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이슈] "이러다 다 죽어"..'공동부유' 중국의 추락

[한방이슈] "이러다 다 죽어"..'공동부유' 중국의 추락

2023.08.27.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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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규모 2위로,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중국 경제가 급추락하고 있습니다.

언론엔 이런 문구들이 매일 같이 나옵니다.

"중국의 40년 경제 호황이 끝났다"

"국가 자본주의적 성향의 ‘중국 모델’은 무너졌다"

결국 중국 정부는 기준금리 격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재차 인하했습니다.

경기 부양이 목적인데,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사회주의 근본이념에 갇힌 절대 권력자, 시진핑 국가주석 때문입니다.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경제 성장은 거침없었습니다.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건 사회간접자본과 부동산 개발이었습니다.

중국은 공장과 고층 빌딩, 도로 건설 등에 돈을 쏟아부으며 경제의 덩치를 키웠습니다.

무려 국내총생산의 44%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습니다.

공장 굴뚝에선 연기가 쉼 없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명실상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릴 만했습니다.

이랬던 중국이 급격한 경기 둔화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세계의 경제 전문가들과 주요 외신들은 시진핑 주석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시 주석은 권력 승계 원칙을 깨고 장기 집권에 나서며 '공동부유'를 주창하고 있습니다.

‘다 같이 잘 살자’는 뜻으로, 명분은 좋습니다.

하지만 실행 과정의 핵심 2가지, ‘규제’와 ‘수사’가 성장 동력 자체를 망가뜨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우선 규제입니다.

전문가들은 공동부유론에 기반한 자국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로 기업들의 투자가 줄었다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중국은 데이터를 부적절하게 사용해 시장을 반독점한다는 이유로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인 '디디추싱'과 세계 최대 규모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를 규제했습니다.

미 증시 상장폐지, 기록적인 벌금 부과 등의 조치를 통해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여파로 고용이 줄어 일자리가 감소했고,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됐습니다.

출산율 저하를 유발하는 산업에 대해서도 철퇴를 가했습니다.

사교육과 부동산 시장이 문제의 산업으로 꼽혔는데, 과중한 사교육비와 비싼 아파트값이 부의 양극화를 불러와 청년들의 결혼·출산 의지를 꺾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사교육을 금지하자 불법과외 지하 시장이 형성돼 오히려 교육 양극화가 심화됐으며, 부동산 업체들은 부채를 갚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처했습니다.

권력 집중의 도구로 쓰인 부패 척결 수사도 역효과를 불렀습니다.

부유층의 자금이 나라 밖으로 빠져나갔고, 결과적으로 이 역시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습니다.

"중국의 40년 호황은 끝났다"

중국 경제의 추락 원인을 성장 동력 자체에서 찾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을 빈곤에서 구한 경제 모델이 망가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저출산이 이어져 중국의 16~59세 생산가능인구는 2014년 9억 97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에는 8억 7,600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무려 1억 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2배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중국의 총요소생산성 성장률 연간 변화를 살펴보면, 80-90년대엔 5% 근접치를 기록하다 2000년대 들어 급감해 지금까지 1%를 조금 상회하고 있습니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 생산성뿐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본투자금액, 기술도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수치로 중국의 기술혁신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할 사람은 줄어드는데 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니 당연히 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 소유인지 국가 소유인지 구분할 것 없이 기업 평균 자산 수익률은 모두 하락세입니다.

과잉 건설은 치명적인 부메랑이 됐습니다.

대규모 자본을 들여 건설한 교량과 공항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백만 채의 아파트는 미분양으로 비어 있습니다.

개발할 곳이 지천으로 널렸던 시절에 효과를 본 중국 경제 모델이 지방 정부의 부채 부담으로 돌아온 겁니다.

실제로 구이저우성은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이지만, 1,700여 개의 다리와 11개의 공항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공항 수만 놓고 봐도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 4대 도시의 공항 수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구이저우성은 2022년 말 기준 미상환 부채가 3,88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앙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입니다.

중국 지방 관리들은 민간 투자가 약하고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계속 차입하고 건설하는 것 말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합니다.

무책임일까요, 무능력일까요.

하버드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인 케네스 로고프는 중국의 경제 호황은 다른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급속한 도시화 시기에 겪은 사례와 일치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국가들이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성장을 촉진했던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나라들처럼 중국도 '건설 수익률' 그러니까 뭔가를 지어서 얻는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입니다.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중국이 단순히 경기 침체를 겪는 게 아니라 긴 경기 침체의 시작에 들어섰다고 평가합니다.

장기 침체의 대표적 사례는 일본이죠.

1990년대 이후 부동산 거품 붕괴로 수십 년간 저성장 늪에 빠졌습니다.

중국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일본과 달리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치는 상태입니다.

실제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에 약 12,850달러로, 세계은행의 '고소득 국가' 분류 현재 기준인 13,845달러에 미치지 못합니다.

참고로 거품경제 붕괴 전인 1980년대말,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4만5000달러로 미국을 넘어 세계 최고였습니다.

선진국 소득 수준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찾아온 중국의 경기 둔화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보다 더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입니다.

이렇다 할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 중국.

급기야 경제 침몰을 극복하기 위해 전쟁을 치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정점에 다다르면서 대만 침공의 여지가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경제 둔화는 곧 군사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군사력이 약화하기 전 대만을 침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시진핑 / 중국 공산당 총서기 : 무력 사용은 외세 간섭과 극소수의 타이완 독립·분열 세력 겨냥한 겁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 CIA 국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공격 준비를 끝내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시 주석이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어 대만 침공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 번스 / 미국 CIA 국장 : 현재 시 주석과 중국군 지도부가 자기들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타이완 전면 침공에 성공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만은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실전 군사훈련과 민방위 훈련을 진행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리자링 / 타이베이 시민 : 저는 전쟁이 정말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 상황은 훈련과 상당히 다를 것입니다.]

전쟁 가능성까지 대두되는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국민을 향해 다시 '공동부유'를 강조합니다.

인내를 주문합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공동부유의 한계를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기업 규제가 도미노 디폴트 위기로 이어졌다는 걸, 빅테크 기업에 대한 철퇴로 투자자들이 빠져나갔다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병에 걸리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병치레를 넘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획·구성·편집 : 손민성(smis93@ytn.co.kr)
그래픽 : 김현수(kimhs4364@ytn.co.kr)
총괄 : 김웅래(woongrae@ytn.co.kr)
참고 기사 : 월스트리트저널

YTN 손민성 (smis9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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