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인문학의 즐거움이 일상 속에 깊숙이 파고든 별마당 도서관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인문학의 즐거움이 일상 속에 깊숙이 파고든 별마당 도서관

2017.06.07. 오후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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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상 속 건축디자인(도심 속 도서관이 변하고 있다)
인문학의 즐거움이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리모델링한 스타필드 코엑스 몰 ‘별마당 도서관’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과 결합된 문화, 교육의 장, 열린 도서관의 확장된 면모를 엿볼 수 있어

낯선 도시에서 만나게 되는 매력적인 건축 공간은 도시 여행자들이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저마다의 목적에 따라 도시를 방문하고 도시 곳곳을 탐험하듯 여행하는 사람들을 잠시 휴식에 취하게 만들 공간이 있다면 도시 여정의 만족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도시를 살찌우는 유명 유적지나 오래된 건축물도 있겠지만 도시의 한편에서 조용히 자리 잡고 있으면서, 지역 주민들 모두에게 널리 사랑받는 지역 도서관에 발길을 옮겨보는 것은 괜찮은 여정이다. 관광 명소는 아니지만 도서관이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빛내는 지식의 보고이자 지혜의 산실이란 점에서 도시 속에 꼭꼭 숨어있는 보석 같은 존재일 것이다.
현대의 도서관은 단지 책만 보관하고 열람할 수 있는 지식 저장고에서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이자 여러 복합적인 기능을 흡수하면서 긍정적인 교육문화센터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추어 지난 5월 31일 새롭게 개장한 별마당 도서관이 관심을 끈다.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중앙인 센트럴플라자 내부에 들어선 별마당 도서관은 연면적 2,800㎡에 2층 규모로 오픈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복합쇼핑몰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은 코엑스 몰과 높은 층고를 십분 활용하여 몰 중심부에 쇼핑몰과 결합된 큼지막한 도서관으로 꾸며놓았다. 내부 공간은 특별전을 열 수 있는 지하 1층의 라운지와 2개 층에 걸쳐 비치된 독서 테이블과 의자, 계단형‧소파‧벤치형으로 구성된 200여석의 독서 공간은 지하와 지상층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와 접목되면서 사뭇 경쾌한 공간미를 연출한다. 2층에는 카페와 편의점도 마련되고, 곳곳에 노트북과 핸드폰 충전을 위한 콘센트와 USB 단자도 구비되어 도서관 이용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꿈을 펼친다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별마당 도서관은 13m에 달하는 3개의 대형 서가를 중심으로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 체험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도서관이나 서재의 분위기를 한층 돋워주기 위해 마련된 대형 서가라는 점에서 책이 사람 손에 닿지 않는 곳이나 지하층 외부에는 모형 책을 비치하여 공간적 운치를 더했다. 서가의 높이에 따라 책을 비치하고 도르래를 활용한 사다리를 통해 책을 옮길 수도 있겠지만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3m 높이 이상에는 장식용 책을 비치한 것이다. 개관 이후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비롯하여 도서관 음악가 공연, 명사 초청 특강, 저자와의 대화, 시 낭송회 등의 전시와 콘서트, 공연 등이 지속적으로 마련되어 도서관을 찾은 사람들의 문화적 기대치를 높여준다.
중앙홀을 리모델링하여 재단장한 도서관 내부에는 5만여 권의 도서와 600여종에 달하는 국내외 잡지를 두루 갖춰 공간의 풍성함으로 더했다. 별마당 도서관의 위치적 성격상, 도서관과 서점의 장점을 취하고 있는 곳이기에 인문, 경제, 교양, 취미 등으로 나누어 비치된 서적들은 도서검색대를 활용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아이패드를 활용해 책을 읽을 수 있는 e-book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도심 속에서 도서관의 운치를 느끼며 대화하며 휴식에 취할 수 있기에 도서관은 연일 많은 독서 인원들로 채워진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도서관으로 계획된 취지에 맞추어 회원카드를 만들 필요 없이 손쉽게 책으로의 접근이 용이하고, 인근 쇼핑 공간과 연계되어 간단한 음료나 음식 반입도 가능한 점 역시 별마당 도서관으로 사람이 모이는 이유다.

이번 별마당 도서관 프로젝트는 코엑스몰의 임차운영사업자인 신세계그룹이 코엑스몰을 상징적인 만남의 공간으로 변모시킴으로써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신세계측은 야심찬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시설 확충을 위해 60억원을 투자했고 계획 초기에 일본의 다케오 시립도서관을 벤치마킹해 디자인했다. 지난 2013년 리모델링한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커피를 음미하며 25만권의 책을 편안하게 펼쳐볼 수 있게 함으로써 인구 5만의 소도시에 연간 100만 명의 방문객을 모으는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별마당 도서관에 적용된 개념은 책을 펴고 별을 품는다는 디자인으로 멈춤, 비움, 채움, 기쁨의 언어를 적용하고 있다.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해 개발한 도서관이 한 기업의 사업운영의 제고를 위해 시도한 의도도 있겠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고 문화를 누리도록 공공적인 목적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신세계그룹은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기업의 임직원이 내는 기부금만큼 기업에서도 후원금을 내는 제도)로 별마당 도서관을 후원하고 있으며, 다 읽고 필요 없는 책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매월 11을 고객과 함께 하는 책 나눔의 날로 운영하는 등 인문학의 즐거움이 일상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과거의 도서관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부분 왕족이나 귀족 등 상류층의 소유물이나 사원과 대학 내에로 설치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시대가 거슬러 내려오면서 점차 도서관은 시민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하는 지혜의 보고의 장으로 변모되었다. 현대에 이르러 도서관은 연구와 학술협력을 위한 지식의 산실이자, 교육, 문화의 공간으로, 지역단위에서는 마을 사랑방과 문화센터, 공연장 등의 복합 기능을 수용하며 점차 그 공공적, 문화적 의미를 넓혀가고 있다. 도서관의 건축디자인 역시 건축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다양한 형태로 건립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책과 사람, 문화와 교육, 쇼핑의 개념이 두루 적용하고 있는 별마당 도서관의 면모를 통해 진정 사람을 생각하고 배움의 장으로 거듭날 열린 도서관의 확산 가능성을 비추어 본다. >>기사 출처 News Source_ AN newspaper(AN news group)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annews@naver.com
제공_ 에이앤뉴스 건축디자인 대표 네트워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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