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무소유'와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下)

'길상사', '무소유'와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下)

2016.05.10. 오전 11:0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길상사', '무소유'와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下)
AD
알려진대로 법정스님의 '무소유' 가르침은 그의 스승인 효봉스님의 영향이 컸다.

그는 일제 강점기하 우리나라 최초의 판사였지만,인간이 인간을 심판 할 수 있을까 하면서 출가를 하게 된다. 그가 입었던 옷을 팔아 엿판을 구해 3년을 전국을 떠돌아다닌 것은 유명한 일화다.

출가라는 것 자체가 속세를 버리고 떠남을 의미하지만, 효봉의 버림과 청빈은 그의 제자인 법정스님을 통해 일반대중에게 그대로 전파되었다.

효봉스님은 평소 낡은 비누 한개를 가지고 다니면서 '이것 하나면 됐지, 두개가 왜 필요해"라고 일갈하셨다고 한다.

자야(김영한)가 대원각을 시주하기전 법정스님의 영향을 받았다면, 법정의 스승이었던 효봉스님의 가르침을 떠올려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40대 초로의 여자가 길상사 진영각 툇마루에 오래도록 앉아있다.

명상인가, 수행인가. 진영각 내에 비치된 스님의 유품과 유언 등을 훑어보고 나와 마당을 한바퀴 돌고 나온 뒤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있다.

법정스님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하지만 모두들 말이 없다.

'길상사', '무소유'와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下)

길상사 진영각은 말없이 앉아있기에 너무도 어울리는 곳이다. 지금처럼 가을에는 길상사의 꽃이라 불리는 '꽃무릇' 이 한창 피어올라 운치를 더한다.

'길상사', '무소유'와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下)

법정스님의 유골을 모신 함도 눈에 띄는 표시없이 진영각 뜰에 안치돼 있다. 미리 알고 오지 않는다면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길상사', '무소유'와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下)

길상사의 숨은 재미 하나는 절 곳곳에 숨어있는 스님의 말씀 찾기다.
꽃이나 나무가지를 꺾지 말라는 주의말인가 싶어 가까이 가보면 스님의 말씀이 숨어있는 식이다.

'길상사', '무소유'와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下)

법정스님은 길상화 김영한의 기증의사를 접하고도 그 뜻을 물리쳐왔다.
결국 1995년 10여년이 지나서야 그 뜻을 받아 조계종 송광사 말사로 등록하게 된다.

2010년 이곳 길상사에서 입적하신 스님은 그 자신이 시주받아 창건한 절이지만, 1년에 한두번 법회외에는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주지스님 같은걸 맡아본적이 없다. 그는 무소유다.

'길상사', '무소유'와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下)

길상화 김영한도 이곳 길상사에서 1999년 세상을 떠나며 "내 모든 재산이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 해. 나 죽거든 눈 오는 날 길상사 뒤뜰에 뿌려 달라'는 말을남긴다.

백석은 북에서 이미 1995년 저 세상 사람이 되었지만 그 사실이 알려진 것은 2001년이 되어서였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길상사', '무소유'와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下)

TRAVEL TIP : 길상사는 홀로 명상할수 있는 침묵의 집이라는 공간을 두고 있다. 바쁜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 하루쯤 마음을 치유하기에 더할나위 없다. 며칠씩 시간이 된다면 템플 스테이를 신청해도 좋다.

찾아가는 길은 4호선 한성대 입구역 6번 출구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절 입구까지 도착할수 있다.

하지만 지하철역에서부터 걸어서 찾아가는 길도 대사관과 아기자기한 커피숍과 갤러리등이 어우러져 나쁘지 않다.

무릎이 괜찮다면 걸어갈 것을 추천한다.

스토리텔링 중심의 여행 전문 미디어
트레블라이프 www.travellife.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