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골때녀' 여자 축구의 기쁨과 슬픔

[Y리뷰] '골때녀' 여자 축구의 기쁨과 슬픔

2021.09.23.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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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만 가득한 예능프로그램보다도 진득한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던 '골 때리는 그녀들'이 눈물과 환희가 가득한 첫 정규 리그 시즌을 마무리했다.

22일 밤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는 FC 불나방과 FC 국대 패밀리의 결승전이 벌어졌다.

이날 국대 패밀리는 명서현의 동점골로 경기를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었다. 선수들이 경기장 하프라인의 양 쪽을 끝없이 오가며 엎치락뒤치락하던 중, 불나방은 서동주의 추가골로 첫 정규리그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절대자'인 박선영이 속한 불나방이 우세한 경기력으로 우승을 거머쥐며 조금은 뻔한 결말을 맞이했지만, 리그 내용은 전혀 뻔하지 않았다. 웃음보다는 눈물이, 농담보다는 진지했던 속마음 인터뷰가 더 많았던 이 예능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도 감동을 선사하며 '여자 축구' 열풍을 이끌었다.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면 '그저 예능일 뿐인데'라는 허무한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골때녀' 리그에 몰두하게 만든 건, 경기를 대하는 선수들의 진지한 태도와 그 속에 숨어 있는 스토리 덕분이었다.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은 이 축구 경기에 왜 열광하는가"를 꾸준히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을 한 발짝 더 프로그램 깊은 곳으로 끌어들였다.

리그 내용을 톺아보면, 이 출연자(선수)들에게 여자 축구의 의미는 어떤 것이었는지 단 번에 느낄 수 있다. 그들에게 의미는 제각각이었지만, 이것이 모여 다채로운 스토리, 감정이 담긴 '골때녀'를 만들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출연자들의 성장이었다. 경기장에서 공을 몰다 자주 넘어졌던 이들이 상대 선수를 제치며 또박 또박 공을 이끌고 나가는 모습이 대표적인 예시다. 가장 많은 선수들이 보여줬던 스토리다. 축구 기술적인 성장, 첫 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까지 그들이 쏟아부은 열정 어린 노력이 매번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축구는 자아정체성 성장의 발판이 되기도 했다. 이를 잘 보여준 팀은 FC 국대 패밀리. 축구 선수 아내로만 살아온 명서현, 심하은 등이 축구 선수로서의 자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뭉클한 감정을 선사했다. 명서현은 남편이 느꼈던 골맛을 자신의 것으로 느끼게 됐고, 심하은은 팀의 어엿한 전담 키커가 되어 있었다. 이러한 탄탄한 스토리 덕분에, "감독님의 기대에 내가 못 미치니까. 내 멘탈 싸움에서 내가 진 것"이라며 눈물을 흘리는 심하은의 모습을 시청자들 역시 부담을 가진 축구 선수 심하은으로 바라보며 공감할 수 있었다.

많은 출연자들에게 축구는 '팀'의 의미로 다가가기도 했다. 오랜 해외 생활을 하고 귀국한 서동주가 불나방 팀을 만나 소속감을 느꼈다는 인터뷰를 통해, 서동주에게 '골때녀'가 갖는 남다른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들이 갖는 팀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공동의 목표를 이뤄내고자 하는 희생, 노력, 열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골 때리는 그녀들'은 첫 정규 리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두 번째 리그를 예고했다. 이미 새로운 팀의 합류 소식이 들려온 상황. 다음 리그에서는 또 어떤 선수들의 이야기가 여자 축구의 또 다른 기쁨과 슬픔을 들려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YTN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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