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안구건조증 환자 증가...여성이 2배 많은 이유는?

[와이파일] 안구건조증 환자 증가...여성이 2배 많은 이유는?

2020.12.05. 오전 07: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눈이 까끌' 안구건조증 환자 5년 새 24% 급증
여성 환자가 남성의 2배…여성호르몬 감소 영향
실내 건조·코로나19로 스마트 기기 사용 급증도 원인
이미지 확대 보기
[와이파일] 안구건조증 환자 증가...여성이 2배 많은 이유는?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AD
눈이 무겁고,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처럼 불편한 증상을 보이는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겨울철에 날씨가 건조한 데다 난방으로 실내 습도가 더욱 낮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 기기 사용이 급증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안구건조증은 말 그대로, 눈물이 부족하거나 빨리 말라서 눈이 건조해지는 질환입니다.

눈이 뻑뻑해지면서 건조함을 느끼는 게 대표적 증상이지만,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처럼 까끌까끌 하다거나, 눈곱이 끼며 가려울 수도 있습니다. 또, 시야가 흐려지면서 초점이 안 맞는다고 느끼거나 심한 경우 두통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누구나 계절적 요인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한 번쯤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증상이 자주 반복되고, 인공눈물 사용 등으로도 좋아지지 않는 데다 불편감이 오래간다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 안구건조증 환자 해마다 증가…5년 사이 24% ↑

건강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안구건조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국내 환자는 268만 명에 달합니다.

2015년 215만여 명, 2016년 225만여 명, 2017년 231만여 명, 2018년 257만여 명, 2019년 268만 명 등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안구건조 증세로 불편하지만 병의원을 찾지 않은 사람들까지 합하면 숫자는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2018년 안구건조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사람을 연령별로 분석해 보면, 40대부터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50대가 전체 환자의 20%를 차지하는 등 가장 많고, 60대가 19.2%로 뒤를 이어 중년층 이상의 환자가 많습니다.

특히, 남녀 성별로 분석해 보면 여성이 1백 7만 명, 남성이 48만 6천여 명으로 여성이 2배 이상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안구건조증 40대부터 환자 급증…여성 환자 2배, 이유는?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안구건조증 환자의 증가는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의 국립건강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성인 1천6백만 명 이상이 안구건조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안구건조증 환자가 해마다 이렇게 증가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자연스러운 노화에 따른 현상입니다.

사람은 정상적으로도 나이가 들면서 눈물의 분비량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40대부터 안구건조증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안과 전문의들은 "노화로 인해 자연적으로 중년층부터 안구건조 증상이 잘 나타나는데, 특히 중년 이후 폐경기 여성은 여성 호르몬 부족으로 눈물샘 분비 기능이 약화돼 안구건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젊은 여성에게도 안구건조증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콘택트 렌즈를 장기간 착용했거나, 아이라인 반영구 화장을 한 경우, 눈 화장을 깨끗이 지우지 못한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라인 반영구 화장을 했을 때는 눈꺼풀에 미세한 염증이 생겨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눈 화장을 깨끗이 지우지 못해 화장품 찌꺼기가 눈꺼풀에 남아 있으면 마이봄샘을 막아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마이봄샘 기능장애로 인한 안구건조증
사진 출처 = 아이리움 안과

눈꺼풀에 고르게 분포돼 있는 마이봄샘은 안구의 표면에 눈물층의 증발을 막아주는 얇은 지방층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노폐물이 쌓였거나, 잦은 눈 화장 등으로 눈꺼풀을 청결하게 관리하지 못하면 마이봄샘을 막아 마이봄샘 기능장애를 유발하고, 결국 안구를 보호하는 유분 부족에 의해 눈물이 너무 많이 증발하게 되면서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됩니다. 실제로 안구건조증 환자 10명 중 8명은 마이봄샘 기능장애로 인한 것입니다.

콘택트 렌즈를 장기간 착용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렌즈의 사용 기간에 비례해 눈물 분비가 저하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 라식이나 라섹 수술 뒤 회복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막 절개량에 따라 건조증의 경중도는 조금씩 다른데, 그래서 수술 뒤 회복기간 안구건조 관리가 중요합니다.

요즘엔 환경적 요인도 눈 건강에 큰 영향을 줍니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눈을 자극하고 피로감을 주는데다 겨울철 난방으로 인한 건조한 실내 공기도 눈을 건조하게 합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재택 근무, 온라인 수업 등이 증가하면서 가뜩이나 스마트 기기 사용이 적지 않은 현대인들의 기기 사용이 급증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입니다.

우리가 휴대폰, 컴퓨터, TV 등 스마트 기기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 눈물막이 깨지기 때문입니다.

눈물 분비를 감소시킬 수 있는 류마티스성 관절염이나 고혈압 치료제, 갑상선 질환 약물 등을 복용하는 경우도 안구건조증이 쉽게 생길 수 있습니다.


■ 안구건조증 완화 · 치료법은?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눈이 메마르면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각막 표면이 쉽게 손상되고 염증이 생겨서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일단 진료를 통해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 습관, 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는 질환인 만큼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행동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에는 의식적으로라도 눈을 자주 깜빡여야 눈물이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40~50분 디지털 기기를 사용했다면 단 5분이라도 눈을 감고 피로감을 덜어줘야 합니다.

눈이 건조하다고 느껴지면 인공눈물을 넣게 되는데, 일시적인 건조증 완화는 가능하지만 30분쯤 지나 수분이 증발하면 증세가 다시 반복될 수 있습니다.

눈물막을 보호하려면 눈물의 증발을 막는 역할을 하는 기름층이 안정적으로 형성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이봄샘이 있는 눈꺼풀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따뜻한 수건으로 눈에 온찜질을 해주면 증상 완화와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안구건조증이 심할 경우엔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누점폐쇄술(눈물관 입구를 막아 눈물이 오래 머물게 하는 방법)이나 IPL 레이저 치료 방법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강성용 아이리움 안과 대표원장은 "특히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인 마이봄샘 기능장애의 경우 IPL 레이저 치료로 마이봄샘의 굳은 기름을 녹여 기름이 원활하게 배출되도록 도와 마이봄샘의 기능을 회복해 볼 수 있다"며 "이같은 시술을 받더라도 눈꺼풀 세정과 온찜질 등 가정에서의 생활습관 변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잔디[jandi@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