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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가 기획한 '반나절' 시리즈는 우리 삶을 둘러싼 공간에서 반나절을 머물며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기획 기사입니다. 이번 '반나절'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신청 현장을 찾아봤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생계에 직·간접 피해를 본 이들을 돕기 위해 지자체별로 재난 긴급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다.
서울시는 중위소득 100% 이하(2인 가구 기준 299만 1,980원) 가구에 30만 원~50만 원 재난 긴급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신청은 공적 마스크 구매와 마찬가지로 5부제로 진행된다. 인터넷으로도 접수할 수 있지만 서울시는 지난 16일부터 각 동 주민센터에서 현장 신청도 받고 있다. 현장 접수처에는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주로 모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장 접수 전인 지난 13일 오후 6시 기준 20대부터 50대까지는 약 20%의 고른 분포로 온라인 신청을 했다. 하지만 60대(11.7%), 70대(5.0%), 80대 이상(1.6%)의 온라인 신청 비율은 낮았다.
이에 지난 24일 서대문구 연희동, 강서구 화곡1동, 은평구 역촌동에 위치한 주민센터 세 곳을 찾아 신청 현황을 살펴봤다. 세 동은 서울 시내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비교적 많은 동으로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각 주민센터 강당에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입구에서 발열 체크나 손 소독을 한 뒤 신청 장소로 들어갔다.
어르신들이 주요 방문객이었는데, 안내 직원들은 "나라에서 받는 다른 수당 있으세요?"라고 물은 뒤 절차를 안내했다.
코로나19 관련 정부 지원을 이미 받은 경우 또는 실업급여나 국가 및 서울형 긴급복지 수급자들은 중복 지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몇몇 어르신들은 첫 절차인 개인정보 제공동의서 작성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가끔은 개인정보를 정확히 외우지 못하는 분들도 계셨다.
이때는 직원들이 어르신들에게 주민등록등본을 떼어오도록 안내한 뒤, 정확한 정보를 적을 수 있도록 돕는 모습도 볼수 있었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맞춰 5부제 신청이 시행 중이었지만 이를 미처 모르고 동 주민센터를 찾아온 어르신들도 있었다. 직원들은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를 집에 가져가서 작성하시고 5부제 요일에 맞춰 다시 와주세요"라고 설명했다.
재난 긴급생활비 신청 초반만 해도 주민센터가 혼잡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는 것이 주민센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착순이 아니었지만 초반 일주일동안 신청자가 몰린 것이었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접수를 받고 시스템에 주민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신청 건수가 기존 직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였다"라며 "서울시 배려로 복지관에서 지원 나온 분들이 접수를 받고 있고 기간제 근로자들도 전산 입력을 돕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1인 가구도 많은 지역이라 온라인 신청도 4,500건, 현장 신청이 2,000건을 넘었다. 최대한 빨리 지급해드리고 싶지만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급이 지연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문자 안내를 드리고 있다. 담당 직원들이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다"라고 양해를 당부했다.
서울시는 현장 접수 질서 유지를 위해 기간제 근로자 656명과 종합사회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 장애인 복지관 인력을 동 주민센터에 지원했다.
실제 이날은 5부제 현장 신청이 일주일간 진행된 이후였기 때문에 주민센터 내 혼잡도는 비교적 줄었다.
한 구청 관계자는 "현장 신청 초반에는 마스크 대란 때처럼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렸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니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청 인원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당초 서울시가 7일 정도 걸린다고 했던 지급 기한이 2~3주는 걸릴 예정이라고 주민센터들은 안내했다.
한 주민센터에는 "신청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지급 여부조차 알 수 없어서 궁금해서 왔다"라며 찾아온 주민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한 주민들은 재난긴급생활비 선불카드를 받으러 주민센터를 찾았다.
그런데 실물 선불카드가 아닌 서울사랑상품권을 모바일로 지급받은 어르신들은 사용에 어려움을 겪느라 주민센터에 전화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서울시 제로페이 앱을 설치하고 상품권 등록해 사용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 상품권으로 생활비를 지급받으면 10% 더 혜택이 있다는 설명에도 "에이 난 복잡해서 잘 몰라요"라며 선불카드로 신청하는 어르신들도 보였다.
직원들은 어르신들에게 안내 직원들이 전화로 사용법을 설명하거나 사용법이 담긴 동영상 링크를 보내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또 "이거 받으시면 6월까지 다 쓰셔야 해요"라고 강조를 거듭했다. (이후 6월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서울시는 재난 긴급생활비 사용 기한을 8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한 주민센터에서 만난 어르신은 "내가 44년생인데 혼자 살아서 이런 걸 주는지 전혀 몰랐어요. 친구들이 옆에서 말해줘서 와봤지"라고 말했다.
이날은 5부제에 따라 출생연도 끝자리 5와 0인 경우만 접수할 수 있었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4로 끝나는 이 어르신은 "다음 주 내가 신청할 수 있는 날이 휴일이라서 혹시나 하고 들러봤어요"라고 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코로나19로 하던 일이 끊겨 병원비 걱정에 재난 긴급생활비 신청을 하러 왔다고 전했다.
이 어르신은 "주변 노인들한테 들었어요. 지난번에 여기 와서 개인정보 제공동의서 가져가서 집에서 써왔어요"라며 "오늘 (출생연도 끝자리가) 5, 0인 사람들 오는 날이라 마스크 사고 여기 들렀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어르신은 기존에 구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일자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동네에서 쓰레기 줍는 일 등을 해왔다고 했다. 하지만 4월 중순부터 업무 무기한 중단 통보를 받았다.
그는 "일이 끊겼는데 나이 먹은 사람들은 병원비가 많이 들어가잖아요. 특히 정형외과 다녀야 해서 지원을 좀 받고 싶죠"라고 했다.
전반적인 혼잡함은 줄었지만 인터넷 신청이 어려워서, 모바일 상품권 사용이 불편해서 짬을 내 주민센터를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은 주민센터 업무가 끝나는 오후 6시까지도 끊이지 않았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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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생계에 직·간접 피해를 본 이들을 돕기 위해 지자체별로 재난 긴급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다.
서울시는 중위소득 100% 이하(2인 가구 기준 299만 1,980원) 가구에 30만 원~50만 원 재난 긴급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신청은 공적 마스크 구매와 마찬가지로 5부제로 진행된다. 인터넷으로도 접수할 수 있지만 서울시는 지난 16일부터 각 동 주민센터에서 현장 신청도 받고 있다. 현장 접수처에는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주로 모였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장 접수 전인 지난 13일 오후 6시 기준 20대부터 50대까지는 약 20%의 고른 분포로 온라인 신청을 했다. 하지만 60대(11.7%), 70대(5.0%), 80대 이상(1.6%)의 온라인 신청 비율은 낮았다.
이에 지난 24일 서대문구 연희동, 강서구 화곡1동, 은평구 역촌동에 위치한 주민센터 세 곳을 찾아 신청 현황을 살펴봤다. 세 동은 서울 시내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비교적 많은 동으로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부터 작성해주세요"
각 주민센터 강당에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입구에서 발열 체크나 손 소독을 한 뒤 신청 장소로 들어갔다.
어르신들이 주요 방문객이었는데, 안내 직원들은 "나라에서 받는 다른 수당 있으세요?"라고 물은 뒤 절차를 안내했다.
코로나19 관련 정부 지원을 이미 받은 경우 또는 실업급여나 국가 및 서울형 긴급복지 수급자들은 중복 지원이 안 되기 때문이다.
몇몇 어르신들은 첫 절차인 개인정보 제공동의서 작성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가끔은 개인정보를 정확히 외우지 못하는 분들도 계셨다.
이때는 직원들이 어르신들에게 주민등록등본을 떼어오도록 안내한 뒤, 정확한 정보를 적을 수 있도록 돕는 모습도 볼수 있었다.
출생연도 끝자리에 맞춰 5부제 신청이 시행 중이었지만 이를 미처 모르고 동 주민센터를 찾아온 어르신들도 있었다. 직원들은 "개인정보 제공동의서를 집에 가져가서 작성하시고 5부제 요일에 맞춰 다시 와주세요"라고 설명했다.
초반보다는 덜 몰리지만 생활비 지급엔 2~3주
재난 긴급생활비 신청 초반만 해도 주민센터가 혼잡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는 것이 주민센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착순이 아니었지만 초반 일주일동안 신청자가 몰린 것이었다.
한 주민센터 관계자는 "접수를 받고 시스템에 주민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신청 건수가 기존 직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였다"라며 "서울시 배려로 복지관에서 지원 나온 분들이 접수를 받고 있고 기간제 근로자들도 전산 입력을 돕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1인 가구도 많은 지역이라 온라인 신청도 4,500건, 현장 신청이 2,000건을 넘었다. 최대한 빨리 지급해드리고 싶지만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급이 지연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문자 안내를 드리고 있다. 담당 직원들이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다"라고 양해를 당부했다.
서울시는 현장 접수 질서 유지를 위해 기간제 근로자 656명과 종합사회복지관, 노인종합복지관, 장애인 복지관 인력을 동 주민센터에 지원했다.
실제 이날은 5부제 현장 신청이 일주일간 진행된 이후였기 때문에 주민센터 내 혼잡도는 비교적 줄었다.
한 구청 관계자는 "현장 신청 초반에는 마스크 대란 때처럼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렸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니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청 인원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당초 서울시가 7일 정도 걸린다고 했던 지급 기한이 2~3주는 걸릴 예정이라고 주민센터들은 안내했다.
한 주민센터에는 "신청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지급 여부조차 알 수 없어서 궁금해서 왔다"라며 찾아온 주민도 있었다.
모바일 상품권은 사용 어려워
지난달 30일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한 주민들은 재난긴급생활비 선불카드를 받으러 주민센터를 찾았다.
그런데 실물 선불카드가 아닌 서울사랑상품권을 모바일로 지급받은 어르신들은 사용에 어려움을 겪느라 주민센터에 전화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서울시 제로페이 앱을 설치하고 상품권 등록해 사용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 상품권으로 생활비를 지급받으면 10% 더 혜택이 있다는 설명에도 "에이 난 복잡해서 잘 몰라요"라며 선불카드로 신청하는 어르신들도 보였다.
직원들은 어르신들에게 안내 직원들이 전화로 사용법을 설명하거나 사용법이 담긴 동영상 링크를 보내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또 "이거 받으시면 6월까지 다 쓰셔야 해요"라고 강조를 거듭했다. (이후 6월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서울시는 재난 긴급생활비 사용 기한을 8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일이 없어져서 와봤지"
한 주민센터에서 만난 어르신은 "내가 44년생인데 혼자 살아서 이런 걸 주는지 전혀 몰랐어요. 친구들이 옆에서 말해줘서 와봤지"라고 말했다.
이날은 5부제에 따라 출생연도 끝자리 5와 0인 경우만 접수할 수 있었다. 출생연도 끝자리가 4로 끝나는 이 어르신은 "다음 주 내가 신청할 수 있는 날이 휴일이라서 혹시나 하고 들러봤어요"라고 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코로나19로 하던 일이 끊겨 병원비 걱정에 재난 긴급생활비 신청을 하러 왔다고 전했다.
이 어르신은 "주변 노인들한테 들었어요. 지난번에 여기 와서 개인정보 제공동의서 가져가서 집에서 써왔어요"라며 "오늘 (출생연도 끝자리가) 5, 0인 사람들 오는 날이라 마스크 사고 여기 들렀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어르신은 기존에 구에서 운영하는 '어르신 일자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동네에서 쓰레기 줍는 일 등을 해왔다고 했다. 하지만 4월 중순부터 업무 무기한 중단 통보를 받았다.
그는 "일이 끊겼는데 나이 먹은 사람들은 병원비가 많이 들어가잖아요. 특히 정형외과 다녀야 해서 지원을 좀 받고 싶죠"라고 했다.
전반적인 혼잡함은 줄었지만 인터넷 신청이 어려워서, 모바일 상품권 사용이 불편해서 짬을 내 주민센터를 찾는 어르신들의 발길은 주민센터 업무가 끝나는 오후 6시까지도 끊이지 않았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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