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논란 일색 '스맨파'가 증명한 것

[Y초점] 논란 일색 '스맨파'가 증명한 것

2022.11.13.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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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일색, 그럼에도 봐줄 거라는 듯 대규모 콘서트까지 개최하는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가 한 가지만큼은 확실히 증명했다. MC 강다니엘 씨가 한 말처럼 한국 사람들의 '특'(특징)은 욕 하면서 재밌게 보는 게 아니다. 논란이 거듭되면 당연하게 외면해버리는 것이 요즘 시청자들인데, 제작진은 이 점을 아무래도 간과한 것 같다.

크게 화제된 논란만 해도 열 개에 달하는 '스맨파'. 방송 전부터 논란의 향연이었다. 권영찬CP, MC 강다니엘 씨의 실언이 프로그램 시작도 전에 성인지 논란을 야기했다. 일부 여성 시청자들의 외면이 어느 정도 예견되는 포인트였다.

먼저 권영찬CP는 지난 8월 열린 '스맨파' 제작발표회에서 '스맨파'와 '스우파'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자 댄서들과 남자 댄서들의 춤이 확실히 다르다. 여자들의 서바이벌에 질투와 욕심이 있었다면, 남자들의 서바이벌에는 의리와 자존심 싸움 등이 많이 보여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권영찬CP 본인의 성별 고정관념으로 '스우파' 여성 댄서들의 춤을 '질투와 욕심', 남성 댄서들의 춤을 '의리와 자존심'으로 정의한 것이다.
권영찬 CP

강다니엘

강다니엘 씨는 팬들과의 소통 앱을 통해 '스우파'에 이어 '스맨파' MC를 맡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고, 이는 실언의 역사의 시작이었다. 이때 그는 "솔직히 말하면 남자들이라 너무 편하다. 기가 안 빨린다. 원래 되게 무서웠다"고 말했다. 여성 댄서들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팬들의 지적에도 그는 "화장도 아이라인 빡 하신 누님들인데, 성별로 그러다뇨. 할 말을 잃었다" "저런 분들은 스탠딩 코미디가면 화내시고 나오시겠다"라며 일부 채팅 참여자를 차단하기까지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강다니엘 씨는 "제작진분이랑도 너무 친해져서 사실 저도 제작진분들이랑 한통속이다. 여러분들이 장난식으로 말하는 '제작진X'들에 저도 포함된 거다. 즐기면서 보겠다. 재밌으면 뭐라고 하는 건 사실이니까. 한국 사람들 특(징) 욕하면서 제일 재미있게 본다. 이거 팩트"라며 사과 없이 하고픈 말을 계속 이어갔다.

당연하게도 권영찬 CP와 강다니엘 씨의 발언 모두 뜨거운 논란으로 부상했다. 이들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실감하고 재빨리 자신들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수습이 불가능한 발언임은 물론이거니와, 앞선 논란이 이뿐만이 아닌 탓에 이들의 사과가 이미 조성된 불매 분위기를 막을 순 없었다.

과거 프라우드먼의 모니카 씨를 저격한 댄서 오천 씨의 출연이 일부 '스우파' 팬들의 반발을 산 것은 물론, '스맨파' 출연 크루 뱅크투브라더스를 '비투비'로 표기해 상도덕 논란에 휩싸였다. 이미 티켓팅이 완료된 '스우파' 콘서트에 '스맨파' 크루들을 게스트로 내보내면서 또 한번 불매의 원인을 제공했다.

지난해 '스우파'가 워낙 성공한 덕에 '스맨파'는 유리한 출발선에 놓여있었다. 시끄러운 잡음에도 불구하고 첫방 시청률은 '스우파'를 제칠 정도였다. 안무 창작 미션 곡 중 하나인 '새삥'의 안무가 챌린지 열풍을 이끄며 어느 정도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으나, 이마저도 안무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스맨파'는 쭉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위댐보이즈 리더 바타 씨가 만든 '새삥'의 안무 중 오토바이를 타는 듯 발을 끌며 천천히 움직이는 동작이 2019년 발표한 에이티즈의 ‘세이 마이 네임’ 안무와 비슷하다며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바타 씨는 "현재 비교되는 안무와 동작의 연결성, 의도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선 표절 논란에 반박했지만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부족했다.

파이트 저지 논란도 야기됐다. 가수 보아 씨가 '스맨파' 심사위원 자격인 파이트 저지로 출연하면서 악플로 고통받은 것. 특히,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프라임킹즈를 탈락시키자 파이트 저지들을 향한 도 넘은 악플 세례가 이어졌고, 결국 보아 씨는 악플러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선언해야 했다. 이 가운데 출연자인 파이트 저지들을 향한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스맨파' 제작진 역시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YGX 크루 멤버 박현세 씨는 걸그룹 뉴진스의 안무를 희화화한 영상을 게재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보는 이들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과장된 몸짓과 표정으로 가득한 커버 영상에 반발이 이어지자, 박현세 씨는 아무런 설명 없이 약 10분 만에 해당 영상을 지웠다. 이후 박현세 씨는 SNS를 통해 "뉴진스와 '하이프 보이'의 안무가 그와 관련된 누구도 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사과했다.

방송 도중 하차 의사를 전한 엠비셔스 크루 멤버 김정우 씨가 자신의 SNS를 통해 "강요된 인터뷰였다"라고 글을 게재하면서 하차 조작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스맨파' 제작진은 "김정우 씨의 하차에 제작진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마지막회까지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 8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파이널 미션에서 MC를 보던 강다니엘 씨가 '스맨파'에 제작지원을 한 탄산수 브랜드 A사가 아닌 경쟁사 B사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는 계약 위반으로 위약금까지 물을 수도 있는 가볍지 않은 사안인만큼 구설에 올랐고, 강다니엘 씨는 소속사를 통해 또 한 번 사과해야 했다

구설로 시작해 구설로 막을 내린 '스맨파'는 오는 19일 대전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 부산, 창원, 인천, 수원, 서울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티켓 판매는 부진한 상황이다. 공연마다 빈 좌석이 1000~2000여 석에 달하는 예매 현황이 대중의 식어버린 관심을 증명한다. '스맨파'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스우파'의 반토막인 1.4%에 불과했다. 요즘 시청자들은 강다니엘 씨의 발언과는 달리 문제작을 욕하면서까지 보지 않는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더욱 냉정해진 시청자들의 눈에 들려면 이들이 요구하는 기본만큼은 갖춰야할 것이다.

[사진=Mnet '스트릿 맨 파이터', 오센]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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