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내 자식은 장애인 됐는데..." 군의관의 폭언·진료 묵살

[자막뉴스] "내 자식은 장애인 됐는데..." 군의관의 폭언·진료 묵살

2022.03.23. 오전 11:5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건강했던 22살 홍 모 씨는 지난해 4월 공군에 입대했습니다.

훈련 2주차 때 발목을 접질렸고 오른쪽 허벅지와 골반에 통증이 시작돼 공군 교육사령부 기지병원에 내원했습니다.

당시 "근육이 놀란 것 같다"는 진단을 받고 진통소염제와 근육이완제를 처방받았습니다.

[홍 모 씨 / 군 의료사고 피해자 : 허벅지 쪽도 아프기 시작했는데 그냥 병원에서 근육이 놀란 거 같다고 하니까….]

하지만 계속된 훈련에 다리가 올라가지 않는 증상까지 생겨 기지병원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당시 홍 씨는 엑스레이(X-ray) 촬영을 요청했는데, 군의관은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홍 모 씨 / 군 의료사고 피해자 : 간단한 촬영 하나 자체도 안 해준다는 게 의아했어요. (왜 안 해준다는 건지 설명은 없었나요?) 설명은 없고 그냥 엑스레이(X-ray) 촬영은 힘들 것 같다고 얘기하고 돌려보내더라고요.]

제대로 된 진단이나 치료를 못 받은 채 4주차 행군까지 한 이후 통증이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이에 홍 씨는 응급실을 찾았지만 당시 군의관은 다리를 몇 번 움직여보더니 "이게 응급진료로 올 일이냐?"며 폭언했다는 게 홍 씨의 증언입니다.

[홍 모 씨 / 군 의료사고 피해자 : 네가 밖에 있었으면 이런 거 가지고 민간 병원 응급실에 가느냐고 하더라고요. 되게 속상하고 놀랐죠. 의사가 그렇게 얘기하는 걸 한 번도 못 봤는데….]

이후 이틀 만에 다시 찾게 된 기지병원.

부모와 함께 민간 병원 외진을 요청했지만, 군의관과 훈련소대장은 특별한 이유 없이 묵살했습니다.

결국, 후반기 교육까지 모두 마치고 공군 8전투비행단에 배치된 홍 씨.

증상이 생긴 지 두 달여 만인 6월 말이 돼서야 국군춘천병원에서 CT와 MRI를 찍을 수 있었고 이후 한 달 뒤 고관절 스트레스 골절과 무혈성 괴사 소견을 받아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홍성구 / 군 의료사고 피해자 아버지 : 훈련소대장, 교육사령관, 사과한 사람 단 한 사람도 없어요. 우리 자식은 장애인이 됐는데….]

홍 씨는 수술 뒤에도 민간 재활병원과 국군수도병원 입원을 반복하다 심신장애등급 5급 판정을 받고 입대 7개월 만에 의병 전역했습니다.

[방혜린 / 군인권센터 간사 : 한 번도 엑스레이(X-ray), CT, MRI를 촬영해서 정밀하게 진단하려고 하지 않고 마치 피해자가 꾀병 환자인 것처럼 취급해서 안일하게 진단한 부분이 가장 문제입니다.]

공군은 담당 군의관 3명과 훈련소대장 1명에 대해 감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훈련병을 집중 관찰하는 추적 진료 관리팀과 고관절 전담클리닉을 신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촬영기자 : 김종완
그래픽 : 박지원
자막뉴스 : 정의진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