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기생충' 해석 화제...봉준호 월드에는 이름에도 뜻이 있다

[Y이슈] '기생충' 해석 화제...봉준호 월드에는 이름에도 뜻이 있다

2019.05.31. 오전 11:5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등장인물의 이름도 허투루 짓지 않는다. 적어도 '봉준호 월드'에서는 말이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 '기생충'이 지난 30일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형편도 상황도 너무나 다른 두 가족이 고액 과외를 매개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도 개봉 첫날 56만 명을 불러모으며 국내에서도 흥행 청신호를 켰다. 공개 이후 반응은 단연 뜨겁다. 봉준호 감독 스타일의 은유와 풍자가 가득한 가족 스릴러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가 내포한 의미를 찾으려는 관객들로 '기생충 해석'은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장면 하나 허투루 디자인하지 않는 탓에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그의 작품에는 이름에도 다 뜻이 있다. 최근 프랑스 칸에서 취재진과 만난 봉준호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가장 처음 하는 것은 바로 등장인물의 이름을 정하는 일"이라고 말하며 이름에 얽힌 뒷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기생충'의 주인공은 가난한 기택네 가족이다. 아버지 기택(송강호), 어머니 충숙(장혜진), 장남 기우(최우식), 딸 기정(박소담)까지. 이들의 이름은 '기생충'이라는 타이틀에서 따왔다. 봉준호 감독은 "보통 항렬이 다른 경우 돌림자를 쓰지 않는데 이에 상관없이 모두 '기'자로 통일하고 싶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극 중 이정은이 맡은 배역 이름도 단연 독특하다. 박사장(이선균)네 입주 가사도우미를 연기하는 그의 이름은 국문광. 영화에서 그의 남다른 존재감만큼 관객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같이 이름을 지었다.

남궁 씨를 향한 봉준호 감독의 애정은 이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알 유 남궁민수?"라는 대사로 유명한 '설국열차'(2013) 속 송강호가 맡은 배역은 남궁 이라는 성씨를 지녔다. '기생충'에서 박사장의 모던하고 우아한 저택을 설계한 건축가의 이름은 남궁현자. 영화 속 인물의 입을 통해 자주 불리는 이 건축가의 이름에도 감독의 남다른 작명 센스가 발휘됐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속에서 계속 불려야 하는 만큼 한 번 듣고도 확실하게 각인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남궁'이라는 성씨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창 시절 제가 잘생겨서 다소 질투했던 친구의 성 역시 '남궁'이었다"고 귀띔해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사진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