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정글의 법칙'과 달랐다...'생존왕', 탈락 불사한 김병만의 절치부심

생존은 기본, 당락이 걸린 대결까지… 한국판 '헝거게임'이 탄생했다.

지난 7일 밤 10시, TV CHOSUN 서바이벌 예능 '생존왕 : 부족전쟁'이 베일을 벗었다.

첫 방송에서 멤버들은 한국에서 비행기로 5시간 30분, 차로 5시간 걸리는 거리로 총 3700km 떨어진 말레이시아 ‘사바 정글’에 도착했다. 1라운드 ‘열대우림’, 2라운드 ‘무인도’, 3라운드 ‘히든 장소’에서 10일간 각 팀이 대결해 4개 팀 중 단 한 팀만이 ‘생존왕’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

'정글 팀' 김병만, 김동준, 정지현부터 '피지컬 팀' 추성훈, 김동현, 박하얀, '군인 팀' 이승기, 강민호, 아모띠, '국가대표 팀' 박태환, 정대세, 김민지까지 쟁쟁한 피지컬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결 결과를 궁금케 했다. 건장한 라이벌들의 등장에 "정글에서 내가 가장 초라해 보인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겸손했지만, 첫 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 정글 생활 10여 년의 김병만이었다.

이날 김병만은 자신만의 노하우로 초반부터 ‘정글 팀’을 선두로 이끌었다. 첫 미션은 두 명의 팀원이 진흙탕을 달려 길 끝에 놓인 8개의 상자에 숨긴 ‘팀 깃발’을 찾은 뒤, 불개미가 도사리는 약 13m 높이의 나무 정상에 이를 꽂는 ‘팜 트리 정복’이었다. 넘어지고 구르기 십상인 진흙탕 달리기와 해머로 나무 상자를 일일이 부숴서 깃발을 찾아야 해 수차례 선두가 바뀌었지만, 미끄러운 진흙 신발의 약점을 파악하고 맨발 투혼을 펼친 김병만이 먼저 팜 트리 위에 팀 깃발을 꽂았다.

하지만 ‘정글 팀’과 ‘피지컬 팀’의 깃발이 뒤바뀌는 예측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결과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이승기가 유쾌한 입담으로 긴장감 가득한 대결 속에서 웃음을 끌어냈다. 그는 "국가대표 팀원들에게 대회에서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느냐"라고 물으며 국제 경기를 기준으로 내세웠다. 이승기의 논리적인 입담에 당황한 김병만은 "이렇게 말을 많이 할 거면 스튜디오 예능에 나가지 왜 정글로 왔냐"라고 항의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나 김동현이 “군인 팀이 1등 하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며 전폭적인 ‘정글 팀’ 지지를 보낸 끝에, 정글 팀이 1위로 결정됐다.

‘팜 트리 정복’에서 1등을 한 ‘정글 팀’은 모든 팀의 생존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됐다. ‘피지컬 팀’은 강을 건너야만 하지만, 물가인 덕에 벌레가 적은 생존지에 팀 깃발을 꽂았다. ‘군인 팀’은 각종 벌레의 군생지이지만 열매 수급이 편리한 숲속 한가운데를 생존지로 받았다. 앞선 두 팀이 대나무 도끼질로 힘을 소모한 반면, 김병만은 마른 대나무의 성질을 활용해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손쉽게 대나무를 쪼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모든 팀이 불 피우기에 곤욕을 치렀는데, 이때 김병만의 능력이 빛을 발했다. 정글의 습기 탓에 연기만 자욱하고 쉽게 불이 붙지 않자 모든 팀이 한자리에 모여 불 피우기에 열을 올렸다. 김병만은 대나무만 활용해 불을 피우다 잘되지 않자, 마스크의 철사와 건전지를 이용한 불 피우기로 2차 도전에 나섰다. 이마저도 실패하자 김병만은 결국 필살기를 감행, 껍질에 대나무 톱밥을 돌돌 감은 뒤 불씨에 대고 입으로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불 피우기에 성공했다. ‘정글 프로메테우스’ 김병만이 6시간 만에 선사한 불길에 모든 팀들은 한마음으로 기쁨을 나눴다.

어렵게 ‘집’과 ‘불’을 해결한 네 팀에게 '장어 사냥' 미션이 주어졌다. 가장 많이 잡는 팀에게만 주어지는 장어구이를 위해 맨손 낚시 대결이 시작됐다. '마린 보이' 박태환의 활약이 기대됐지만 물안경이 없다는 변수로 힘을 쓰지 못해 반전을 안겼다. 이 가운데 김병만은 미끄러운 장어를 손으로 붙잡은 뒤 바로 밖으로 던져 버리는 방식으로 순식간에 2마리를 잡아 감탄을 자아냈다. 최종 승자가 된 김병만의 ‘정글 팀’은 추가 베네핏과 모든 장어를 독식하며 승리를 만끽했다.

이전 '정글의 법칙'이 생존에 초점을 맞췄다면, '생존왕'은 이처럼 네 개의 팀이 대결 형식을 취해 한층 더 스릴과 긴장감이 느껴졌다. 미션에 임하는 팀별 전략과 각기 다른 형태로 집을 짓는 모습 등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팀들은 생존을 위해 함께 뭉치기도 하고 대결에서는 치열하게 맞붙으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장어를 잡다가 물에 빠진 추성훈, 진흙탕에 미끄러지는 이승기, 신발이 벗겨져도 아랑곳 않고 달리는 김민지 등 승부를 펼치는 과정에서 예측 불가한 명장면이 탄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글의 대명사, 김병만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생존만 하라면 자신 있다. 에너지를 아끼면 된다. 그런데 이번엔 대결 미션으로 에너지를 다 써야 하는데 생존까지 해야 하니까 솔직히 걱정이 된다"라며 '정글의 법칙'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아닌, 언제든 탈락할 수도 있는 서바이벌 참가자로서 기꺼이 정글로 향한 그의 눈에서 남다른 각오가 느껴졌다. 비록 세월의 흐름으로 체력은 약해졌을지 몰라도 경험과 내공은 쉽게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김병만은 첫 회부터 증명해 보였다.

김병만의 맹활약과 정글을 배경으로 펼쳐진 혹독한 생존 미션, 치열한 팀 대결에 힘입어 ‘생존왕’ 1회는 분당 최고 3.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평균 3.5%의 시청률로 종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생존왕'이 정글 예능의 새로운 강자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TV CHOSUN '생존왕' 방송 화면]


YTN 최보란 (ran613@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