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탈주범 김길수' 추적 연속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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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 수용자 도주 사건 발생."
지난해 11월 4일, 토요일 아침 7시 44분에 접수된 제보를 보고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금요일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까지 남은 시간 10여 분. 반쯤 감겨있던 제 눈에 들어온 한 문장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면서도, 저도 모르게 제보자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습니다. 마침 법조팀 후배 홍민기가 야근 말진이었기 때문에 법무부 구치소 담당자에게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통화 연결음을 듣던 순간이 기억이 납니다. 일반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인 만큼, 법무부에서도 즉시 대략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주었습니다.
"오늘 새벽, 병원 치료 중이던 서울구치소 수용자 도주" 1보가 나간 건 7시 55분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도주자의 신상을 확인하기 전까지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혼란이 없도록 주의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인 정보가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도주자는 30대 남성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보호장비를 해제한 상태에서 병원과 구치소 관계자들의 눈을 피해 달아났습니다. 이 남성은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됐다가 경기도 안양시 소재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도주했습니다. 특수강도 혐의라니. 시민들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기사를 처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후에는 모두 후배들의 몫이었습니다. 법무부는 뒤늦게 공개수배로 전환하고 총력 대응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초동 대응은 미진했습니다. 사건팀 취재 결과, 도주자 김길수가 병원에서 도주한 뒤 1km 가량 떨어진 장소에서 택시를 타고 의정부로 향했을 때, 뒤늦게 병원 근처에 거주하던 직원들에게 수색 지시를 내렸습니다. YTN 최초 보도가 있었던 7시 55분보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김길수가 이틀 만에 검거되긴 했지만, 그 시간 동안 시민들은 혹시나 하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김길수 도주 경로에 대한 제보를 토대로 CCTV를 확보하고, 교정 당국의 부실 대응을 날카롭게 비판한 것은 후배들의 기사였습니다. 저는 고작 처음 몇 문장을 썼을 뿐인데, 현장을 발로 뛴 후배들의 공로를 가리는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저는 그저 수많은 야근 당직자 중 한 명으로서 주어진 시간 내에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야근 당직자 누구나 그렇듯, 퇴근 전 타사 보도와 함께 제보창을 확인하고, 중요한 내용이 있으면 취재를 해서 보도한 것뿐입니다.
24시간 뉴스를 다루는 보도전문채널 YTN에서 야근 당직자는 보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밤마다 노동력을 투입하지만, 민망할 만큼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속보가 생겼을 때, 그 한 번을 잘 막을 수 있다면 야근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개별 능력이 뛰어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1월 4일 야근자가 누구였더라도 똑같이 대응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분기 ‘자랑스런 YTN인상’ 수상자 명단에 제 이름이 오른 것은 민망하지만,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인데도 공로를 인정해 준 회사에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정유신 사회부장과 양일혁 데스크, 김주영 캡, 김영수 바이스, 그리고 함께 수상 명단에 오른 우종훈, 권준수, 영상취재부 김광현, 사건 당일 함께 야근을 섰던 말진 홍민기까지. 그 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사건팀 후배들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주말이나 야근 상황에 비록 몸은 힘들겠지만 성실히 근무하겠다는 다짐을 또 해봅니다.
■ 글 : 신지원 기자
'탈주범 김길수' 추적 연속보도
* 2023년 4분기 자랑스러운 YTN인상 특종상 금상
: 사회정책부 신지원, 사회부 우종훈, 권준수, 영상취재1부 김광현 수상
YTN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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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4일, 토요일 아침 7시 44분에 접수된 제보를 보고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금요일 밤샘 근무를 마치고 퇴근까지 남은 시간 10여 분. 반쯤 감겨있던 제 눈에 들어온 한 문장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면서도, 저도 모르게 제보자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습니다. 마침 법조팀 후배 홍민기가 야근 말진이었기 때문에 법무부 구치소 담당자에게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통화 연결음을 듣던 순간이 기억이 납니다. 일반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인 만큼, 법무부에서도 즉시 대략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주었습니다.
"오늘 새벽, 병원 치료 중이던 서울구치소 수용자 도주" 1보가 나간 건 7시 55분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도주자의 신상을 확인하기 전까지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시민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혼란이 없도록 주의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적인 정보가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도주자는 30대 남성으로,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보호장비를 해제한 상태에서 병원과 구치소 관계자들의 눈을 피해 달아났습니다. 이 남성은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됐다가 경기도 안양시 소재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도주했습니다. 특수강도 혐의라니. 시민들의 안전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기사를 처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후에는 모두 후배들의 몫이었습니다. 법무부는 뒤늦게 공개수배로 전환하고 총력 대응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초동 대응은 미진했습니다. 사건팀 취재 결과, 도주자 김길수가 병원에서 도주한 뒤 1km 가량 떨어진 장소에서 택시를 타고 의정부로 향했을 때, 뒤늦게 병원 근처에 거주하던 직원들에게 수색 지시를 내렸습니다. YTN 최초 보도가 있었던 7시 55분보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김길수가 이틀 만에 검거되긴 했지만, 그 시간 동안 시민들은 혹시나 하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김길수 도주 경로에 대한 제보를 토대로 CCTV를 확보하고, 교정 당국의 부실 대응을 날카롭게 비판한 것은 후배들의 기사였습니다. 저는 고작 처음 몇 문장을 썼을 뿐인데, 현장을 발로 뛴 후배들의 공로를 가리는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저는 그저 수많은 야근 당직자 중 한 명으로서 주어진 시간 내에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야근 당직자 누구나 그렇듯, 퇴근 전 타사 보도와 함께 제보창을 확인하고, 중요한 내용이 있으면 취재를 해서 보도한 것뿐입니다.
24시간 뉴스를 다루는 보도전문채널 YTN에서 야근 당직자는 보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밤마다 노동력을 투입하지만, 민망할 만큼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속보가 생겼을 때, 그 한 번을 잘 막을 수 있다면 야근자의 역할을 다하는 것입니다. 개별 능력이 뛰어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1월 4일 야근자가 누구였더라도 똑같이 대응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분기 ‘자랑스런 YTN인상’ 수상자 명단에 제 이름이 오른 것은 민망하지만,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인데도 공로를 인정해 준 회사에 큰 감사함을 느낍니다. 정유신 사회부장과 양일혁 데스크, 김주영 캡, 김영수 바이스, 그리고 함께 수상 명단에 오른 우종훈, 권준수, 영상취재부 김광현, 사건 당일 함께 야근을 섰던 말진 홍민기까지. 그 외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사건팀 후배들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주말이나 야근 상황에 비록 몸은 힘들겠지만 성실히 근무하겠다는 다짐을 또 해봅니다.
■ 글 : 신지원 기자
'탈주범 김길수' 추적 연속보도
* 2023년 4분기 자랑스러운 YTN인상 특종상 금상
: 사회정책부 신지원, 사회부 우종훈, 권준수, 영상취재1부 김광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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