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화살 관통한 캐나다 사슴, 제거 수술 성공

머리에 화살 관통한 캐나다 사슴, 제거 수술 성공

2020.12.24.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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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화살 관통한 캐나다 사슴, 제거 수술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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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머리에 화살이 꽂힌 채 발견됐던 사슴이 사진작가와 환경 당국의 도움으로 성공리에 수술을 마쳤다.

21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주 화살이 머리에 관통된 채 발견된 사슴이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케노라에 사는 야생동물 사진작가 리앤 카버는 지난주 자택 근처에 자주 나타나던 사슴 캐럿의 머리에 화살이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군가가 사슴을 잡으려고 쏜 화살이 캐럿의 머리와 목덜미를 가로로 관통했지만, 기적적으로 치명적인 부위를 피해 가면서 사슴은 목숨을 건졌다.

사슴이 불쌍하다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온타리오주 환경 당국은 캐럿을 포획해 화살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로 했다. 케노라에는 복잡한 수술 경험이 있는 수의사가 없어 지역에서 약 2천㎞ 떨어진 오타와에 있는 수의사가 전화로 원격 수술을 지시했다.

보호관은 "처음에는 수술을 안 하려고 했다"며 "캐럿이 살 가능성보다 죽을 가능성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16일 1차 수술에서는 캐럿이 계속 움직이는 바람에 화살을 뽑는 데 실패했지만, 관계자들은 이튿날 캐럿을 진정시켜 화살 제거에 성공했다.

화살은 성공적으로 제거됐고 당국은 "조심스럽지만 수술 결과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술에 사용한 진정제는 종종 동물에 치명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여전히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수술 과정에서 출혈은 많지 않았지만 상처에서 많은 고름이 나왔고 캐럿의 혀는 푸르게 변했다.

화살을 제거한 뒤 야생으로 돌아간 캐럿은 며칠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카버는 기온이 영하 22도까지 떨어진 21일 새벽, 캐럿을 찾기 위해 차를 몰고 다녔다. 그는 보통 동물의 사체에 모이는 까마귀 수십 마리가 나무에 앉은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하기도 했지만 까마귀 주위에 캐럿의 사체는 없었다.

카버가 포기하려고 집에 돌아가던 순간, 그는 숲속 근처 길가에 있던 캐럿을 보고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캐럿은 카버를 알아보고 가까이 다가와 고맙다는 듯 손을 핥았다. 그들의 감동적인 재회는 캐럿의 팬페이지인 '마법의 사슴 캐럿과 오렌지 하트 클럽'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됐다.

SNS를 통해 캐럿의 회복을 전해 들은 수많은 팬들이 카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일부 아이들은 캐럿 앞으로 크리스마스 성금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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