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그 조용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 (上)

군산, 그 조용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 (上)

2016.03.03. 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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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군산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말해보라면 무슨 대답이 많이 나올까? 아마 짬뽕, 빵 등 먹거리가 대부분일 것이다. 전국에서 알아주는 빵집과 유명한 짬뽕집이 즐비한 지역이니 저런 대답이 안 나온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이렇게 음식으로 주목받으며 식도락가라면 꼭 들려야할 여행지로 손꼽히던 군산은 이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여행지로 변화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절 호남평야의 쌀을 수탈하기 위한 항구로 번성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군산, 그 조용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 (上)

이런 유명세 덕분일까? 군산은 어느 여행지를 가도 타지사람이 많고 복잡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물론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이 모두 다른 만큼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최근의 군산 여행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군산, 그 조용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 (上)

그래서 이번에는 그나마 군산에서 한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행지를 추천해 볼까 한다. 우선 풍경이 아름다운 ‘경암동 철길마을’을 꼽을 수 있다. 군산시 경촌4길에 위치한 이 마을은 가운데 철길을 따라 양 옆으로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완성된 마을이다.

군산, 그 조용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 (上)

일제 강점기 때 철길이 깔리고 사람들이 모이면서 마을이 형성되긴 했지만 지금의 모습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처음 마을에 들어서면 외국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협소하게 그지없는 길 사이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장사를 하며 열차가 지나갈 때면 살기위해 벽에 몸을 밀착시키면서 일상이라는 듯 웃던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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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열차운행을 중단하고 건물들을 몇 개 철거하면서 그나마 예전 같은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과거에는 건물들이 아슬아슬하게 양 옆을 지키고 있었다. 어느 정도로 열차가 가깝게 지나갔는지 바로 옆으로 다녀서 건물이 들썩거릴 정도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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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을 따라 서 있는 2층 집과 사람 키만 한 판잣집을 보고 그 옆으로 우뚝 서 있는 아파트를 보면 이질적인 풍경 때문인지 많은 생각이 든다. “여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열차가 뭘 어떤 식으로 다닌 거야?” 길을 걸으며 많은 질문을 해보지만 결국 자문자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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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른 경암동 마을에 대해 쉽게 얘기하고 당연한 풍경처럼 취급하지만 지난 2008년 열차가 운행을 중단할 때 까지 이 모든 것은 사실이었고 여기 사람들의 삶이었다. 현재는 많은 영화와 CF에 마을이 등장해 여행객들에게는 군산에 가면 꼭 들려야 하는 곳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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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동 철길마을에서 가만히 걷다보면 많은 감정이 느껴진다. 외로움, 따스함, 정겨움, 고독함 등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이 말이다. 하지만 하나 얘기해면 옛 감성이 묻어 나오는 을씨년스러운 철길마을을 마주한다면 입가에 묘한 미소가 머금어 질 것이다.

트레블라이프=김초롱 kcr86@travellife.co.kr

군산, 그 조용함을 찾아 떠나는 여행 (上)

TRAVEL TIP: 경암동 철길마을은 군산 여행의 중심지인 ‘중앙사거리’에서 좀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에게는 여행 코스를 만들 때 난감하다. 만약 시간이 많다면 버스를 이용해도 좋지만 택시가 더 나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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