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2019년에 가스 점검원이 세대를 방문하면 일어나는 일

[ep.2] 2019년에 가스 점검원이 세대를 방문하면 일어나는 일

2019.12.31. 오후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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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들고 쫓아와서 도망갔어요"
"계량기 보여달라니까 욕을 하면서 무릎 꿇으라고"
"허리를 만졌어요"
"한글도 볼 줄 모르냐고..."

2019년, 서울도시가스 점검·검침원들은 이런 대우를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 신체·언어 폭력은 물론, 정체 모를 남성이 옷을 벗은 채 문을 열어줘도 그 집에 들어가 가스 점검 업무를 해야 한다. 회사에서 요구한 할당량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안전 매뉴얼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롯이 혼자의 힘으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11월 1일, 서울 시청 앞에서 서울도시가스 검침원들은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로부터 두 달 전, 울산도시가스의 점검원들은 울산시의회 옥상에 올랐다. 성폭력 대책 마련을 방치하는 회사 때문이었다. 몇 달 전 한 점검원이 고객의 집에서 감금을 당해 트라우마가 생겼는데, 회사는 이를 방치했다. 그 후 비슷한 일을 겪은 점검원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다른 점검원들은 참았던 분노가 터졌다. 4개월의 파업이 끝나고 나서야 노사는 안전 대책을 합의했다.

이 모든 일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아직도 서울도시가스의 검침원들은 기본적인 안전 대책도 없는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점검원을 고용한 회사(고객센터)는 검침 업무를 위탁한 업체들에, 업체들은 가스 공급을 위탁한 서울시에 책임을 미룬다. 노동 조건을 보장받을 수 없는 점검원들은 묻는다.
“우리의 안전은 누가 보장해주나요?”


제작: 함초롱PD(jinchor@ytnplus.co.kr)
촬영: 서정호PD(hose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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