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앵커]
지난주 YTN은 재계의 상속세 인하 요구가 일부 과장된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는 보도를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상속세 인하 주장을 펴면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상의 '가짜 뉴스'를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는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았고, 일부 언론은 그걸 다시 받아쓰고 있습니다.
와이파일, 뉴스 바로 보기, 고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손경식 / 경영자총연합회 회장 : 많은 기업인이 우려하고 있는 과도한 상속세 문제도 조속히 개선해야 합니다.]
상속세를 내려야 한다.
반복되는 재계의 주장입니다.
근거 가운데 하나는 '눈물의 경영권 매각' 사례.
가업을 물려받아 잘 키우고 싶은데, 상속세가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지분을 팔고 경영권을 잃은 사례로 9개 기업을 제시합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밀폐용기 국내 점유율 1위 락앤락.
창업주 김준일 전 회장은 2017년 사모펀드에 지분을 팔았습니다.
'상속세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경총의 설명이 맞는지 물었습니다.
김 전 회장 측은 "세계적인 생활 문화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투자 여력 있는 새로운 대주주를 찾기 위해서였다"며 "상속세와는 전혀 관계없다"고 밝혔습니다.
상속세와 연관시키는 것에 대한 불쾌감도 내비쳤습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
경총은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서영필 전 회장이 회사를 팔았다고 했는데, 서 전 회장은 50대 중반으로 아직 상속을 생각할 나이는 아닙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 : 연세가 아직 환갑이 안됐어요. (상속세 걱정돼 회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는 건) 말도 안 되고요. 자제들에게 회사를 상속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말을 항상 했습니다. (경총이) 어떻게 그런 추측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례도 보겠습니다.
손톱 깎기로 유명한 쓰리쎄븐.
상속세 마련을 위해 펀드에 매각한 것은 맞지만, 창업주 일가는 경영권을 유지했습니다.
1년 뒤에는 팔았던 지분을 모두 사들여 다시 대주주가 됐죠.
가구 업체 까사미아는 이케아의 국내 진출 등에 따른 경영 악화로 대기업에 인수된 것이지, 상속세와는 무관합니다.
요진건설산업.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 사망한 뒤 유족 지분이 국내 펀드에 넘어간 건 맞습니다.
그러나 경영권은 줄곧 또 다른 창업자가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상속세 때문에 회사를 판 게 아니거나, 창업주가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마치 상속세 내느라 경영권을 매각한 것처럼 왜곡된 겁니다.
경총 주장에 비교적 부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원인은 복합적이어서 경영권 매각 원인을 상속세 하나로 몰아가기는 어렵고, 공기업 성격의 기업이 인수해 경영이 안정되면서 부정적으로만 보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경총이 '상속세 부담으로 인한 경영권 매각 사례'로 뭉뚱그려 단정한 이유.
일부 경제지 중심으로 생산된 기사를 확인 없이 그대로 인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경총 관계자 : (직접 확인하지는 않은 거죠?) "그렇죠. 확인도 어렵고 해서 언론 기사를 출처로 했습니다. 밑에 각주(언론사 출처)를 달았잖아요.]
기초적인 사실 확인도 안 된 사실상의 오보를, 입맛에 맞는다는 이유로 아무런 검증 없이 공식 보고서에 넣은 경총.
재계를 대표하는 공신력 있는 단체가 낸 자료라며 일부 언론이 그걸 다시 받아쓰면서, 사실상의 가짜뉴스는 상속세 인하 주장의 핵심 근거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지난주 YTN은 재계의 상속세 인하 요구가 일부 과장된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는 보도를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상속세 인하 주장을 펴면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사실상의 '가짜 뉴스'를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는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았고, 일부 언론은 그걸 다시 받아쓰고 있습니다.
와이파일, 뉴스 바로 보기, 고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손경식 / 경영자총연합회 회장 : 많은 기업인이 우려하고 있는 과도한 상속세 문제도 조속히 개선해야 합니다.]
상속세를 내려야 한다.
반복되는 재계의 주장입니다.
근거 가운데 하나는 '눈물의 경영권 매각' 사례.
가업을 물려받아 잘 키우고 싶은데, 상속세가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지분을 팔고 경영권을 잃은 사례로 9개 기업을 제시합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밀폐용기 국내 점유율 1위 락앤락.
창업주 김준일 전 회장은 2017년 사모펀드에 지분을 팔았습니다.
'상속세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경총의 설명이 맞는지 물었습니다.
김 전 회장 측은 "세계적인 생활 문화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투자 여력 있는 새로운 대주주를 찾기 위해서였다"며 "상속세와는 전혀 관계없다"고 밝혔습니다.
상속세와 연관시키는 것에 대한 불쾌감도 내비쳤습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
경총은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서영필 전 회장이 회사를 팔았다고 했는데, 서 전 회장은 50대 중반으로 아직 상속을 생각할 나이는 아닙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 : 연세가 아직 환갑이 안됐어요. (상속세 걱정돼 회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는 건) 말도 안 되고요. 자제들에게 회사를 상속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말을 항상 했습니다. (경총이) 어떻게 그런 추측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례도 보겠습니다.
손톱 깎기로 유명한 쓰리쎄븐.
상속세 마련을 위해 펀드에 매각한 것은 맞지만, 창업주 일가는 경영권을 유지했습니다.
1년 뒤에는 팔았던 지분을 모두 사들여 다시 대주주가 됐죠.
가구 업체 까사미아는 이케아의 국내 진출 등에 따른 경영 악화로 대기업에 인수된 것이지, 상속세와는 무관합니다.
요진건설산업.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 사망한 뒤 유족 지분이 국내 펀드에 넘어간 건 맞습니다.
그러나 경영권은 줄곧 또 다른 창업자가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상속세 때문에 회사를 판 게 아니거나, 창업주가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마치 상속세 내느라 경영권을 매각한 것처럼 왜곡된 겁니다.
경총 주장에 비교적 부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원인은 복합적이어서 경영권 매각 원인을 상속세 하나로 몰아가기는 어렵고, 공기업 성격의 기업이 인수해 경영이 안정되면서 부정적으로만 보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경총이 '상속세 부담으로 인한 경영권 매각 사례'로 뭉뚱그려 단정한 이유.
일부 경제지 중심으로 생산된 기사를 확인 없이 그대로 인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경총 관계자 : (직접 확인하지는 않은 거죠?) "그렇죠. 확인도 어렵고 해서 언론 기사를 출처로 했습니다. 밑에 각주(언론사 출처)를 달았잖아요.]
기초적인 사실 확인도 안 된 사실상의 오보를, 입맛에 맞는다는 이유로 아무런 검증 없이 공식 보고서에 넣은 경총.
재계를 대표하는 공신력 있는 단체가 낸 자료라며 일부 언론이 그걸 다시 받아쓰면서, 사실상의 가짜뉴스는 상속세 인하 주장의 핵심 근거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