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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그랬어. 한 대 맞으면 두 대 때리라고."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을 보고 나면 배우 홍경을 쉽사리 잊을 수 없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다.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된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극을 이끌어간다. 홍경은 화자의 아들이자 정인의 동생 정수를 연기했다.
정수는 스물여섯 살 청년이지만 열 살 아이 정도의 지적 능력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결백'이 첫 스크린 데뷔작인 홍경은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등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역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실제 촬영 전 복지센터와 특수학교에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그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등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다.
2017년 드라마 '학교 2017'로 얼굴을 알린 뒤 홍경은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그냥 사랑하는 사이' '저글러스' '라이브' '라이프 온 마스'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 등을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했다. '결백'을 통해 스크린에서도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한 홍경은 "진공 속에서, 거품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되지 않겠다"라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Q: 스크린 데뷔작이 상영되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홍경(이하 홍): 여전히 설레고 긴장도 돼요. 어색하기도 하고요. 단편 영화도 찍었고, 드라마도 꾸준히 했는데.(웃음) 아직 적응 중이에요. 저한테 영화 보는 건 큰 취미이고 루틴 같은 건데 3~4개월 멈췄거든요. 조심스럽게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이 재가동되고 있어요. 건강이 최우선인데,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게 조심스럽죠. 하지만 방역도 잘해주고 관객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봐주시잖아요. 그래서 희망적인 면이 보이는 것 같아요.
Q: 관객들의 반응은 많이 찾아보고 있나요?
홍: 리뷰를 많이 읽어보려고 하고 있어요. 드라마와 다르게 영화는 개봉한 뒤에 피드백을 받을 수 있잖아요. 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 리뷰가 있었어요. 제가 장애를 가진 친구를 표현했는데 단순히 겉모습만 표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떤 관람객이 지인 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홍경이라는 배우가 흉내만 낸 게 아니라 그들의 감정을 잘 생각하고 표현해준 거 같아서 좋았다는 글을 남겨줬더라고요. 한참을 생각했어요. 앞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말이죠.
Q: 영화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홍: 오디션을 봤어요. 3차례 정도 걸쳤는데, 오디션을 보기 전부터 복지관이나 특수학교에 가서 봉사도 하고 간접적으로 지켜도 봤어요.
Q: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요?
홍: 아직도 기억이 나요. 학교에 가다가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화로 들었어요. 너무 좋았지만, 바로 다음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쉬운 역할은 없지만, 역할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일 수업 듣고 바로 여러 조사를 했어요. 기쁨은 약 3초 정도였습니다.(웃음)
Q: 역할을 위한 가장 큰 노력이 있었다면요?
홍: 장애가 있는 친구를 생각하면 특색 있는 말투나 행동에 대해 먼저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에게 그건 최우선 과제가 아니었어요. 그전에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거였죠. 다만 그걸 몸으로 느끼는 게 과제였어요. 이들이 부모님, 선생님과 맺는 관계를 유심히 관찰하고 물어보고,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려고 노력했어요.
조승우, 박정민 선배님 등 훌륭한 연기가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참고하지는 않았어요. 누군가가 한 거를 보고 따라 하기보다 실제로 제 몸으로 느끼고 싶어서, 직접 찾아가거나 다큐멘터리를 참고해서 봤습니다.
Q: 정수를 어떻게 이해했나요?
홍: 행동보다 이 친구가 느끼는 감정에 중점을 두고 집중했어요. 정수는 감정을 풍부하게 느껴요. 순수하고 맑고 굉장히 솔직하죠.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서슴없거든요. 가족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도 알고 있고요.
Q: 첫 영화로 가장 걱정됐던 것이 있다면요?
홍: 경험이 많은 대선배님들이랑 했잖아요. 그 판을 제가 흐릴까 봐 걱정이 컸어요. 정수와 같은 친구들과 그의 가족들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컸습니다.
Q: 선배들은 어떤 조언을 해줬나요?
홍: 위로와 격려를 많이 해줬어요. 배종옥 선배님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꾸준히 작품을 하라고요. 다양한 거를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혜선 누나는 슛이 들어가기 전에 일상적인 얘기를 하면서 긴장을 풀 수 있게 도움을 많이 줬고요.
Q: 극 중 신혜선과 뭉클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홍: 그 당시가 정말 하나같이 기억이 나요. 어느 호텔에서 찍었는데, 긴장을 많이 했어요. 정수의 감정, 솔직함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거든요. 현장에서 혜선 누나가 정말 잘 맞춰줬어요. 제가 어떤 걸 하더라도 거기에 대한 리액션을 줬죠. 쉽게는 아니었지만, 수월하게 좋은 것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Q: '결백'은 신혜선, 배종옥 등 여성 서사가 중심이 되는 영화이잖아요.
홍: 제 첫 영화가 이렇게 여성 서사가 중심이 되는 영화라서 더 좋았어요. 앞으로 이런 영화가 많이 나오고 새로운 남성상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여성이 주가 되는 영화가 많아지고 있는데, 더욱더 다채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Q: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홍: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자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가족이 영화를 정말 많이 봐요. 주말마다 영화를 보는 편이었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학교 끝나고 영화관을 거치고 집에 들어갈 만큼, 시네필이었어요. 셀프 테이프 찍어서 오디션을 보고, 단편영화, 독립영화도 찍었고 본격적인 데뷔는 2017년에 하게 됐어요.
Q: 가족들이 특히나 뿌듯해했을 것 같아요.
홍: 가족끼리 일 얘기를 많이 주고받지는 않거든요.(웃음) 이번에 시사회를 초대했는데,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조금 뿌듯했습니다.
Q: 연기의 매력을 꼽으면 어떤 게 있을까요?
홍: (연기를 통해)저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주변 상황에 대해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대본을 읽고 인물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것처럼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 더 잘 고려하고 느끼게 되는 지점이 생기더라고요.
Q: 어떤 역할을 하고 싶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홍: 연기를 하면서 든 생각이 있어요. 진공 속에서, 거품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되지 말자는 거였죠. 봐주는 분들이 있어서 작품이 존재하잖아요. 나 혼자, 내가 좋아서 하는 것보다 균형을 잘 지켜나가는 배우고 되고 싶어요.
Q: 하반기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홍: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정말 먼 곳'을 찍었어요. 무주산골영화제에도 초청됐어요. 이 작품에서는 젊은 시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하반기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꾸준히 오디션을 보고 있습니다. 상반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하반기 목표예요.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이준혁 PD (xellos9541@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을 보고 나면 배우 홍경을 쉽사리 잊을 수 없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다.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된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극을 이끌어간다. 홍경은 화자의 아들이자 정인의 동생 정수를 연기했다.
정수는 스물여섯 살 청년이지만 열 살 아이 정도의 지적 능력을 보이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결백'이 첫 스크린 데뷔작인 홍경은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등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역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실제 촬영 전 복지센터와 특수학교에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그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등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다.
2017년 드라마 '학교 2017'로 얼굴을 알린 뒤 홍경은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그냥 사랑하는 사이' '저글러스' '라이브' '라이프 온 마스'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 등을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했다. '결백'을 통해 스크린에서도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한 홍경은 "진공 속에서, 거품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되지 않겠다"라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Q: 스크린 데뷔작이 상영되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홍경(이하 홍): 여전히 설레고 긴장도 돼요. 어색하기도 하고요. 단편 영화도 찍었고, 드라마도 꾸준히 했는데.(웃음) 아직 적응 중이에요. 저한테 영화 보는 건 큰 취미이고 루틴 같은 건데 3~4개월 멈췄거든요. 조심스럽게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이 재가동되고 있어요. 건강이 최우선인데,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게 조심스럽죠. 하지만 방역도 잘해주고 관객들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봐주시잖아요. 그래서 희망적인 면이 보이는 것 같아요.
Q: 관객들의 반응은 많이 찾아보고 있나요?
홍: 리뷰를 많이 읽어보려고 하고 있어요. 드라마와 다르게 영화는 개봉한 뒤에 피드백을 받을 수 있잖아요. 연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 리뷰가 있었어요. 제가 장애를 가진 친구를 표현했는데 단순히 겉모습만 표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떤 관람객이 지인 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홍경이라는 배우가 흉내만 낸 게 아니라 그들의 감정을 잘 생각하고 표현해준 거 같아서 좋았다는 글을 남겨줬더라고요. 한참을 생각했어요. 앞으로 연기를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지 말이죠.
Q: 영화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홍: 오디션을 봤어요. 3차례 정도 걸쳤는데, 오디션을 보기 전부터 복지관이나 특수학교에 가서 봉사도 하고 간접적으로 지켜도 봤어요.
Q: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요?
홍: 아직도 기억이 나요. 학교에 가다가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화로 들었어요. 너무 좋았지만, 바로 다음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쉬운 역할은 없지만, 역할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일 수업 듣고 바로 여러 조사를 했어요. 기쁨은 약 3초 정도였습니다.(웃음)
Q: 역할을 위한 가장 큰 노력이 있었다면요?
홍: 장애가 있는 친구를 생각하면 특색 있는 말투나 행동에 대해 먼저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에게 그건 최우선 과제가 아니었어요. 그전에도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거였죠. 다만 그걸 몸으로 느끼는 게 과제였어요. 이들이 부모님, 선생님과 맺는 관계를 유심히 관찰하고 물어보고,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려고 노력했어요.
조승우, 박정민 선배님 등 훌륭한 연기가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참고하지는 않았어요. 누군가가 한 거를 보고 따라 하기보다 실제로 제 몸으로 느끼고 싶어서, 직접 찾아가거나 다큐멘터리를 참고해서 봤습니다.
Q: 정수를 어떻게 이해했나요?
홍: 행동보다 이 친구가 느끼는 감정에 중점을 두고 집중했어요. 정수는 감정을 풍부하게 느껴요. 순수하고 맑고 굉장히 솔직하죠.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서슴없거든요. 가족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도 알고 있고요.
Q: 첫 영화로 가장 걱정됐던 것이 있다면요?
홍: 경험이 많은 대선배님들이랑 했잖아요. 그 판을 제가 흐릴까 봐 걱정이 컸어요. 정수와 같은 친구들과 그의 가족들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컸습니다.
Q: 선배들은 어떤 조언을 해줬나요?
홍: 위로와 격려를 많이 해줬어요. 배종옥 선배님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꾸준히 작품을 하라고요. 다양한 거를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혜선 누나는 슛이 들어가기 전에 일상적인 얘기를 하면서 긴장을 풀 수 있게 도움을 많이 줬고요.
Q: 극 중 신혜선과 뭉클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홍: 그 당시가 정말 하나같이 기억이 나요. 어느 호텔에서 찍었는데, 긴장을 많이 했어요. 정수의 감정, 솔직함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거든요. 현장에서 혜선 누나가 정말 잘 맞춰줬어요. 제가 어떤 걸 하더라도 거기에 대한 리액션을 줬죠. 쉽게는 아니었지만, 수월하게 좋은 것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Q: '결백'은 신혜선, 배종옥 등 여성 서사가 중심이 되는 영화이잖아요.
홍: 제 첫 영화가 이렇게 여성 서사가 중심이 되는 영화라서 더 좋았어요. 앞으로 이런 영화가 많이 나오고 새로운 남성상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여성이 주가 되는 영화가 많아지고 있는데, 더욱더 다채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Q: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홍: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자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가족이 영화를 정말 많이 봐요. 주말마다 영화를 보는 편이었거든요. 고등학교 때는 학교 끝나고 영화관을 거치고 집에 들어갈 만큼, 시네필이었어요. 셀프 테이프 찍어서 오디션을 보고, 단편영화, 독립영화도 찍었고 본격적인 데뷔는 2017년에 하게 됐어요.
Q: 가족들이 특히나 뿌듯해했을 것 같아요.
홍: 가족끼리 일 얘기를 많이 주고받지는 않거든요.(웃음) 이번에 시사회를 초대했는데,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조금 뿌듯했습니다.
Q: 연기의 매력을 꼽으면 어떤 게 있을까요?
홍: (연기를 통해)저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주변 상황에 대해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대본을 읽고 인물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것처럼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 더 잘 고려하고 느끼게 되는 지점이 생기더라고요.
Q: 어떤 역할을 하고 싶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홍: 연기를 하면서 든 생각이 있어요. 진공 속에서, 거품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되지 말자는 거였죠. 봐주는 분들이 있어서 작품이 존재하잖아요. 나 혼자, 내가 좋아서 하는 것보다 균형을 잘 지켜나가는 배우고 되고 싶어요.
Q: 하반기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홍: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선정된 '정말 먼 곳'을 찍었어요. 무주산골영화제에도 초청됐어요. 이 작품에서는 젊은 시인 역할을 맡았습니다. 하반기 계획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꾸준히 오디션을 보고 있습니다. 상반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하반기 목표예요.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 = YTN Star 이준혁 PD (xellos9541@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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