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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가 기획한 '반나절' 시리즈는 우리 삶을 둘러싼 공간에서 반나절을 머물며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기획 기사입니다. 이번 반나절 시리즈에서는 더운 여름철이 되면서 숨쉬기 편한 일회용 마스크를 선호하고 있는 요즘. 사람들이 어떤 기준으로 마스크를 구매하는지 살펴봤습니다.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운 여름이 왔다.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름 장마로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여전히 마스크는 필수품이다.
코로나19 수도권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코로나19가 온도 변화와 관계없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장기간 유행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장기 사태와 무더위로 KF 마스크보다 숨쉬기 편한 '얇은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 "국산이에요? 중국산이에요?"
지난 24일 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얇은 일회용 마스크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에 위치한 마트 5곳을 찾았다. 마트 2곳은 안에 들어서자마자 높게 쌓인 마스크 상자 더미를 만날 수 있었다. 마스크 대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무려 50매짜리 마스크 상자가 마트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을 마주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한 곳은 입구뿐만 아니라 식품 코너, 계산대 앞쪽에도 곳곳 마스크 더미를 쌓아놨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 앞에 발길을 멈췄다가, 마스크 상자를 살피더니 카트에 담지 않고 자리를 떴다. 바로 마스크 생산지 때문. 마스크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를 묻자 한 분은 "원산지 때문"이라며 "여름이라 얇은 마스크를 쓰고 싶지만. 국산 제품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분은 “중국산은 인터넷에도 많고, 질도 효과도 입증이 안 됐다고 들었다"면서 "구매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구매하는 분들 대부분이 마트 직원에게 "국산 제품은 없냐",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달라", "중국산만 파는 거냐" 등 생산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마스크를 구매했다.
감염 예방 효과를 보려면 '의약외품' 표시를 확인하고 사야하지만, 제품에 '본 제품은 의약외품 마스크가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도 국산이면 빠르게 소진됐다.
■ "의약외품? 들어는 봤지만…"
국산 마스크를 찾는 손님에게 ‘의약외품’ 표기가 없는데 구매하는 이유를 묻자 "의약외품이 기능이 입증된 마스크라고 얘기를 듣긴 했지만, 찾기 힘들다"면서 "KF 마스크는 답답하고 중국산은 쓸 수 없어 국산 제품으로 구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마트 5곳 모두 간혹 국산 마스크를 찾을 순 있었지만, 의약외품이 적힌 수술용 덴탈 마스크는 전혀 없었다.
의약외품이 표기된 비말 차단 마스크 또한 웰킵스 몰에서 구매가 가능하지만, 단 몇 초 만에 품절이 돼 구매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이날 처음으로 이마트 일부 매장에서 한 사람당 20장씩 100명에게 비말 마스크를 판매했지만 100장의 번호표는 빠르게 소진됐다. 현장에 있던 이마트 직원은 "언제 또 비말 마스크가 입고될지 정확한 일정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의약외품' 표기 제품을 사야 한다는 걸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의약외품이 표기된 얇은 덴탈 마스크, 비말 마스크를 구매하기 힘든 상황이다.
■ 덴탈형 마스크인데도…어린이용 마스크 판매에 긴 줄
비말 차단 마스크 판매 종료 후에도 긴 줄이 이어졌다. 이마트 직원에게 무슨 줄이냐 묻자 "어린이용 마스크 줄"이라고 했다.
손녀 마스크를 사러 오셨다는 한 어르신은 "요즘 소형 마스크 사는 게 정말 힘들다"라며 "중국산은 찝찝하고 국산은 물건이 없고 공적 마스크는 아이가 답답해한다"고 했다. 또 보건용 마스크 가운데 그나마 숨쉬기 편한 "KF80 소형 마스크를 구하는 것 또한 정말 힘든 상황"이라며 빠르게 마스크 구매 번호표를 받아 가셨다.
1인 1상자(50매)로 제한된 구매에 부모들은 아이들까지 줄을 세워 어린이용 마스크를 받아 갔다. 하지만 해당 마스크는 어린이용 비말 마스크도 아니고 베트남산 덴탈형 마스크로 평소 부모들 사이에서 질이 괜찮다고 알려진 제품이었다. 맘카페에도 공적 마스크를 답답해하는 아이를 위해 해당 제품이 마트에 풀렸다는 정보 글을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 약국에서도 '의약외품' 표기된 '덴탈 마스크' 찾을 수 없어…
총 5곳의 약국을 방문한 결과, 모두 의약외품 표기가 된 덴탈 마스크가 아닌 공산품 덴탈형 마스크를 판매 중이었다. 약국도 마트와 같은 상황이었던 것.
서울 강서구의 한 약국을 방문해 '의약외품이 표기된 얇은 일회용 마스크는 없냐'고 묻자 "없다. 모두 덴탈형 마스크"라고 말했다.
약국에 들어서자마자 얇은 일반 마스크를 찾던 한 분은 "인증이 안 된 제품"이라는 약사의 안내에도 "답답해서 이거라도 써야겠다. 보건용은 너무 답답하다"며 덴탈형 마스크를 구매해 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약외품 표시가 아닌 생산지에 중점을 두고 있었지만, 식약처 인증을 받은 덴탈 마스크나 비말 차단 마스크가 방역 효과가 확실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분들도 의약외품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점과 KF 보건용 마스크의 답답함에 방역 미차단 우려에도 일반 공산품 마스크를 선호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YTN PLUS와의 통화에서 "(일반 공산품 마스크가)비말 차단이 전혀 안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마스크가 없을 때는 공산품 마스크라도 착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방역 효과가 입증되진 않았다"면서 "일반 면 마스크 쓰는 거랑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에서는 더운 여름철에는 KF80 마스크 또는 비말 차단 마스크를 권장한다"라며 "일반 공산품 마스크에 대해서는 저희 소관이 아니라 '좋다', '나쁘다'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무더운 여름 마스크 착용이 힘든 점을 고려해 지난 22일 새로운 방역 수칙을 전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지만 무더운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심박수, 호흡수, 체감온도가 상승해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라며 "2m 이상 거리 두기가 가능하다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거리 두기가 가능하지 않아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해야 하는 경우에는 휴식 때 사람 간 충분히 거리를 확보한 장소를 택해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F 마스크보다는 비교적 숨쉬기 편한 비말 차단 마스크 판매도 점차 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 시작한 비말 마스크 판매는 일부 마트, 편의점 등에도 풀리며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35개 업체가 생산에 나서는 중인만큼, 이번 달 말에는 일일 생산량이 1백만 장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사태 속 무더위로 인해 모두가 지친 요즘이지만, 정확한 방역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칙을 더 철저히 지켜 빨리 일상을 되찾길 바라본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한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운 여름이 왔다.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된 여름 장마로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습하고 더운 날씨에도 여전히 마스크는 필수품이다.
코로나19 수도권 확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코로나19가 온도 변화와 관계없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장기간 유행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장기 사태와 무더위로 KF 마스크보다 숨쉬기 편한 '얇은 마스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 "국산이에요? 중국산이에요?"
지난 24일 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얇은 일회용 마스크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에 위치한 마트 5곳을 찾았다. 마트 2곳은 안에 들어서자마자 높게 쌓인 마스크 상자 더미를 만날 수 있었다. 마스크 대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무려 50매짜리 마스크 상자가 마트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을 마주하고 있었다.
또 다른 한 곳은 입구뿐만 아니라 식품 코너, 계산대 앞쪽에도 곳곳 마스크 더미를 쌓아놨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 앞에 발길을 멈췄다가, 마스크 상자를 살피더니 카트에 담지 않고 자리를 떴다. 바로 마스크 생산지 때문. 마스크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를 묻자 한 분은 "원산지 때문"이라며 "여름이라 얇은 마스크를 쓰고 싶지만. 국산 제품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분은 “중국산은 인터넷에도 많고, 질도 효과도 입증이 안 됐다고 들었다"면서 "구매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구매하는 분들 대부분이 마트 직원에게 "국산 제품은 없냐",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달라", "중국산만 파는 거냐" 등 생산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마스크를 구매했다.
감염 예방 효과를 보려면 '의약외품' 표시를 확인하고 사야하지만, 제품에 '본 제품은 의약외품 마스크가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도 국산이면 빠르게 소진됐다.
■ "의약외품? 들어는 봤지만…"
국산 마스크를 찾는 손님에게 ‘의약외품’ 표기가 없는데 구매하는 이유를 묻자 "의약외품이 기능이 입증된 마스크라고 얘기를 듣긴 했지만, 찾기 힘들다"면서 "KF 마스크는 답답하고 중국산은 쓸 수 없어 국산 제품으로 구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마트 5곳 모두 간혹 국산 마스크를 찾을 순 있었지만, 의약외품이 적힌 수술용 덴탈 마스크는 전혀 없었다.
의약외품이 표기된 비말 차단 마스크 또한 웰킵스 몰에서 구매가 가능하지만, 단 몇 초 만에 품절이 돼 구매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이날 처음으로 이마트 일부 매장에서 한 사람당 20장씩 100명에게 비말 마스크를 판매했지만 100장의 번호표는 빠르게 소진됐다. 현장에 있던 이마트 직원은 "언제 또 비말 마스크가 입고될지 정확한 일정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의약외품' 표기 제품을 사야 한다는 걸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의약외품이 표기된 얇은 덴탈 마스크, 비말 마스크를 구매하기 힘든 상황이다.
■ 덴탈형 마스크인데도…어린이용 마스크 판매에 긴 줄
비말 차단 마스크 판매 종료 후에도 긴 줄이 이어졌다. 이마트 직원에게 무슨 줄이냐 묻자 "어린이용 마스크 줄"이라고 했다.
손녀 마스크를 사러 오셨다는 한 어르신은 "요즘 소형 마스크 사는 게 정말 힘들다"라며 "중국산은 찝찝하고 국산은 물건이 없고 공적 마스크는 아이가 답답해한다"고 했다. 또 보건용 마스크 가운데 그나마 숨쉬기 편한 "KF80 소형 마스크를 구하는 것 또한 정말 힘든 상황"이라며 빠르게 마스크 구매 번호표를 받아 가셨다.
1인 1상자(50매)로 제한된 구매에 부모들은 아이들까지 줄을 세워 어린이용 마스크를 받아 갔다. 하지만 해당 마스크는 어린이용 비말 마스크도 아니고 베트남산 덴탈형 마스크로 평소 부모들 사이에서 질이 괜찮다고 알려진 제품이었다. 맘카페에도 공적 마스크를 답답해하는 아이를 위해 해당 제품이 마트에 풀렸다는 정보 글을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 약국에서도 '의약외품' 표기된 '덴탈 마스크' 찾을 수 없어…
총 5곳의 약국을 방문한 결과, 모두 의약외품 표기가 된 덴탈 마스크가 아닌 공산품 덴탈형 마스크를 판매 중이었다. 약국도 마트와 같은 상황이었던 것.
서울 강서구의 한 약국을 방문해 '의약외품이 표기된 얇은 일회용 마스크는 없냐'고 묻자 "없다. 모두 덴탈형 마스크"라고 말했다.
약국에 들어서자마자 얇은 일반 마스크를 찾던 한 분은 "인증이 안 된 제품"이라는 약사의 안내에도 "답답해서 이거라도 써야겠다. 보건용은 너무 답답하다"며 덴탈형 마스크를 구매해 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약외품 표시가 아닌 생산지에 중점을 두고 있었지만, 식약처 인증을 받은 덴탈 마스크나 비말 차단 마스크가 방역 효과가 확실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분들도 의약외품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점과 KF 보건용 마스크의 답답함에 방역 미차단 우려에도 일반 공산품 마스크를 선호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YTN PLUS와의 통화에서 "(일반 공산품 마스크가)비말 차단이 전혀 안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마스크가 없을 때는 공산품 마스크라도 착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방역 효과가 입증되진 않았다"면서 "일반 면 마스크 쓰는 거랑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에서는 더운 여름철에는 KF80 마스크 또는 비말 차단 마스크를 권장한다"라며 "일반 공산품 마스크에 대해서는 저희 소관이 아니라 '좋다', '나쁘다'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무더운 여름 마스크 착용이 힘든 점을 고려해 지난 22일 새로운 방역 수칙을 전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지만 무더운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심박수, 호흡수, 체감온도가 상승해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라며 "2m 이상 거리 두기가 가능하다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거리 두기가 가능하지 않아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해야 하는 경우에는 휴식 때 사람 간 충분히 거리를 확보한 장소를 택해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KF 마스크보다는 비교적 숨쉬기 편한 비말 차단 마스크 판매도 점차 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 시작한 비말 마스크 판매는 일부 마트, 편의점 등에도 풀리며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35개 업체가 생산에 나서는 중인만큼, 이번 달 말에는 일일 생산량이 1백만 장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사태 속 무더위로 인해 모두가 지친 요즘이지만, 정확한 방역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칙을 더 철저히 지켜 빨리 일상을 되찾길 바라본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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