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2017.04.11.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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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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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의 봄을 찾아 나서기로 마음먹자 이 섬에 대해 알고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공항을 가기 위해 공항버스나 지하철에 실려 있을 때는, 가고 있는 곳이 섬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가는 여정일 뿐, 영종도는 그저 공항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상하게도 지금도 배를 타지 않으면 섬에 가고 있다는 인식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영종도에는 공항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다.

이름은 익히 들어온 을왕리 해수욕장도 영종도에 있다는 걸 모를 정도였다.

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영종도 서쪽 끝단에 자리 잡은 을왕리 해수욕장은 해변 길이 700m로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걷는 맛이 삼삼하다. 뭔가 확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은은하게 마음을 데운다.

원래 여행이라는 게 마음을 데우는 행위 아니겠는가.

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진 해변에 트럭이 들어와 어선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수심이 깊은 동해에서는 배를 정비할때 조선소에 올려야 하지만, 서해는 그냥 간조때 트럭 몰고 들어와서 하면 된다.

해변 뒤로는 소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도 나무랄 데가 없다.

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봄볕에 눈이 부신 해수욕장은 서해 특유의 갯벌에 비친 물비늘로 반짝거린다.

마치 하얀 낙조가 이글거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갈매기의 무리는 봄의 정취를 찾아 나선 사람들과 뒤섞여 누가 방문객인지 헷갈릴 정도다.

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마치 여름의 태풍이 제주도에서부터 서서히 상륙하듯이, 남쪽엔 꽃들이 지천이라지만 여긴 이제 막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봄이 오는 것을 알린 건 오히려 대학생들의 단체 야유회.

아직은 차가울 게 분명한 바닷물에 뛰어들고 던지는 그들에게서 봄이 가져다주는 특유의 싱그러움을 느낀다.

젊음이 부러운 순간이다.

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선녀바위 해변 일대는 특히 바위모양이 신기하다. 밀물로 빠져나간 이곳을 산책하려면 바위를 넘나들어야 해서 발이 빠지거나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장봉도를 들어가기 위해 선착장을 찾았지만 시간이 또 애매해진다.

어디를 가건 배는 무조건 타고 봐야 하지만, 당일치기 드라이브로 떠난 여행이어서 나올 시간을 계산해보면 망설여지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이래서 당일로 떠나는 여행은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더라도 무조건 아침에 서둘러야 한다.

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영종도는 해변 전체가 조개구이 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조개구이 축제 한마당을 열어놓은 듯 흥을 내지만, 과도한 호객 행위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유명한 관광지 어디건 그렇지 않은 곳이 어디 있을까 만은 어디까지나 정도의 문제이다. 이런 호객 행위는 오히려 관광객들의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으니 업주들이 모여서 공동 노력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종도는 공항? 당신이 이 섬에 대해 몰랐던 것들

영종도는 또한 인천에서 부동산 경기를 이끄는 곳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조그만 섬에 대형 아파트 단지들이 눈에 띈다.

서울 접근성도 더욱 더 좋아지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대규모 오피스텔과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그다지 반가운 얘기는 아니지만, 먹고 사는 문제이기에 별다른 할 말은 없다.

서울에서 과장 좀 섞어서 차 한잔 마실 시간에 도착한 이 살벌한 수도권에서, 강원도 두메산골처럼 원판보전이 되길 바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일지도 모른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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