠지게 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가 발레는 고전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발레를 즐길 수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브라이언트 감독의 신조에 단원들은 깊은 공감을 표했다.
"정해진 기술이나 동작보다 마음 편하게 춤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자신감을 얻습니다.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주기에 집중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죠."
힙레에 대해 배워보고자 동작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그러자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옆으로 걸어가는 '더 비비안'과 발레 토슈즈를 신고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따라추는 '더 문워크'를 가볍게 선보였다.
발레만큼 유연하지만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자유로운 몸짓이 눈을 사로잡았다. 단원들은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예쁜 몸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아직 국내에서 힙레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없다. 일단 현재로서는 브라이언트 감독의 동영상으로 기본 동작을 익히는 방법 뿐이다. 단원들은 아쉬움을 표하며 한국 무용 학교들과 협업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SNS로 힙레를 접하는 이들을 향해 준비 사항과 유용한 팁도 아끼지 않았다.
"시작 전 준비운동과 훈련법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 발목을 사용하는 동작들이 많고, 토슈즈를 신고 행하는 동작들이 많은 만큼 준비가 필요하죠. 힙레의 모든 동작들은 플랫 슈즈를 신고도 가능합니다. 장비보다도 열린 마음으로 임한다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어요."
전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힙레를 알리는 이들은 사람들이 그저 힙레를 추고 즐거움을 얻길 바랐다. "힙레는 세계적인 문화현상이에요. 여러분도 자신감과 영감을 얻고, 그 기쁨을 모두와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제공 = 르꼬끄 부기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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