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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하면 의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경북 최대 도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지역이자 산업도시 등등이다.
하지만 최근의 대구는 이같은 기존의 인식과는 다른 면모들이 있다. 섬유 중심의 산업도시로의 명성은 공장들의 해외 이전과 더불어 이미 그 기능을 잃은 지 오래다. 가장 더운 곳이라는 이미지도 유난히 더웠던 최근 몇 년간의 여름에는 그다지 도드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대구는 매우 흥미로운 도시다. 겉에서 보는 이미지와 실제가 다른 느낌이랄까. 밖에서 보면 특별한 개성이 없는 대도시 같지만 특유의 색깔과 문화가 있다. 게다가 딱히 구경할만한 곳이 없는, 관광과는 먼 도시 같지만 은근히 둘러볼 만한 곳도 상당한 편이다.
최근에는 특히 대구의 음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예능 등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의 음식이 자주 소개되고 있다. 국내 여행과 특히 소셜 미디어의 확장으로 맛집 탐방 등 식도락 문화가 발달하면서 대구의 먹거리 문화는 새롭게 조명되는 분위기다.
대구는 실제로 미식 여행에 알맞은 곳이다. 타 지역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독특한 음식문화가 있으며 그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또 대도시 특유의 발달된 교통으로 접근성도 유리하다. 이 때문에 수도권을 기준으로 당일치기에 최적화된 곳이기도 하다.
이번 대구여행을 통해 접한 음식은 서문시장 칼국수, 걸레만두, 막창, 일명 ‘뭉티기’라 불리는 우둔살 육회 등이다. 대구에서는 일찌감치 자리 잡았으며 최근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음식들이기도 하다.
이들 음식은 대구 특유의 맛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유명한 대구음식들은 지역의 색다른 맛의 특징이 있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첫 번째는 맛이 매우 직선·직관적이라는 점. 대구 음식은 복잡 미묘하거나 다양한 맛을 추구하기보다는 스트레이트(straight)한 경향이 있다. 서문시장의 칼국수만 봐도 가볍고 시원한 단선적인 맛을 추구하는 편이다. 여타의 경우도 음식 안에 두서너 가지 맛이 들어가기보단 고소함, 달콤함 등 주로 한 가지 미각이 돋보이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는 식감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대구 음식은 대체로 다채로운 식감을 강조하는 편이다. 앞서 언급한 직관적인 미각도 어찌 보면 이같은 식감을 강조하기 위해 비롯된 느낌이다. 대구 막창의 경우 무엇보다 쫄깃한 식감이 강조돼 있다. 뭉티기의 경우 기존의 육회와 비교해 차진 식감을 극대화한 음식문화로 보인다.
특히 여성들이 즐겨 찾는 걸레만두의 경우 음식에 깃든 맛 자체보다는 흐물흐물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서문시장 칼국수도 여타 지역의 것과는 남다른 특징이 있는데 바로 수북이 쌓인 풋고추와 함께 먹는 다는 것. 이는 칼국수에 씹는 식감을 더하기 위한 식문화로 해석된다.
이같은 대구의 음식문화의 일면에는 서민의 일상이 깊이 패여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공장 노동자와 시장 상인들의 고단한 하루를 음식으로 풀어간 흔적이 이처럼 독특한 음식문화를 만들어 낸 것 같다. 그래서 대구의 음식은 매우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대구여행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TRAVEL TIP: 대구여행은 대중교통으로 갈 것을 적극 추천한다. 기차와 지하철망이 발달돼 어지간한 관광지와 식당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주차문제 등 신경 쓸 요소와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음식에 집중해 여행할 경우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며 소화시키다 보면 보다 많은 음식을 접할 수 있다.
김윤겸 gemi@hotmail.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하지만 최근의 대구는 이같은 기존의 인식과는 다른 면모들이 있다. 섬유 중심의 산업도시로의 명성은 공장들의 해외 이전과 더불어 이미 그 기능을 잃은 지 오래다. 가장 더운 곳이라는 이미지도 유난히 더웠던 최근 몇 년간의 여름에는 그다지 도드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대구는 매우 흥미로운 도시다. 겉에서 보는 이미지와 실제가 다른 느낌이랄까. 밖에서 보면 특별한 개성이 없는 대도시 같지만 특유의 색깔과 문화가 있다. 게다가 딱히 구경할만한 곳이 없는, 관광과는 먼 도시 같지만 은근히 둘러볼 만한 곳도 상당한 편이다.
최근에는 특히 대구의 음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예능 등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의 음식이 자주 소개되고 있다. 국내 여행과 특히 소셜 미디어의 확장으로 맛집 탐방 등 식도락 문화가 발달하면서 대구의 먹거리 문화는 새롭게 조명되는 분위기다.
대구는 실제로 미식 여행에 알맞은 곳이다. 타 지역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독특한 음식문화가 있으며 그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또 대도시 특유의 발달된 교통으로 접근성도 유리하다. 이 때문에 수도권을 기준으로 당일치기에 최적화된 곳이기도 하다.
이번 대구여행을 통해 접한 음식은 서문시장 칼국수, 걸레만두, 막창, 일명 ‘뭉티기’라 불리는 우둔살 육회 등이다. 대구에서는 일찌감치 자리 잡았으며 최근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음식들이기도 하다.
이들 음식은 대구 특유의 맛을 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유명한 대구음식들은 지역의 색다른 맛의 특징이 있는데 이는 크게 두 가지가 눈에 띈다.
첫 번째는 맛이 매우 직선·직관적이라는 점. 대구 음식은 복잡 미묘하거나 다양한 맛을 추구하기보다는 스트레이트(straight)한 경향이 있다. 서문시장의 칼국수만 봐도 가볍고 시원한 단선적인 맛을 추구하는 편이다. 여타의 경우도 음식 안에 두서너 가지 맛이 들어가기보단 고소함, 달콤함 등 주로 한 가지 미각이 돋보이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는 식감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대구 음식은 대체로 다채로운 식감을 강조하는 편이다. 앞서 언급한 직관적인 미각도 어찌 보면 이같은 식감을 강조하기 위해 비롯된 느낌이다. 대구 막창의 경우 무엇보다 쫄깃한 식감이 강조돼 있다. 뭉티기의 경우 기존의 육회와 비교해 차진 식감을 극대화한 음식문화로 보인다.
특히 여성들이 즐겨 찾는 걸레만두의 경우 음식에 깃든 맛 자체보다는 흐물흐물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서문시장 칼국수도 여타 지역의 것과는 남다른 특징이 있는데 바로 수북이 쌓인 풋고추와 함께 먹는 다는 것. 이는 칼국수에 씹는 식감을 더하기 위한 식문화로 해석된다.
이같은 대구의 음식문화의 일면에는 서민의 일상이 깊이 패여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공장 노동자와 시장 상인들의 고단한 하루를 음식으로 풀어간 흔적이 이처럼 독특한 음식문화를 만들어 낸 것 같다. 그래서 대구의 음식은 매우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대구여행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TRAVEL TIP: 대구여행은 대중교통으로 갈 것을 적극 추천한다. 기차와 지하철망이 발달돼 어지간한 관광지와 식당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주차문제 등 신경 쓸 요소와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음식에 집중해 여행할 경우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며 소화시키다 보면 보다 많은 음식을 접할 수 있다.
김윤겸 gemi@hotm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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