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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쪽대본'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얼마 전 탤런트 유동근 씨가 방송사 드라마 PD를 폭행한 사실이 보도가 됐었죠.
폭행의 발단이 바로 이 쪽대본으로 알려지면서 새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드라마 촬영 여건상 어쩔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드라마 제작에 적지 않은 걸림돌임은 분명해보입니다.
오늘은 YTN 스타 이동훈 기자와 함께, 이 쪽대본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유동근 씨 폭행문제부터 이야기해보죠.
드라마 '왕과 나'의 PD를 폭행했다고 해서 문제가 됐는데, 쪽대본 때문이었죠?
[답변]
유동근 씨가 한 달쯤 전에 드라마 '왕과 나'의 책임프로듀서와 조연출을 폭행했습니다.
사태는 일단 유동근 씨와 드라마 작가가 서로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는데요.
사건의 원인이 쪽대본 때문으로 밝혀지면서 쪽대본 문제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질문]
쪽대본, 단어를 보면 대충 그 의미는 짐작이 가는데요.
정확히 어떤 것을 쪽대본이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답변]
시청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쪽대본을 직접 가지고 왔습니다.
촬영과 방송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드라마 특성상 일부 드라마에서는 대본을 촬영 당일 인터넷 메일 등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배우들은 작품의 줄거리나 전후상황은 모른 채 대사만 가지고 연기를 하게 되죠.
대사를 못 외우는 건 둘째 치더라도 감정선 같은 것들이 살아나지 않는 것입니다.
연기자들은 쪽대본으로 인한 어려움이 크다고 말하는데요.
[인터뷰:조재현, 탤런트]
"어디를 걸어가는 장면이 나와있어요. 그냥 기분 좋게 걸어갔어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게 어디 장례식장에 가는 장면이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연결된 대본이 나왔을때… 굉장히 큰 실수를 한거죠. 그런 어떤 하나의 예인데…"
[인터뷰:김명민, 탤런트]
"불편하죠. 대본이 언제 어떻게 나올 지 모르니까 같은 장소를 여러번 왔다갔다 해야 하기도 하고, 스태프들도 마찬가지고…불편한 건 사실이예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라마를 생방송으로 한다는 푸념섞인 우스개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나 또 드라마 작가들 입장에서는 쪽대본을 쓸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가 또 있을 텐데요?
[답변]
일단 드라마 기획부터 방송까지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1~2번, 일일드라마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5번을 방송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일정이 촉박하죠.
또 촬영은 장소나 날씨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촬영에 차질이 생기면 방송일자에 임박해서 급하게 찍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
드라마 작가 측의 의견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김남, 작가·한국방송작가협회 부이사장]
"하루 전까지도 협의를 하거든요. 어떤 방향으로 가자…하루 전에 협의된 걸 작가가 무슨 수로 그날 저녁에 당장 다 씁니까?"
시청률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 끊임없이 협의를 해야 되고, 방송 직전에야 협의점이 나오면 작가가 어렌지를 새로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질문]
양쪽 모두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고 있는 건데, 대책은 없겠습니까?
[답변]
쪽대본은 영화를 방불케 하는 블록버스터급 드라마가 생겨나고 외주제작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과열된 것이 원인입니다.
경쟁 작품의 인기가 높으면 시청률을 따라잡으려고 이야기 전개를 무리하게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 보면 대본 완성이 늦어지면서 쪽대본이 나오고, 결국 줄거리가 엉성해지게 되죠.
때문에 드라마를 너무 많이 제작하는 현실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사전제작제도, 시즌제 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중견연기자 김을동 씨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김을동, 탤런트]
"제도적으로 전작제가 도입이 돼서 방송을 사전제작으로 만드는 시스템으로 되지 않으면 제2의, 제3의 이런 사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결국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식의 제작방식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거란 생각도 드는데요.
연기자와 작가, PD 등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쪽대본'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얼마 전 탤런트 유동근 씨가 방송사 드라마 PD를 폭행한 사실이 보도가 됐었죠.
폭행의 발단이 바로 이 쪽대본으로 알려지면서 새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드라마 촬영 여건상 어쩔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드라마 제작에 적지 않은 걸림돌임은 분명해보입니다.
오늘은 YTN 스타 이동훈 기자와 함께, 이 쪽대본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유동근 씨 폭행문제부터 이야기해보죠.
드라마 '왕과 나'의 PD를 폭행했다고 해서 문제가 됐는데, 쪽대본 때문이었죠?
[답변]
유동근 씨가 한 달쯤 전에 드라마 '왕과 나'의 책임프로듀서와 조연출을 폭행했습니다.
사태는 일단 유동근 씨와 드라마 작가가 서로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는데요.
사건의 원인이 쪽대본 때문으로 밝혀지면서 쪽대본 문제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질문]
쪽대본, 단어를 보면 대충 그 의미는 짐작이 가는데요.
정확히 어떤 것을 쪽대본이라고 말하는 것입니까?
[답변]
시청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쪽대본을 직접 가지고 왔습니다.
촬영과 방송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드라마 특성상 일부 드라마에서는 대본을 촬영 당일 인터넷 메일 등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배우들은 작품의 줄거리나 전후상황은 모른 채 대사만 가지고 연기를 하게 되죠.
대사를 못 외우는 건 둘째 치더라도 감정선 같은 것들이 살아나지 않는 것입니다.
연기자들은 쪽대본으로 인한 어려움이 크다고 말하는데요.
[인터뷰:조재현, 탤런트]
"어디를 걸어가는 장면이 나와있어요. 그냥 기분 좋게 걸어갔어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게 어디 장례식장에 가는 장면이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연결된 대본이 나왔을때… 굉장히 큰 실수를 한거죠. 그런 어떤 하나의 예인데…"
[인터뷰:김명민, 탤런트]
"불편하죠. 대본이 언제 어떻게 나올 지 모르니까 같은 장소를 여러번 왔다갔다 해야 하기도 하고, 스태프들도 마찬가지고…불편한 건 사실이예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라마를 생방송으로 한다는 푸념섞인 우스개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러나 또 드라마 작가들 입장에서는 쪽대본을 쓸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가 또 있을 텐데요?
[답변]
일단 드라마 기획부터 방송까지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1~2번, 일일드라마 같은 경우는 일주일에 5번을 방송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일정이 촉박하죠.
또 촬영은 장소나 날씨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촬영에 차질이 생기면 방송일자에 임박해서 급하게 찍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입니다.
드라마 작가 측의 의견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김남, 작가·한국방송작가협회 부이사장]
"하루 전까지도 협의를 하거든요. 어떤 방향으로 가자…하루 전에 협의된 걸 작가가 무슨 수로 그날 저녁에 당장 다 씁니까?"
시청률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 끊임없이 협의를 해야 되고, 방송 직전에야 협의점이 나오면 작가가 어렌지를 새로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질문]
양쪽 모두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고 있는 건데, 대책은 없겠습니까?
[답변]
쪽대본은 영화를 방불케 하는 블록버스터급 드라마가 생겨나고 외주제작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과열된 것이 원인입니다.
경쟁 작품의 인기가 높으면 시청률을 따라잡으려고 이야기 전개를 무리하게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 보면 대본 완성이 늦어지면서 쪽대본이 나오고, 결국 줄거리가 엉성해지게 되죠.
때문에 드라마를 너무 많이 제작하는 현실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사전제작제도, 시즌제 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중견연기자 김을동 씨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김을동, 탤런트]
"제도적으로 전작제가 도입이 돼서 방송을 사전제작으로 만드는 시스템으로 되지 않으면 제2의, 제3의 이런 사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결국은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식의 제작방식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거란 생각도 드는데요.
연기자와 작가, PD 등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고민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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