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집값 17% 올랐다던 정부, 공시가격 86%↑"
정부 부동산 통계를 둘러싼 논란·불신 여전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은 'PIR'…"집값 상승, 소득 훨씬 웃돌아"
정부 부동산 통계를 둘러싼 논란·불신 여전
주요국보다 월등히 높은 'PIR'…"집값 상승, 소득 훨씬 웃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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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통계를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 수준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실련이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시내 75개 아파트 단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경실련은 이 자리에서 30평형(사실 '평'은 퇴출당해 더는 쓰지 않는 단위입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값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6억 2천만 원에서 올해 1월 11억 천만 원으로 79%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공시가격 역시 같은 시기 4억 2천만 원에서 7억 8천만 원으로 86% 상승했다고 설명했죠. 이는 지난 1월 경실련의 공개 질의에 청와대가 같은 시기에 집값이 17.17% 올랐다고 발표한 내용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정부의 통계대로라면 집값이 17% 오르는 동안, 공시가격을 86%나 올리는 얼토당토 않은 행정을 한 셈입니다.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집값 급등기에 적절한 정책이었는지는 여부는 차치하고)이 컸다는 점, 정부의 17%는 '매매지수', 경실련의 79%는 평균 매매값이라 직접 비교를 하는 건 곤란하다는 점을 고려해야겠죠.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부의 부동산 통계가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지난주 기사를 통해 국내 부동산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우선 국내 유일의 부동산 관련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자료가 현실과 괴리돼 있다고 주장했죠.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점에는 정부 공식 통계와 민간 자료에 차이가 없지만, 그 폭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요. 대체로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민간 통계와 비교해 한국부동산원 통계의 오름폭이 턱없이 작게 나오는데요, 현실과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곧 통계의 신뢰 문제로 이어지고, 통계의 문제는 곧 정책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와이파일] 한국 집값이 안정적이라고요…? 부동산 통계의 함정(https://www.ytn.co.kr/_ln/0134_202106260700020150)
그리고 이런 정부 공식 통계를 기반으로 한 국제 통계에서 국내 부동산값의 변동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으로도 파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국내 부동산값의 변동 폭이 국제적으로 봤을 때 진짜로 어느 정도 수준인 건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실 국가 사이에서 이런 통계를 비교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국가마다 통계를 집계하는 방식이 다르니까요. 예를 들어 최종 경제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경제 성장률만 해도, 상당수 국가(우리나라도 포함해서요)는 전 분기와 비교한 국내 총생산의 변동률을 채택하는데요,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 분기와 비교한 성장률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연율'이라는 방식을 씁니다. 직접 비교가 어려운 것이죠.(변환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앞선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각국의 공식 통계를 기반으로 하고, 그 나라에 맞는 통계 모델을 일일이 적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소 한계가 있긴 하지만, 국가 간 통계를 비교할 때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나 국제통화기금, IMF 등의 수치를 인용하게 되는 배경입니다.
하지만 국제기구의 자료로 보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애초에 단순 비교 자체가 부적절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성장률을 예로 들면 같은 3% 성장률이라고 하더라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평가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선진국의 3%는 높은 성장률이라는 평가를 받겠지만, 개발도상국의 3%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의미할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수치를 비교할 때는 소득이나 물가의 변화, 국가의 경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눈에 띄는 자료가 하나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보고서인데요, 이 내용 가운데 우리나라의 부동산값 오름폭을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 있어서 그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 제96조에 따라 1년에 4차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1년에 2차례 이상 '금융안정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보고합니다. 여기엔 국내 거시 경제(Macroeconomics, 국민소득 변화를 주로 다룹니다. 국가 경제 전반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거 같습니다.)에 대한 거의 모든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내용이 많고 조금 어렵긴 하지만, 경제에 관심이 있는 분은 일독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지난달에 이 두 보고서가 새로 나왔는데요,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PIR'이란 수치인데요, 이는 'Price to Income Ratio'의 줄임말입니다. 영어 단어 그대로 소득과 비교한 주택가격 비율입니다.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집값 평가 지표이죠.
먼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입니다. 통계청과 민간 부동산 정보 업체인 부동산114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국은행이 추산한 값인데요,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알겠지만, 최근 들어 올라가는 각도가 가팔라진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수도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분기를 넘어선 뒤에도 계속 오르고, 2017년 이후엔 내림세를 보였던 지방 역시 치솟기 시작했다고 우려했습니다.
더 중요한 내용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OECD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해 내놓은 국가별 PIR 값입니다. 아래 그래프인데요, 우리나라는 112.7로 다른 주요국을 훌쩍 뛰어넘는 모습입니다. 과거 '부동산 거품' 하면 떠올랐던 일본은 99.5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아래에 있습니다. 이 그래프는 2019년 4분기와 2020년 4분기를 비교한 결과인데요, 소득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집값이 외국보다 훨씬 가파르게 올랐다는 뜻이 됩니다.
한국은행은 KB국민은행 통계를 인용해 서울 지역의 PIR 값을 17.4라고 밝혔습니다.(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하면 이에 훨씬 못 미치는 9.3이 됩니다. 거의 절반이죠.) 도시지역 가구의 소득을 1분위에서 5분위로 구분했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3분위 근로자의 소득 기준으로 한 건데요, 중간 정도 소득의 근로자가 서울에서 중간 정도의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선 17.4년 동안 돈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은행은 서울 지역의 주택 가격이 장기추세를 넘어섰다면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고평가 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쉽게 말해 거품이 잔뜩 끼었다는 겁니다. 또 2017년 이후 PIR 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입니다.
위에 언급한 국가별 PIR 값은 한국부동산원 통계와 OECD를 기초 자료로 한국은행이 추산한 값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가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보다 더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는 저 결과는, 사실 현실보다 낮은 수준에 그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찌 됐든 시장에 풀린 풍부한 자금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훨씬 심각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 통계 이야기를 꺼낸 건, 통계가 갖는 중요성 때문입니다. 쉬운 예로 경제 기사만 봐도, 통계 수치나 통계를 기반으로 가공한 자료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대부분 포함돼 있습니다. 기사가 이럴진대, 실제 정책 수립 과정에서 통계가 중요하다는 점은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만약 현재 부동산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면 신뢰를 되찾는 방법은 단순할 수도 있습니다. 민간보다 훨씬 낮게 나오는 아파트값 상승률 통계의 세부적인 내용과 산출 근거를 공개하면 되는 일이거든요.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정책을 어디에서 훔쳐오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장기화한 저금리 추세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시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 남발 등이 원인이겠죠. 이런 상황을 잠재우려면 시장을 냉철하게 분석한 통계가 우선돼야 합니다. 정책을 훔쳐라도 오려면 현재 시장 상황이 어떤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가능하겠죠. 현실을 반영한 통계로 신뢰를 되찾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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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이 자리에서 30평형(사실 '평'은 퇴출당해 더는 쓰지 않는 단위입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값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6억 2천만 원에서 올해 1월 11억 천만 원으로 79%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공시가격 역시 같은 시기 4억 2천만 원에서 7억 8천만 원으로 86% 상승했다고 설명했죠. 이는 지난 1월 경실련의 공개 질의에 청와대가 같은 시기에 집값이 17.17% 올랐다고 발표한 내용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정부의 통계대로라면 집값이 17% 오르는 동안, 공시가격을 86%나 올리는 얼토당토 않은 행정을 한 셈입니다.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집값 급등기에 적절한 정책이었는지는 여부는 차치하고)이 컸다는 점, 정부의 17%는 '매매지수', 경실련의 79%는 평균 매매값이라 직접 비교를 하는 건 곤란하다는 점을 고려해야겠죠.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부의 부동산 통계가 신뢰를 잃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 부동산 통계에 쏟아지는 냉소와 불신
지난주 기사를 통해 국내 부동산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우선 국내 유일의 부동산 관련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자료가 현실과 괴리돼 있다고 주장했죠.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점에는 정부 공식 통계와 민간 자료에 차이가 없지만, 그 폭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요. 대체로 비슷한 결과가 나오는 민간 통계와 비교해 한국부동산원 통계의 오름폭이 턱없이 작게 나오는데요, 현실과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곧 통계의 신뢰 문제로 이어지고, 통계의 문제는 곧 정책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와이파일] 한국 집값이 안정적이라고요…? 부동산 통계의 함정(https://www.ytn.co.kr/_ln/0134_202106260700020150)
그리고 이런 정부 공식 통계를 기반으로 한 국제 통계에서 국내 부동산값의 변동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으로도 파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국내 부동산값의 변동 폭이 국제적으로 봤을 때 진짜로 어느 정도 수준인 건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 우리나라 집값이 다른 나라보다 안정적이다?
사실 국가 사이에서 이런 통계를 비교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국가마다 통계를 집계하는 방식이 다르니까요. 예를 들어 최종 경제 지표라고 할 수 있는 경제 성장률만 해도, 상당수 국가(우리나라도 포함해서요)는 전 분기와 비교한 국내 총생산의 변동률을 채택하는데요,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 분기와 비교한 성장률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연율'이라는 방식을 씁니다. 직접 비교가 어려운 것이죠.(변환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앞선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각국의 공식 통계를 기반으로 하고, 그 나라에 맞는 통계 모델을 일일이 적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다소 한계가 있긴 하지만, 국가 간 통계를 비교할 때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나 국제통화기금, IMF 등의 수치를 인용하게 되는 배경입니다.
하지만 국제기구의 자료로 보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애초에 단순 비교 자체가 부적절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성장률을 예로 들면 같은 3% 성장률이라고 하더라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평가는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선진국의 3%는 높은 성장률이라는 평가를 받겠지만, 개발도상국의 3%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의미할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수치를 비교할 때는 소득이나 물가의 변화, 국가의 경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눈에 띄는 자료가 하나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보고서인데요, 이 내용 가운데 우리나라의 부동산값 오름폭을 가늠할 수 있는 내용이 있어서 그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 한국은행 "수도권·지방 모두 과거 고점 상회"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 제96조에 따라 1년에 4차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1년에 2차례 이상 '금융안정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보고합니다. 여기엔 국내 거시 경제(Macroeconomics, 국민소득 변화를 주로 다룹니다. 국가 경제 전반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거 같습니다.)에 대한 거의 모든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내용이 많고 조금 어렵긴 하지만, 경제에 관심이 있는 분은 일독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지난달에 이 두 보고서가 새로 나왔는데요,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PIR'이란 수치인데요, 이는 'Price to Income Ratio'의 줄임말입니다. 영어 단어 그대로 소득과 비교한 주택가격 비율입니다.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집값 평가 지표이죠.
먼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입니다. 통계청과 민간 부동산 정보 업체인 부동산114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국은행이 추산한 값인데요,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알겠지만, 최근 들어 올라가는 각도가 가팔라진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수도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분기를 넘어선 뒤에도 계속 오르고, 2017년 이후엔 내림세를 보였던 지방 역시 치솟기 시작했다고 우려했습니다.
◆ 한국은행 "서울 집 사려면 17.4년…주요국 중 최상위 수준"
더 중요한 내용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OECD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해 내놓은 국가별 PIR 값입니다. 아래 그래프인데요, 우리나라는 112.7로 다른 주요국을 훌쩍 뛰어넘는 모습입니다. 과거 '부동산 거품' 하면 떠올랐던 일본은 99.5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아래에 있습니다. 이 그래프는 2019년 4분기와 2020년 4분기를 비교한 결과인데요, 소득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집값이 외국보다 훨씬 가파르게 올랐다는 뜻이 됩니다.
한국은행은 KB국민은행 통계를 인용해 서울 지역의 PIR 값을 17.4라고 밝혔습니다.(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하면 이에 훨씬 못 미치는 9.3이 됩니다. 거의 절반이죠.) 도시지역 가구의 소득을 1분위에서 5분위로 구분했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3분위 근로자의 소득 기준으로 한 건데요, 중간 정도 소득의 근로자가 서울에서 중간 정도의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선 17.4년 동안 돈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은행은 서울 지역의 주택 가격이 장기추세를 넘어섰다면서,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고평가 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쉽게 말해 거품이 잔뜩 끼었다는 겁니다. 또 2017년 이후 PIR 값이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입니다.
▶"부동산 정책 위해선 통계부터 손 봐야"
위에 언급한 국가별 PIR 값은 한국부동산원 통계와 OECD를 기초 자료로 한국은행이 추산한 값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가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보다 더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는 저 결과는, 사실 현실보다 낮은 수준에 그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찌 됐든 시장에 풀린 풍부한 자금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그 정도가 훨씬 심각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 통계 이야기를 꺼낸 건, 통계가 갖는 중요성 때문입니다. 쉬운 예로 경제 기사만 봐도, 통계 수치나 통계를 기반으로 가공한 자료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대부분 포함돼 있습니다. 기사가 이럴진대, 실제 정책 수립 과정에서 통계가 중요하다는 점은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만약 현재 부동산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면 신뢰를 되찾는 방법은 단순할 수도 있습니다. 민간보다 훨씬 낮게 나오는 아파트값 상승률 통계의 세부적인 내용과 산출 근거를 공개하면 되는 일이거든요.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정책을 어디에서 훔쳐오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장기화한 저금리 추세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시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 남발 등이 원인이겠죠. 이런 상황을 잠재우려면 시장을 냉철하게 분석한 통계가 우선돼야 합니다. 정책을 훔쳐라도 오려면 현재 시장 상황이 어떤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가능하겠죠. 현실을 반영한 통계로 신뢰를 되찾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되겠습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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