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채석강, 달과 파도가 만든 시간의 역작

부안 채석강, 달과 파도가 만든 시간의 역작

2016.09.28. 오후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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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채석강, 달과 파도가 만든 시간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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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은 변산반도국립공원의 핵심을 이루는 유명한 관광지다.

이곳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선 썰물 때 한바퀴를 완전히 돌아야 한다. 제대로 바닷가를 한번 걸어보고 싶다면 적벽강과 채석강 등의 해안을 따라 18Km의 해안누리길을 트렉킹하면 된다.

생각해보면 이 멋진 지형을 만든건 비와 바람, 파도와 달, 그리고 시간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바닷물에 침식되어 퇴적된 지형을 만들고, 조수간만은 달의 인력때문에 발생한다.

부안 채석강, 달과 파도가 만든 시간의 역작

아무리 봄볕은 며느리를 쬐이고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고 하지만, 해안가의 부서지는 햇살은 강렬하기 그지없다.

크림을 바르고 수건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수단방법을 게을리하면, ‘이방인’의 뫼르소가 느낀 현기증이 오락가락 할 수 있다.

제주의 송악산처럼 잘 닦여진 길은 아니지만 책을 수만권 포개놓았다는 채석강의 절경을 감상하며 도는 갯바위 길은 재미가 넘쳐난다.

부안 채석강, 달과 파도가 만든 시간의 역작

전국의 유명짜한 아쿠아리움엔 아이들을 위한 체험시설이 되어 있다. 하지만 채석강의 갯바위 물웅덩이는 자연체험시설로 이들을 능가한다.

아이들과 함께 작은 물고기를 잡고 놀다보면 어른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흠뻑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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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라다보이는 바다는 사람들의 시선일뿐, 바다속 생물들은 대부분 바다속에서 살아간다.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없는 사람들에겐 이런 웅덩이가 작은 바다, 즉 소우주가 된다. 그 속엔 해초류부터 게와 물고기까지 없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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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천연어항인 셈인데 바닷가 출신으로서 말하자면, 어릴 때 이 작은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재미있는 것이 없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아이때의 즐거움을 재발견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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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고향을 떠나 살아가다보니 집에 수족관을 두게 된다. 어릴 때 보았던 그 작은 소우주를 집에 두는 셈이지만, 인공적인 것은 무엇이건 간에 느낌이 반감되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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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에서부터 채석강을 여유롭게 돌고나면 유람선과 여객선을 타는 항구와 등대가 보인다. 등대는 가보라고 있는 것이며, 유람선은 타라고 있는 것이다.

부안 채석강, 달과 파도가 만든 시간의 역작

거듭 말하지만 강이건 바다건 유람선이 보이면 일단은 타고 봐야 한다. 언제 같은 장소에서 유람선을 탈 기회가 생길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경험을 토대로 정리해보면 거의 그런 기회는 다시 생기지 않는다.

부안 채석강, 달과 파도가 만든 시간의 역작

그러니 시계 보지 말고 가격 보지 말고 기왕 여기까지 온 거 타고 보시라. 한 끼를 굶더라도 타고 봐야 한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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