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포인트] 맑고 푸른 봄날 ‘용문산’에서

[산행 포인트] 맑고 푸른 봄날 ‘용문산’에서

2020.05.22. 오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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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문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풍경

오늘은 용문산이다. 이렇게 푸른 하늘과 흰구름 떠가는 하늘을 본 적이 얼마만인지? 미세먼지와 황사로 오염된 이후 정말 오랜만이다.

용문산은 높이 1,157m로 양평(楊平) 북동쪽 8km, 서울 동쪽 42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경기도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용문산은 우리나라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 하나로 용문사, 상원사, 윤필사, 사나사 등 고찰이 있다. 용문산은 관광진흥법 제 52조 관광지의 지정 등에 따라 주차장, 화장실 등 공익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고, 펜션 등 숙박시설 등을 갖추고 있어 사시사철 수도권에서 산책과 트레킹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인기가 높은 곳이다. 용문산을 트레킹하기 위해서 용문사에서 징수하는 문화재 관람표를 내고 들어서면 잘 정비된 산책로와 그네, 의자 등이 보이고 친환경 농업 박물관 등이 있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둘러보고 흔들그네에도 앉아 잠시 쉬어가는 것도 힐링이 된다.

오늘 트레킹은 용문사에서 절골을 따라 펼쳐진 용문계곡길로 이동하며, 마당바위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코스로 하산까지 약 9km로 5~6시간 정도 걸린다. 산길을 따라 걸으니 어릴 때 걸었던 산길과 같이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편안하다. 왼쪽으로 용문계곡도 보이고 나무들과 꽃들 사이를 걸으니 행복함이 밀려온다.


△ 용문사까지 올라가는 정비된 산책로


△ 용문사 일주문

약 20분 정도 걷다보면 다리를 건너 용문사에 이른다. 용문사 사천왕문을 지나고 계단을 올라가면 용문사에서 유명한 은행나무가 보인다. 아름다운 은행나무는 약 1,100살 이상으로 추정되며,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되었다.


△ 용문사 은행나무

원래 높이가 60여 미터에 달해 유실수로서 동양권에서 최대 거목이었으나 2001년 경 고사 위기에 처하자 상당한 규모로 가지치기를 한 끝에 지금은 약 39미터로 높이가 낮아졌다. 아울러 벼락 피해를 막기 위해 나무보다 훨씬 높은 피뢰침도 근처에 설치되었다. 수세도 약해져 1960년 경만 해도 20여석에 가까운 은행이 수확되어 용문사의 살림을 책임질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5석 남짓만 수확된다고 한다.

용문산 은행나무는 볼 때마다 그 위용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다른 모습이지만 가을날 노란색으로 한껏 치장한 은행나무가 단연코 가장 아름답다. 천 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모진 풍파 속에 생긴 거대한 하단부의 옹이는 지친 삶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이랑 너무나 닮아 보인다.


△ 용문사 전경

은행나무에 감탄하면서 계단을 올라가면 용문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용문사가 마치 한 폭의 진경산수화처럼 아름답다. 용문사는 913년(신덕왕 2년) 대경대사가 창건하였다 하나, 일설에는 649년(진덕여왕 3년)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892년(진성여왕 6년) 도선이 중장하고, 또 신라의 경순왕이 직접 이곳에 와서 창건하였다고 한다. 조선 전기인 1457년(세조 3) 중수되었고 1907년 의병활동 때와 1950년 6.25 전쟁 때 소실되었다가 1982년 중창되었다고 한다.

느리게 걸어가며 행복한 트레킹을 하면 하늘, 구름, 나무, 풀, 꽃, 절, 계곡 등등 모든 것을 제대로 볼 수 있고 비로소 산을 이해하게 된다. 이런 트레킹이 바로 품격이 있는 것이라 생각해본다.

자! 이제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한다. 용문사에서 마당바위까지는 1.8km로 절골(용문계곡)을 끼고 걷는 암벽길이다. 돌길을 계속 걸어야 하고 오른편에는 암벽이 있어 항상 주의를 기해야 한다.


△ 낙석이 떨어질 수 있는 구간이 많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아직 수량이 풍부하지는 않아도 계곡의 물은 맑고 깨끗해서 트레킹하는 내내 심심하지 않도록 친구가 되어준다.


△ 용문계곡의 수량은 아직 적은 편이다.

수도권에서는 유명한 산이다 보니 오늘도 많은 산객들이 보인다. 한참을 오르다보니 이마에서는 땀이 흐른다. 수십 명은 앉을 정도로 넓은 공간을 내어주는 마당바위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흐르는 계곡물을 보며 과일로 당을 채우고 땀을 식히니 봄바람이 살랑살랑 기분이 좋다. 깨끗한 자연의 공기를 마음껏 들여 마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힐링이 된다.

휴식을 했으니 힘을 내어 다시 출발한다. 정상까지는 1.6km가 남았다. 천천히 천천히 간다. 산행할 때 체력은 올라갈 때 30~40%, 내려올 때 30~40%를 사용하고 20~30%는 예비를 남겨놓아야 한다. 특히, 용문산과 같이 높고 지속적으로 경사진 곳을 올라갈 때는 체력소모가 많기 때문에 천천히 이동하면서 잠시 쉬어가야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의 증가를 최소화 할 수 있다. 계속해서 계곡과 암벽길이다. 같은 장면들이 반복되는 듯 하다.



△ 경사가 급한 길이 정상까지 이어진다.

한참을 오르다 보면 정상부 아래에 데크길을 만나고 이 길만 올라가면 정상이다. 데크길을 올라가다가 돌아보면 산 아래 전경이 아름답다. 산행 시작할 때는 한없이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조금 보인다. 높은 산들은 기상이 돌변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드디어 정상이다. 정상 가섭봉에서는 장군봉, 백운봉, 중원산 등의 멋진 조망을 볼 수 있다.


△ 용문산 정상석에는 은행나무로 만든 조형물이 있다.

이 삶이 끝나기 전까지 트레킹하는 것이 나의 목표인데 그렇게 사시는 분들을 가끔씩 산에서 만날 때 마다 꿈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휴식을 하고 이제 하산이다. 하산할 때가 항상 조심해야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더 천천히 내려간다. 무릎의 연골은 영원하지 않다. 사용할수록 닳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하산시에는 무릎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릎보호대, 등산 스틱, 스포츠 테잎 등을 활용하고 등산 속도는 보통에서 느림으로 걷고, 중간중간 휴식하면서 무릎 부위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하면서 신경써야 한다.

정상에서 데크길로 내려오면 직진하는 길과 장군봉으로 가는 오른쪽길이 있다. 체력이 있고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장군봉과 상원사를 경유해서 용문사로 가는 것도 좋은 코스다. 오늘은 직진후 삼거리에서 올라온 계곡길이 아닌 능선길로 하산하다. 돌길로 많이 올라왔으니 능선의 흙길을 밟으며 완만하게 하산한다. 중간중간 진달래와 꽃들이 수고했다고 반겨주는 것 같다..

한참을 걷다보면 상원사로 가는 길과 용문사로 가는 삼거리 이정표가 나오는데 용문사로 향한다. 용문사에서 은행나무를 다시 보고 산책로와 포장된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하산한다.

맑고 푸른 봄날 용문산에서 걸었던 이번 트레킹은 내 삶의 생기를 한층 돋워주었다.


제공 = 국내유일 산 전문채널 마운틴TV (명예기자 김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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