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그야말로 '지뢰밭'...밀렵꾼 다녀간 현장 확인해보니

[자막뉴스] 그야말로 '지뢰밭'...밀렵꾼 다녀간 현장 확인해보니

2022.02.02. 오후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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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얼굴에 긴 꼬리 그리고 황금빛 털.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 담비입니다.

최근 강원도 홍천 한 야산에서 밀렵꾼이 설치한 덫에 앞발이 걸린 채 발견됐습니다.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산 아래로 내려오는 겨울철.

밀렵 행위가 기승을 부린다는 제보를 받고, 야생동물보호협회와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산을 오르자마자 발견한 건 낙엽으로 가려놓은 무쇠 덫.

담비의 앞발을 움켜쥔 것과 같았습니다.

[남기범 / 자연보호 중앙연맹 홍천협의회 : 이 산 자체가 담비하고 오소리 서식지입니다. 그러니까 이걸 알고 밀렵꾼들이 덫을 이렇게 놨네요.]

조금 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니, 이번엔 쇠줄로 만든 올무가 발견됩니다.

길목마다 교묘하게 설치해놨습니다.

한번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올무에 걸린 야생동물입니다.

밀렵꾼이 야생동물이 다니는 길목에 설치한 건데, 이렇게 족제비가 결국 희생당했습니다.

곳곳에 덫과 올무가 설치된 야산은 야생동물에게는 말 그대로 지뢰밭이나 마찬가지.

실제로 야산을 떠돌던 길고양이 한 마리가 덫에 걸려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앞발이 잘려 구조된 고양이는 간신히 숨만 유지한 채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밀렵꾼이 설치한 올무와 덫은 하나하나 직접 찾아서 제거하는 방법밖에 없는 상황.

1시간 남짓 일대 야산을 수색해 찾아낸 불법 엽구만 십여 개에 이릅니다.

[남기범 / 자연보호 중앙연맹 홍천협의회 : (밀렵꾼을) 잡을 수가 없죠. 산에 몰래 들어와서 (덫을) 설치하고 등산객인 척 내려오니까, 알 수가 있나요.]

야생동물 밀렵과 밀거래는 최대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하지만 단속을 피해 은밀히 이뤄지는 밀렵행위 탓에 야생동물의 수난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고, 다른 동물들의 피해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 박진우
자막뉴스 : 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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