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눈보라 속에 한 해를 날려 보냈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눈보라 속에 한 해를 날려 보냈다.

2018.01.29. 오전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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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눈보라 속에 한 해를 날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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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눈보라 속에 한 해를 날려 보냈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날, 자신이 가보고 싶은 장소에서 보내는 것도 누구에게나 남다른 기억이다. 숨 쉴 틈 없었던 2017년 한 해가 끝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출장을 기회로 모처럼 스위스에서 보내는 특별한 행운을 맞보았다.
긴 해외 출장과 밀려드는 회사의 업무 탓에 지독한 감기가 귀국을 충동질하기도 했지만, 고열의 아픔을 이끌고 오른 알프스의 산맥의 풍경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알프스 계곡의 입구에 있는 도시 인터라켄에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융프라우의 여정을 시작했다. 알프스의 빙하수가 흘러 형성된 툰 호수와 달리겐 호수를 배경으로 들어선 인터라켄은 6천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로 알프스를 오르는 여행객에게는 특별한 보금자리 같은 곳이어서 정겹게 다가온다.
융프라우로 오르는 길은 해가 맑게 펴서 알프스의 풍경이 한눈에 보였다. 등산열차를 타고 융프라우에 오르니 아래와는 다르게 눈보라에 눈을 뜨지 못했다. 산 정상은 너무 높은 탓에 고산병으로 인해 어지럽고 울렁거렸다. 눈보라가 어떻게 쳤는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다다른 고봉 융프라우는 고산지대에서 맛보는 독특한 경험을 내게 선사했다.

높이 4,158m에 달하는 융프라우(Jungfrau)는 독일어로 젊은 여인을 뜻한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으로 알려진 3,454m의 융프라우요흐역(Jungfraujoch)은 열차가 운행한지 100년도 넘었다고 한다. 역 플랫폼에서 리프트로 이어진 가장 높은 스핑크스 전망동은 융프라우 설경을 파노라마처럼 조망하기에 그만이다. 철도 운행 100주년을 기념하여 조성된 얼음 터널인 알파인 센세이션과 지하 얼음 궁전, 유럽에서 가장 긴 빙하인 알레치 빙하, 융프라우 건너편에 마련된 야외 전망 테라스인 플라토도 스키나 스노보드, 하이킹 코스 등과 함께 만년설로 뒤덮인 알프스의 독특한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만년설을 뚫고 896년부터 1912년 동안 16년에 걸쳐 만들어낸 산악열차는 알프스 정상까지 관광객을 편안하게 인도한다. 한편으로는 그 편안함 속에는 눈 덮인 고봉 사이로 터널을 뚫고 열차 궤도를 놓기 위해 고군분투한 스위스인의 도전정신을 새삼 느껴본다.
눈보라치는 알프스 꼭대기에서 한해를 보내는 가운데 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기점으로 침몰한지 1037일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 북한의 수차례 탄도미사일 발사와 6차 핵실험으로 야기된 한반도의 긴장감, 경주 지진의 공포가 채 가시기 전에 벌어진 포항 지진의 공포는 우리 사회의 울적하면서도 불안한 모습의 연속이었다.

붉은 닭의 해였던 정유년 한해의 나쁜 기운을 떨쳐버리고 이제 2018년 무술년 황금 개띠의 희망이 펼쳐지게 된다. 특히 올해 2월에는 30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아온 동계올림픽의 해가 된다. 하나 된 열정으로 전 세계인을 동계 스포츠의 장으로 주목시킬 평창올림픽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여줄 수 있는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것임을 믿어본다. 비록 수천억 원을 들여 건설한 동계올림픽의 경기장이 돈 먹는 애물단지로 취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한국인의 단합된 힘과 지혜로움은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고 평창과 강릉의 미래를 밝고 인도할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빛내줄 강원도 백호 수호랑의 힘찬 기운이 올림픽 기간 내내 펼쳐지길 바래본다. >> 기사 출처_ AN News(ANN News Cente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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