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①] 김은희 작가 "'아신전', '킹덤3'로 시청자들 초대하기 위해"

[Y터뷰①] 김은희 작가 "'아신전', '킹덤3'로 시청자들 초대하기 위해"

2021.07.31.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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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시대와 가장 서양적인 좀비의 만남이라는 것에 점수를 주신 게 아닌가 싶어요."

'킹덤' 시즌1, 2에 이어 스페셜 에피소드까지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작품의 인기 요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그의 말대로 어울리지 않은 전혀 다른 두 문화적 요소는 '킹덤'이라는 가상의 세계관 속에서 잘 버무려져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청자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스페셜 에피소드인 '킹덤: 아신전'이 지난 23일 공개됐다. '킹덤: 아신전'은 '조선의 좀비'로 출발한 '킹덤'의 세계관을 더욱 단단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지난 두 시즌의 프리퀄 작품이다. 조선을 혼란에 빠트린 생사역의 탄생 이야기를 그려 '킹덤' 세계관을 확장했다.

지난 두 시즌과 한 편의 스페셜 집필을 마친 김은희 작가는 "여기까지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만들어지기만 해도 얼마나 다행일까 싶었던 작품이었다. 언제나 설렘이 더 큰 작품"이라며 '킹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아신전'의 완성본을 본 직후 소감에 대해서는 "고맙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보실까 부담이 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시즌2 이후에 시즌3를 기대했던 '킹덤'의 애청자들이라면, 이번 '아신전'은 조금 아쉬울 수 있다. 92분 분량의 단 한 편짜리 스페셜 에피소드이기 때문. 그럼에도 김은희 작가가 시즌3 대신 '아신전'을 먼저 내놓은 이유는 따로 있다. '아신전'은 지난 시즌들과 시즌3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이기 때문.

"짧은 분량이 아쉬우실 수 있겠으나 아신이라는 인물, 폐사군에 대한 소개를 꼭 드리고 싶었어요. 이게 없이 시즌3로 간다면 '킹덤'이 낯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역사를 통해 조선의 북방에 대해 배우긴 하지만, 영상으로 많이 본 적은 없다 보니 낯설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해소하고 자연스럽게 시즌3로 시청자들을 초대하기 위해서 '아신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이 인물들이 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 인물 중심적으로 보여드릴 수밖에 없었고, 그걸 잘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아신전'은 생사역의 시작과 그 가운데 있던 인물 아신(전지현)의 이야기를 그렸다. 아신은 조선의 북쪽, 압록강 국경 근처에서 살아가는 성저야인으로 폐사군에서 우연히 생사초의 비밀이 담긴 벽화를 발견한 인물이다. 조선의 최고위층 인물인 세자를 중심으로 그린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결을 띄는 듯 하다. 이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시즌3까지 세계관으로 봤을 때는 피지배계급이 극을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아신을 그린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아신을 통해 그리고자 했던 정서는 한(恨)이다. 김 작가는 "배고픔, 차별, 멸시에서 오는 한이라는 감정을 풀고 싶었다. 기록물을 찾아봤을 때 어떤 계급에도 속할 수 없었던 차별 받고 사는 이들, 그 중에서도 피지배계급의 한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의 배경이었던 조선과의 연결고리인 민치록(박병은)도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조선의 북쪽 경계를 지키는 군관인 민치록은 조선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성저야인들을 이용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이 이중성을 띈 인물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앞으로 더 뻗쳐나갈 세계관, 시즌3의 이야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더 좋은 선택들이 무엇일지 고민해볼 수 있는 지점"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아신전'은 이러한 소수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려진 작품인 만큼, 배우들의 활약이 더욱 주목 받았다. 아신을 맡은 전지현은 김은희 작가의 신작 '지리산'에서도 주연을 맡아, 최근 둘의 인연은 깊다.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과 '아신전'에서의 캐릭터는 상반된 인물이다. 이 둘은 비슷한 시기에 해내는 걸 보고 '이렇게 스펙트럼이 넓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감탄했다. 특히 아신에 대해서는 "굉장히 강하고 위험하지만 아픔도 표현해줘야 하는 힘든 배역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전지현이 완성한 아신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신의 등장은 시즌2 말미부터 연결돼 많은 이들의 기대가 쏟아졌던 터. 다만 공개 직후 어린 아신의 이야기가 함께 그려져 전지현의 분량이 아쉽다는 평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시간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시간이 지남에도 불구하고 무게를 잃지 않는 한의 감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어린 아신과 성인 아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인 아신의 분량이 기대에 못 미치는 건 죄송하지만,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시즌3까지 가기 전, 프리퀄을 통해 '킹덤' 세계관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 김은희 작가. 그는 자신의 상상력을 멋지게 완성해준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매 신 모두 애를 많이 쓰셨다"며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시즌 1부터 함께 해온 김성훈 감독에 대해서는 "좋은 파트너"라고 극찬했다. 김 작가는 "김성훈 감독과의 작업은 긴장을 계속 해야 한다. 대본을 쓸 때 굉장히 너무 힘들고 안 풀리는 부분, 힘든 부분이 있을 때 조금은 포기하고 눙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면서 덮어놓고 싶을 때 김성훈 감독이 귀신 같이 알아채고 짚어낸다. 결국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스페셜 에피소드까지 세계관은 더 넓어졌고, 제작진들과의 호흡은 더욱 끈끈해진 듯하다. 여기에 김은희 작가는 호흡을 맞춰온 이들과 시즌3까지 함께 할 상상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킹덤' 시리즈의 다음 시즌이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다.

▶'[Y터뷰②] 김은희 작가 "'킹덤', 예상치 않았던 선물 같아요"'로 이어짐.

[사진제공 = 넷플릭스]

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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