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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아니하다는 말이 있다. 금년 봄이 딱 거기에 적합한 말이다. 모든 사람들의 발길을 끊어 놓고 서로 간에 왕래도 못하게 만드는 괴상한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언제 우리의 발길을 이렇게 오랫동안 끊어 놓은 적이 있었던가? 그래도 봄소식을 알리는 진달래를 보겠다고 이른 아침 남쪽으로 달리는 버스는 상큼한 햇살을 헤치고 기분 좋게 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 결과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등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곳으로는 떠오르는 곳이 여러 곳이 있지만 그래도 꽃을 보려면 경남 창녕에 있는 화왕산이 제격이다. 이곳은 봄에는 진달래가, 가을에는 억새로 유명한 곳이다.
화왕산을 오르는 코스는 여러 곳이 있지만 가장 선호하는 코스는 옥천 주차장에서 관룡사를 거쳐 화왕산으로 가서 자하곡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 코스는 화왕산 정상으로 가기 바로 전에 영화 촬영 세트장도 지나게 되어 영화의 한 장면을 머릿속에 그릴 수도 있다.
주차장에서 잠시 걸어 관룡사로 들어서면 입구에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돌 장승이 일주문 역할을 하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위하여 연등이 달려있는 모습이 연초록색 산들과 비교되어 아름답게 보인다.
여기서 왼쪽 방향으로 가면 불상이 아름다운 용선대로 갈 수 있지만 시간이 제한되어 곧장 올라가기로 한다. 관룡사에서 잠시 오르면 쉬고 오르면 청룡암에 도달하게 된다. 암벽에 살짝 걸쳐있는 암자와 마애불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특이하게 암자 옆에는 맑은 샘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갈증이 나던 차에 바가지로 한 모금 마시니 시원한 맛이 난다.
옥천 주차장에서 1시간 30여 분 정도 진한 땀을 빼고 오르면 능선에 도착한다. 능선 암봉 틈새에서 피어나는 나무들은 많은 세월이 흘렀겠지만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고 꽃을 피우고 있다. 거기에 살고 있는 진달래 또한 많은 고행을 하면서 한 송이 꽃을 피워 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존경스럽다.
잠시 꽃을 바라보고 다시 능선 길을 걷는다. 여기서부터는 능선길이기 때문에 편안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잠시 후에 관룡산 정상을 만난다. 용선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길이다. 이곳은 조망이 좋아서 옥천 읍내를 내려다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관룡산에서 화왕산성으로 가는 길은 산벚꽃이 만개하여 코끝으로 스치는 향기가 일품이다. 산길에서 이런 자연향기를 맡으면서 걷는다는 것은 호사 중에 호사이다. 그리고 산벚꽃에서 벌들이 꿀을 따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아마도 벌처럼 부지런한 곤충도 별로 없을 것이다. 오래전에 읽었던 “침묵의 봄”이라는 책에도 벌들이 사라지면 식량의 생산이 감소되어 기근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는 벌들에게 감사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꽃향기를 맡으면서 고개를 살짝 넘으면 허준의 드라마 촬영지가 보인다. <허준>뿐만 아니라 <대장금>, <왕초>, <상도> 등의 드라마가 촬영되었다는 포스터가 걸려있다. 촬영장 건너편 산에는 지금 한창 진달래가 온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배경으로 드라마를 촬영하였으니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눈으로 보는 풍광도 아름다웠을 것이다.
촬영지에서 화왕산성은 손에 잡힐 듯 지근거리에 있다. 화왕산성 동문으로 들어가면 시야가 확 트인다. 산성 내부는 평평한 분지 형태로 되어있다. 산성의 둘레만 2.7km에 달하고, 성곽 내부 면적도 5만 6천 평이나 되는 억새 평원이 한눈에 보인다. 특이하게 내부에는 작은 연못도 있다. 이 연못은 창녕조씨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창녕조씨득성비”도 있다.
산성 안으로 들어가서 오른쪽 산성으로 올라간다. 돌계단을 오르는 중간중간 계단 아래에 야생화도 피고 있다. 이렇게 척박한 땅에서 자기 한 몸을 희생하여 후대를 이어가려는 의지가 인간보다 진한 것 같다. 능선에 올라선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일망무제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조망이 좋다. 능선을 따라 피어있는 진달래는 이제 절정을 막 지나고 결실을 맺고 있다.
화왕산 정상은 성곽의 서쪽에 있다. 평상시의 휴일이었다면 많은 등산객들이 정상석 주변에서 분주하게 오고 갔을 것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이행하느라 이날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화왕산 맞은편에 있는 배바위로 간다. 그 옛날 이곳에 배를 매었다는 바위이다. 노아의 홍수 같은 상황이 있었는지 바위 이름은 그렇게 부르고 있다. 화왕산은 진달래 개화시기를 잘 맞추어 오면 능선을 따라 피는 아름다운 진달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산은 자하곡 주차장으로 하산 길을 잡았다. 이곳은 급경사 길에 돌들이 많아서 조심해서 하산해야 한다.
제공 = 국내유일 산 전문채널 마운틴TV (명예기자 김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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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한 결과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등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곳으로는 떠오르는 곳이 여러 곳이 있지만 그래도 꽃을 보려면 경남 창녕에 있는 화왕산이 제격이다. 이곳은 봄에는 진달래가, 가을에는 억새로 유명한 곳이다.
화왕산을 오르는 코스는 여러 곳이 있지만 가장 선호하는 코스는 옥천 주차장에서 관룡사를 거쳐 화왕산으로 가서 자하곡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 코스는 화왕산 정상으로 가기 바로 전에 영화 촬영 세트장도 지나게 되어 영화의 한 장면을 머릿속에 그릴 수도 있다.
주차장에서 잠시 걸어 관룡사로 들어서면 입구에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돌 장승이 일주문 역할을 하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위하여 연등이 달려있는 모습이 연초록색 산들과 비교되어 아름답게 보인다.
여기서 왼쪽 방향으로 가면 불상이 아름다운 용선대로 갈 수 있지만 시간이 제한되어 곧장 올라가기로 한다. 관룡사에서 잠시 오르면 쉬고 오르면 청룡암에 도달하게 된다. 암벽에 살짝 걸쳐있는 암자와 마애불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특이하게 암자 옆에는 맑은 샘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갈증이 나던 차에 바가지로 한 모금 마시니 시원한 맛이 난다.
옥천 주차장에서 1시간 30여 분 정도 진한 땀을 빼고 오르면 능선에 도착한다. 능선 암봉 틈새에서 피어나는 나무들은 많은 세월이 흘렀겠지만 고고한 자태를 잃지 않고 꽃을 피우고 있다. 거기에 살고 있는 진달래 또한 많은 고행을 하면서 한 송이 꽃을 피워 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존경스럽다.
잠시 꽃을 바라보고 다시 능선 길을 걷는다. 여기서부터는 능선길이기 때문에 편안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잠시 후에 관룡산 정상을 만난다. 용선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길이다. 이곳은 조망이 좋아서 옥천 읍내를 내려다보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관룡산에서 화왕산성으로 가는 길은 산벚꽃이 만개하여 코끝으로 스치는 향기가 일품이다. 산길에서 이런 자연향기를 맡으면서 걷는다는 것은 호사 중에 호사이다. 그리고 산벚꽃에서 벌들이 꿀을 따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아마도 벌처럼 부지런한 곤충도 별로 없을 것이다. 오래전에 읽었던 “침묵의 봄”이라는 책에도 벌들이 사라지면 식량의 생산이 감소되어 기근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는 벌들에게 감사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꽃향기를 맡으면서 고개를 살짝 넘으면 허준의 드라마 촬영지가 보인다. <허준>뿐만 아니라 <대장금>, <왕초>, <상도> 등의 드라마가 촬영되었다는 포스터가 걸려있다. 촬영장 건너편 산에는 지금 한창 진달래가 온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배경으로 드라마를 촬영하였으니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눈으로 보는 풍광도 아름다웠을 것이다.
촬영지에서 화왕산성은 손에 잡힐 듯 지근거리에 있다. 화왕산성 동문으로 들어가면 시야가 확 트인다. 산성 내부는 평평한 분지 형태로 되어있다. 산성의 둘레만 2.7km에 달하고, 성곽 내부 면적도 5만 6천 평이나 되는 억새 평원이 한눈에 보인다. 특이하게 내부에는 작은 연못도 있다. 이 연못은 창녕조씨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창녕조씨득성비”도 있다.
산성 안으로 들어가서 오른쪽 산성으로 올라간다. 돌계단을 오르는 중간중간 계단 아래에 야생화도 피고 있다. 이렇게 척박한 땅에서 자기 한 몸을 희생하여 후대를 이어가려는 의지가 인간보다 진한 것 같다. 능선에 올라선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일망무제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조망이 좋다. 능선을 따라 피어있는 진달래는 이제 절정을 막 지나고 결실을 맺고 있다.
화왕산 정상은 성곽의 서쪽에 있다. 평상시의 휴일이었다면 많은 등산객들이 정상석 주변에서 분주하게 오고 갔을 것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충실히 이행하느라 이날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화왕산 맞은편에 있는 배바위로 간다. 그 옛날 이곳에 배를 매었다는 바위이다. 노아의 홍수 같은 상황이 있었는지 바위 이름은 그렇게 부르고 있다. 화왕산은 진달래 개화시기를 잘 맞추어 오면 능선을 따라 피는 아름다운 진달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산은 자하곡 주차장으로 하산 길을 잡았다. 이곳은 급경사 길에 돌들이 많아서 조심해서 하산해야 한다.
제공 = 국내유일 산 전문채널 마운틴TV (명예기자 김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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