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떠들고, 먹고, 사랑하는 서른...종영 '멜로가 체질'이 남긴 것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은 '현재 진행 중'이었다.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 김영영, 연출 이병헌 김혜영)이 8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8일 방영된 최종회에서 진주(천우희)와 범수(안재홍)는 '서른 되면 괜찮아져요' 대본 작업을 마무리하며 이야기 속 캐릭터들의 멜로 결말에 대해 논했다. 어딘가 익숙한 이야기들이다. 남자친구와 50일이 돼 커플링을 한 소진(김영아), 평생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혜정(백지원)과 인종(정승길), 눈치가 모자라 새로운 멜로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환동(이유진), 질투를 화끈하게 극복한 소민(이주빈)과 민준(김명준), 카레 가게에서 엉뚱하게 스몰 웨딩을 한 동기(허준석)와 다미(이지민)까지 말이다.

'서른 되면 괜찮아져요'는 안방극장을 '씹어 먹은' 드라마가 돼 있었다. 1년 후 진주, 은정(전여빈), 한주(한지은)는 각자 다른 이유로 함께 살던 집을 떠났다. 진주는 두 작품을 추가로 계약하고 업그레이드된 작업실로 이사를 했다. 다큐멘터리를 성공시킨 은정은 이제 웃으며 홍대(한준우)와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고, 새로운 다큐멘터리, 새로운 인연을 위해 유럽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남자친구가 생긴 한주는 승효(이학주)로부터 아파트와 양도세까지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주어진 위기에 온전히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한 세 친구는 먹음직스럽게 끓인 라면을 먹었다.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맛있게 떠들고, 맛있게 먹고, 맛있게 사랑하는 이들의 관계만은 처음과 같았다.

'멜로가 체질'에는 서른 살 동갑내기 3인방 진주 한주 은정뿐 아니라 어딘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가 가득했다. 웃음을 유발하는 티키타카 '병맛' 대사뿐 아니라, 두고두고 곱씹어보고 싶은 대사들이 회자됐다. '멜로가 체질'은 다 자란 것 같고 어른이 된 줄 알았고 그래서 인생 좀 편해질 줄 알았겠지만, 아직도 성장 중인 30대들의 솔직한 감정들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이 시기를 겪고 있거나 혹은 지나온 이들이 울고 웃으며 공감했다.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안재홍 공명의 열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무게감 있던 전작들과 달리 코믹하고 유쾌한 모습을 원 없이 선보이며 진주 역에 완벽하게 몰입해 열렬한 지지를 받은 천우희, 세 서른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으며 깊은 내면 연기를 보여준 전여빈, 시청자들에게 스스로를 새롭게 각인시킨 한지은. 많은 시청자를 '심쿵'시킨 안재홍, 리얼하고 담백한 연기로 현실 연애를 그려낸 공명 등 각기 다른 사연과 매력을 지닌 캐릭터들이 높은 싱크로율로 선보였다.

'멜로가 체질'은 판타지에나 나올 법한 대단한 주인공들이 아닌 현실에 존재할 것 같은 인물과 상황으로 멜로를 만들었다. PPL 장면은 신선한 방법으로 극의 흐름을 깨거나 몰입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녹여내 화제를 모았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